‘코끼리 코’로 대지의 호흡 느낀다
  • 신호철 기자 (eco@sisapress.com)
  • 승인 2002.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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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을 찾는 사람은 10분 거리에 있는 하늘공원에 들러 보는 것도 좋겠다. 한때 쓰레기 야적장이었던 이곳은 이제 잔디와 벽돌길로 꾸며진 쾌적한 공원이 되었다. 6월9일까지 여기서 야외 미술전도 열린다. ‘바깥미술회’ 회원 아홉 사람이 석 달 동안 공들여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 전시회를 기획한 바깥미술회 정하응씨(42)는 “비닐과 흙으로 덮어버려 난지도의 옛 모습은 사라졌지만, 과거 개발주의의 어두운 면은 지하에 그대로 잠복해 있다. 사람들이 작품을 보고 자연과 교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정씨가 만든 작품은 대지가 호흡기를 내밀고 숨쉬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사람들 손길에 작품이 훼손되는 일도 종종 생기지만, 접근을 막는 울타리는 전혀 없다.
구경 나온 아이들은 정씨의 작품을 ‘코끼리 코’라고 부른다. 호흡의 이미지를 그들도 느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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