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부적’ 내려받고
  • 안경원 인턴기자 ()
  • 승인 2006.01.20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세대들, 맞춤형 사이버 부적에 열광…관련 산업도 급성장

 
요즘 신세대들은 ‘지름신(충동 구매하도록 자극하는 신)’ ‘파산신(충동 구매로 파산하게 만드는 신)’ ‘망각신(돈을 안 쓰겠다는 결심을 망각하게 만드는 신)’ ‘오타신(타자할 때 오타가 계속 나게 만드는 신)’ 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고 말한다. 악랄한 이들의 주술 때문에 용돈을 받은 지 하루 만에 다 써버리거나, 마음에 드는 여학생과 채팅할 때 줄줄이 오타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을 막는 비법이 있단다. 바로  부적이다. 새로운 악귀를 물리치는 ‘맞춤형 사이버 부적’이 개발되었다. 최근에는 지름신 강림을 막기 위해 한 누리꾼이 직접 그린 부적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연예인이 되게 해준다는 부적도 상종가를 치고 있다. 부적은 더 이상 이들에게 미신이 아닌 하나의 ‘놀이’이자 ‘문화’가 되었다.

디지털 세대에 맞는 디지털 부적 각광

물론 신세대들이 열광하는 부적이 과거의 ‘빨간 딱지 부적’은 아니다. ‘짝사랑이 이루어지는 부적’ ‘키 커지는 부적’ ‘떠난 애인 돌아오게 하는 부적’ 따위 사이버 부적이다. 사이버 부적을 다운받을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 ‘호콤’의 한주하 이사는 “이 홈페이지는 예쁜 캐릭터와 기존 부적 문양을 결합한 새로운 부적이 만들어져 있다. 10대에서 20대 초반이 주로 가입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옥션·G마켓·GS 이숍 같은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각종 부적을 판매하고 있다. ‘취직 성사 부적’, ‘대학 합격 부적’ 같은 젊은 세대를 겨냥한 맞춤 수요 상품도 나오고 있다.

 
부적에 관해 달라진 인식은 부적의 보관 방법에서도 엿볼 수 있다. 부적을 지갑 깊숙한 곳에 숨겨두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모바일로 바로 전송받아 자기의 휴대전화의 바탕 화면으로 저장한다. 작년에 수능 시험을 치렀던 허솔지양(19)은 어머니가 전송해 준 ‘합격 기원’ 모바일 부적을 받고 휴대전화에 저장해 놓았다. 시험을 보기 전 마음이 불안할 때 모바일 부적을 보면서 마음을 다진다는 것이다.

부적은 액세서리로도 응용되고 있다. 부적이 각종 캐릭터 상품에 다양하게 녹아들어 목걸이·손수건·핸드폰 고리 따위 아이디어 상품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주얼리 업체 ‘다큰아이’의 김정혁씨는 “예쁜 액세서리가 되면서 행운까지 주는 상품이라 연말연시나 명절·입시철에 선물로 많이 판매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