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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고 또 움직여라

관절염 환자, 적당한 신체 활동이 ‘묘약’…관절 경직 막고 우울증 예방

전상일(환경보건학 박사) ㅣ 승인 2006.02.20(Mon)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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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관절염 환자들은 손을 덜 쓰게 하는 기계나 생활 용품(위)을 쓰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관절염은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앓는 만성 질환이다. 전체 인구의 4.7%, 65세 이상 인구의 25%가 당장 치료가 필요한 관절염 환자로 알려져 있다. ‘관절에 생긴 염증’을 의미하는 관절염은 노화·비만·외상·감염·유전적 요인 등에 의해 발생한다. 그 중에서도 관절 연골이 닳아 없어져 생기는 ‘퇴행성관절염’과 자신의 관절에 면역 반응을 일으켜 발생하는 ‘류머티스 관절염’이 가장 많다. 관절염 환자들은 움직이는 자체가 고통이기 때문에 운동은 고사하고 일상적인 활동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피아노 자주 친 결과, 손가락 능력 향상”

하지만 그같은 대응이 옳지만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늘어나고 있다. 관절염 환자들도 위축되지 말고 신체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속하라는 뜻이다. 미국 캔자스 대학 연구진은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 네명에게 4주간 하루에 20분씩, 1주일에 네 번 피아노를 치게 했다.

그 결과 세 명은 손가락 움직임의 속도·강도·민첩성이 개선되었고, 두 명은 연주 뒤에 손가락 통증이 오히려 줄었다. 미국 볼티모어의 의료센터에서 일하는 한 전문가는 “손가락 관절염을 앓는 거장 피아니스트도 예전만은 못하지만 피아노를 계속 치고 있다. 관절염 환자들은 관절의 경직을 막기 위해 적정 범위 내에서 계속 움직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적당한 신체 활동은 관절염 환자들에게 나타나기 쉬운 우울증을 예방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화단 가꾸기 같은 야외 활동은 관절염 통증을 완화시켜줄 뿐 아니라, 혈압을 낮추고 면역 기능을 강화시키며 스트레스를 누그러뜨리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통증 때문에 움직이기 싫다면 관절염 약을 복용한 직후나, 하루 중 기분이나 몸 상태가 가장 좋을 때 신체 활동을 시작한다.

관절을 움직이기 전에 관절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움직이는 중간에 자주 휴식을 취하고, 손이나 손가락을 스트레칭하면 더 좋다. 물론 기본적으로 적절한 운동과 함께 정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상 생활을 하며 관절염 통증을 줄이려면 습관을 바꿀 필요가 있다. 손가락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펌프식 용기에 담긴 샴푸를 짤 때 손가락 대신 손바닥으로 누르고, 걸레는 천 대신 눌러 짤 수 있는 스펀지를 이용한다. 기존에 쓰던 도구에 고무 핸들을 끼우거나 테이프를 말아 두껍게 하면 꽉 움켜쥐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 쇼핑을 활용해 무거운 물건을 사다 나르는 수고를 줄이고, 직접 물건을 살 경우에는 조금씩 사고, 비닐보다 종이봉투를 사용한다. 비닐봉지는 내구성이 좋아 물건을 많이 넣게 되므로, 아무래도 손에 무리가 간다. 포장된 식품을 구입할 때는 열기 쉬운 제품을 고르고, 주방용 그릇이나 용기는 가볍고 손으로 잡기 편한 제품으로 바꾼다.

 손으로 해야 할 일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생활 도구도 적극 활용한다. 믹서기나 분쇄기의 활용도를 높이고, 바느질할 일이 생기면 재봉틀을 이용한다. 이를 닦을 때는 전동칫솔을 사용한다. 일반 칫솔은 손에 꽉 쥐고 움직여야 하므로, 칫솔질을 오래 하기 힘들다. 칫솔을 갖다 대면 자동으로 치약이 나오는 제품도 개발되어 있다.

신발을 신을 때는 긴 구두주걱을 이용한다. 지갑이나 휴대전화 등 작은 소지품은 손에 들지 말고 어깨에 메는 가방에 넣고 다닌다. 둥근 문손잡이는 엉덩이로 눌러서 열 수 있는 막대형 손잡이로 바꾸는 것이 좋다.

 프랑스의 화가 르누아르는 말년에 류머티스 관절염을 앓는 손에 붓을 매달고 <꽃 달린 모자를 쓴 소녀>라는 명작을 남겼다. 노력하는 자에게는 관절염이 불편을 줄 따름이지, 결코 장애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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