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동 개 지옥
  • 신호철 기자 (eco@sisapress.com)
  • 승인 2006.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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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속으로]

 
인간에게 지옥이 진짜 존재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개들에게 지옥은 분명히 존재한다. 인천시 남동구 장수동 개 지옥으로 가면 된다. 이곳 개 사육장에서는 어미개가 만삭인 채로 아스팔트에 버려지는가 하면, 귀가 뜯기고 다리가 잘린 개, 배설물을 뒤집어쓴 개, 새끼 강아지를 잡아먹는 개 등 수백 마리 개들이 처참한 몰골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동물을 학대하는 인간이야말로 지옥에 떨어져야 할 텐데.

알고 보면 세상에 지옥은 있다. 3월14일 팔레스타인에서 KBS 특파원 피랍 소식이 날아왔다. 하루 만에 풀려나기는 했지만, 김선일을 떠올리던 그의 가족들은 하루가 지옥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납치 동기는 이스라엘의 침략에 대한 항의였다. 하기야, 이스라엘 치하의 팔레스타인 그 자체가 지옥이다.

야구와 조국을 모두 사랑하는 미국인이 지난 주 세계야구대회 WBC 미국전을 보았다면 지옥에 떨어진 느낌이었을 것이다. 미국 대표팀이 한국·멕시코에게 잇달아 패배해 8강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한편 일본 대표팀도 한국에게 두 번이나 지는 굴욕을 당했다. 그런 터에 한국 누리꾼들이 일본 타자 이치로 등을 비웃으며 패러디하는 ‘파문 놀이’를 즐겼으니 분통을 느꼈을 법하다.

아토피에 걸린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들도 지옥에 사는 심정일 것 같다. 공장에서 만드는 과자가 아토피를 유발한다는 과자의 공포에 떨고 있다. 10개월 된 아기를 키운다는, KBS <인간극장>에 출연한 19세 부부는 특히 조심해야겠다.

3월 셋째 주 인기 검색어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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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로봇 회사가 네 발로 걷는 군사용 4족 로봇을 만들었다. 이 로봇이 걷는 동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SF 영화에 나오는 로봇을 보는 것 같아 소름끼친다는 반응이다. 하긴 미래 로봇이 나오는 영화들은 대부분 지옥을 방불케 하는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웃고 살면 천국이고, 찡그리고 살면 지옥이다. 3월11일 김형곤 사망 소식이 알려졌다. 그는 사망 전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많은 사람들이 돈버는 데 너무 신경을 쓰는 나머지 웃지 못하고 산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개그우먼 박경림과 가수 이수영이 만든 ‘각자매 댄스’라도 보면서 웃고 살자.

웃음을 주는 연예인이 있는가 하면 동료에게 지옥을 선사하는 연예인도 있다. 조폭을 동원해 주변 연예인들을 갈취한 연예인 고리 사채업자들이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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