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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위반 당선자 수사/검찰, 76명 수사 … 선관위, 재정신청 ․ 선거비용 실시 준비중

안철흥 기자 ㅣ epigon@sisapress.com | 승인 2000.04.27(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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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위반 당선자에 대해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무더기 재선거 사태가 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선관위가 16대 총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적발한 선거법 위반 건수는 5백75건. 이는 15대 때 1백 14건에 비해 다섯 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선관위는 이중 2백21건을 검찰에 고발하고, 3백54건을 수사 의뢰했다. 검찰은 현재 이 가운데 당선자 76명을 대상으로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내사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는 전체 당선자(2백73명)의 27.2%에 이른다. 이를 정당 별로 보면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35명씩이고, 자민련 3명, 무소속 3명이다.
 이는 15대 때 선거법 위반으로 입건된 당선자 1백25명보다는 적은 수치. 당시 검찰은 이중 18명을 기소했고, 7명이 의원 직을 상실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의 경우 15대에 비해 불법․혼탁 양상이 훨씬 심했고, 검찰도 수사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기 때문에 당선 무효 등 수난을 당할 당선자가 15대에 비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3개월 안에 선거법 위반 당선자들에 대한 기소를 완료한 다는 방침이다.

 이미 부산지검은 후보 매수 혐의로 피소된 부산 남구 한나라당 김무성 당선자를 4월18일 소환해 조사함으로써 신속한 수사 의지를 천명했다. 검찰은 김당선자를 상대로 민주당 송정섭 후보에게 5백만원을 준경위를 조사한 뒤 기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무성 의원, 선거법 위반 첫 소환
대검 공안부(검사장 김각영)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중대한 선거법 위반 사례가 많이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봐야 할 경우도 벌써 몇 건 생겼다”라면서 수사가 진행될수록 사법 처리될 대상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도 “법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법원측도 이미 선거 풍토 개선을 위해 선거법을 엄격히 적용하겠다고 밝혔다”라면서, 선거법 위반 당선자 중 상당수가 당선 무효 판결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중앙선관위가 재정신청 등을 통해 선거법 위반 당선자들의 국회 입성을 끝까지 저지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관심거리. 일단 검찰의 처리 과정을 지켜보겠지만, 미흡할 경우 직접 나서서라도 선거법 위반자들의 국회 등원을 막겠다는 것이 선관위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16대 총선 과정에서 발생한 선거법 위반 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에 착수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4월16일 “이번 총선처럼 불법․탈법이 판친 전례가 없었다. 공식 선거운동에 앞서 천명한 대로 이번 총선 과정에서 선관위가 고발 초치한 불법 선거운동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재정신청권을 행사하겠다”라고 밝혔다. 선관위가 주목하는 것은 주로 금품 및 향응 제공, 공무원 선거 개입등 재정 신청이 가능한 위법 행위들, 또한 선거법 위반 건수가 많은 후보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추적해 위법 행위를 가려내겠다고 선관위는 밝혔다.

 재정 신청이란 검사가 고소․고발 사건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상급 법원에 이의를 제기해 법원 직권으로 기소를 명령할 수 있도록 한 제도. 이전까지는 후보자와 정당만이 이를 행사할 수 있었으나 지난해 말 선거법이 개정됨에 따라 선관위도 재정신청권을 부여받았다.

 선거법 위반 당선자들을 긴장하게 하는 것은 또 있다. 16대 총선 투개표가 마무리됨에 따라 중앙선관리가 총선 출마자들의 선거비용 실사 작업에 착수한 것. 선관위는 이미 이번 총선 과정에서 ‘선거비용 사전 추적 작업’을 통해 후보자들의 선거비용 지출 실태를 집중 추적해 증빙 자료를 확보해 놓고 있어 실사 결과가 주목된다.  선관위는 또 실사 결과 법정 선거비용을 초과 지출한 혐의로 선관위가 고발한 후보자를 검찰이 기소하지 않을 경우 이들 전원에 대해서도 법원에 재정신청을 낸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선 선관위 관계자들은 선거 기간에 멀티비전유세 차량 홍보물 및 사무용품등 선거 운동에 쓰인 각종 장비와 물품에 대한 비디오 촬영을 이미 마쳐 놓은 상태다. 또한 선거운동원들의 침식 비용, 전화 홍보요원 및 자원봉사자들의 대가 수수 여부, 선거홍보 기획사나 여론조사 기관과의 실제 계약 내용 등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자료도 수집해 놓았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5월13일 후보자들이 선거비용 회계보고서를 제출하면 자체 확보한 자료와 비교 검토해 후보자들의 축소  허위 보고를 가려낼 방침이다. ‘위법 행위를 한 당선자와 출마자에게 당선 무효나 피선거권 제한 따위 불이익이 반드시 돌아가도록 한다’는 것이 선관위의 다짐이다.

민주철저 수사 촉구, 한나라 경계
 이처럼 검찰과 선관위가 선거법 위반 당선자에 강력히 대처하기로 하자 각 정당은 긴장하고 있다. 정가에서는 선거법 위반 재판 결과에 따라 여야의 의석 분포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민주당은 새로운 선거 무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선거 부정행위에 대해 엄정하고 신속하게 법을 집행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내사 및 수사 대상에 오른 당선자가 35명으로 한나라당과 숫자는 같지만 내용면에서 당선 무효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사안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보고 있다.

 한나라당도 선거 사범 엄정 처리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법 위반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자칫 여당의 정계 개편 시나리오에 이용될 가능성을 경계한다. 하순봉 사무총장이 표적 수사나 편파수사 가능성을 흘리면서 “정국 파행에 대한 모든 책임은 여당이 져야한다”라고 선수를 치고 나온 것도 그런 우려 때문이다.

 자민련은 검찰의 내수사 대상에 포함된 자당 소속 당선자가 3명으로, 각각 35명에 달하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비해서는 아주 적은 만큼 크게 손해볼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安哲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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