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서’로 정리된 북한연구
  • 고명희 기자 ()
  • 승인 1990.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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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종류 간행… 대학교재로도 활용 가능성

단행본 위주에 머물던 북한관계 책들이 몇몇 출판사에 의해서 종합적인 총서형태로 발간되면서 서점가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특히 일반인의 관심을 물론, 여러 대학에서 북한연구를 활발히 전개할 의사를 보여 총서형태의 책들은 관심 차원을 떠나 교재로 활용될 가능성도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나온 북한관련 총서는 을유문화사가 전12권으로 기획한 ‘북한의 인식’ 시리즈와 신원문화사가 기획한 ‘북한문화예술 40년’ 시리즈, 그리고 고려원에서 전12권 예정으로 펴내고 있는 ‘북한문화예술의 이해’ 시리즈 등 모두 3종류이다.

을유문화사의 총서는 대학 중견교수 1백여명을 중심으로 필진을 구성하여 북한의 정치 · 경제 · 사회 등 북한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었다는 데 특징이 있다. 지금까지 나온 책은 ≪북한이 보는 우리의 역사/김정배(고려대)≫ ≪북한의 언론/유재천(서강대)≫ ≪북한의 말과 글/고영근(서울대)≫ ≪북한의 문학/권영민(서울대)≫ ≪북한의 통일정책/산정현(경희대)≫ ≪북한개론/최명(서울대)≫ ≪북한의 경제/이태욱(서강대)≫ 등 7권이다. 오는 3월말까지 ≪북한의 예술/김문환(서울대)≫ ≪북한의 교육/김형찬(美 서부 워싱턴대)≫ ≪한국전쟁을 보는 시각/김철범(국방대학원)≫ 등도 완간할 예정이다.

고려원에서 나온 ‘북한문화예술의 이해’ 시리즈는 문예진흥원 부설 문화발전연구소가 기획에서 집필에 이르는 전과정을 맡아 처리하고 출판사측은 제작 · 판매기능만을 청부한 케이스. 일반인을 대상으로 문화 부문만을 집중 조명하여 비교적 평이한 문체로 쓰여졌으며 10여장의 컬러 및 흑색도판을 삽입하여 친근하게 독자를 이끈다. 현재 ≪북한의 민속예술/최철(연세대) · 전경욱(고려대)≫ ≪북한의 공연예술 1/서연호(고려대) · 이강렬(덕성여대)≫ 등 2권이 출판됐다. 올해안으로 ≪북한의 언어생활 / 남성우(외국어대) · 정재영≫ ≪북한의 고전문학 / 설성경(연세대) · 유영대(전주 우석대)≫, ≪북한의 현대문학/이형기(동국대) · 이상호( ″ )≫ ≪북한의 현대문학/윤재근(한양대) · 박상천( ″ )≫ ≪북한의 미술/이일(홍익대) · 서성록(안동대학)≫ ≪북한의 공연예술 2≫ ≪북한의 문화유산/정재훈 · 이웅조≫ ≪북한의 문화정보 1,2≫가 나올 예정이다.

한편 신원문화사가 기획한 ‘북한문화예술 40년’ 총서는 한국비평문학회 회장 성기조씨가 편집을 총괄했다. 각 권마다 해방 이후 예술활동을 중심으로 남북한의 비교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북한예술영화/최척호(내외통신기자)≫ ≪혁명전통의 부산물(한국비평문학회)≫ ≪서울문화 평양문화/임채욱(한국정신문화원 전문위원)≫ ≪주체사상을 위한 혁명적 무기의 역할/성기조(한국교원대)≫ ≪사회주의 사상 통일문학/성기조≫ ≪북한음악의 실상과 허상/한상우(음악평론가)≫ 등이 나왔으며 앞으로 20권을 목표로 완간을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북한관계 출판사업은 정부산하기관의 지원을 받는 독특한 형태로 이루어졌다. 을유문화사가 민간출판사로는 처음으로 한국방송공사로부터 공익자금 2억6천만원을 지원받았고, 고려원은 3년 이후부터 판권을 갖는 조건으로 출판만을 청부한 경우이며, 신원문화사는 한국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학계의 평가이긴 하나, 그렇다고 해서 직접 저술에 참여한 학자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건 아니다.

몇몇 학자들은 공부하는 입장으로 참가했음을 시인하고, 이 연구가 징검다리 역할과 정보제공의 차원임을 주장하기도 한다. 서울대에서 처음 개설된 ‘북한개론’ 강좌를 맡은 서울대 全寅永교수는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강좌인 만큼 이 총서들이 북한의 현실을 파악하는 방향키 역할을 해줄 것” 으로 기대한다. 제한된 자료라는 점에서 硏究書的인 성격이 강한 이책들은 통일논의에 맞추어 더욱 깊이있는 연구로 발전되어야 한다는 게 관련 학자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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