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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의 두뇌 엑소더스

기초과학자 20%가 국외로 … ‘과학자 천시’도 한몫

부다페스트·김성진 통신원 ㅣ 승인 2006.04.22(Sat)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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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의 엑소더스’. 요즘 헝가리 언론은 엘리트 과학자들의 국외 유출을 이렇게 부른다. 헝가리에서 과학·기술 분야의 중심은 1825년 창설된 헝가리과학아카데미. 아카데미 산하 37개 연구소에서는 약 8천명이 일하고 있으며 이중 3천3백명은 기초과학 관련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기초과학 분야 연구원의 20%가 이미 외국 연구기관에서 일하고 있다니 두뇌 유출이 심각하다.

 젊은 과학자들이 외국으로 떠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연구소에서 주는 급여는 의식주를 해결하기에도 벅찬 데다 정부의 프로젝트는 연구가 어려울 만큼 재정지원이 적어졌다. 아카데미 연구소협의뢰 통계에 따르면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보조는 10년 전에 비해 60% 줄어든 상태다. 게다가 이데올로기시대의 유물인 과학자와 기술자 천시경향이 아직도 사회에 남아 있다.

 그 때문에 아카데미 사무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일정지분을 할애하여 기초과학 분야의 국가지원 예산을 늘려주고 연구원 급여도 크게 인상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재무부측은 일단 현재 GDP의 1.1%로 되어있는 기초과학 예산을 1.7%로 올리기로 했으나 급여에 관해서는 아직 이렇다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공식 조사에 따르면 미국이나 서유럽에서 일하고 있는 헝가리 출신 연구원들의 급여는 국내에 비해 적게는 5배에서 많게는 12배를 더 받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금세기 들어 헝가리를 떠나는 이민물결은 세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30년대에는 나치 독일의 위험 때문에 유태인이 많이 헝가리를 떠났고 2차대전 직후 공산화되던 시기에는 진보적 성향의 인텔리겐차와 중산층이 다가올 박해를 피해 조국을 떠났다. 56명 혁명이 실패했을 때에는 혁명 가담자들이 다수 철의 장벽을 벗어났다. 그들은 모두 정치적 이유로 헝가리를 떠났다.

 플리처상을 제정한 대기자 요제프 플리처, 미 파라마운트영화사 설립자 아돌프 추코르와 20세기 폭스사 설립자 빌모스 폭스, 수소폭탄의 아버지 에드 엘러, 노벨상 수상자인 죠르지 베케시(1961 수상), 자연과학자 알베르트 센트 죠르지(1963), 지휘자 게오르브 솔티, 조지 셀, 미남 배우 토니 커티스. 모두 헝가리 이민사가 배출한 인물이다.

 로스트로포비치, 요요마 그리고 하인리히 쉬프 등과 같은 반열에 오른 헝가리의 세계적 첼리스트 비클로시 페레니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나는 이곳에서 태어났다. 그것이 내가 헝가리에 머무는 이유다.” 그러나 페레니가 머물고 있는 헝가리의 음악적 환경과 과학기술자가 살고 있는 헝가리는 같은 공간이지만 그 토양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다르다. 제4의 엑소더스는 지난 43년 간의 공산주의가 심고 키운 결과이다.

 과학 칼럼니스트 가보르 크론슈타인은 헝가리가 과거 라틴아메리카와 극동지역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과 똑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한다. 헝가리가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느냐 아니면 후진국으로 주저앉고 마느냐의 갈림길에 서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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