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의 표정] 국수주의 염려된다
  • 본·김호균 통신원 ()
  • 승인 1990.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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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멘대학 홀거 하이데 교수(53)

 ● 베를린장벽이 개방되던 날 어떤 느낌을 받았는가? 

 그 당시 서독에서는 모든 운동이 취약하고 비관주의가 만연해 있었는데 베를린장벽 개방을 보면서 나는 민중이 그러한 것을 달성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기뻤다. 그러나 나의 감정은 처음부터 착잡했다. 왜냐하면 일부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동독 민주화운동 세력이 자유를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와 동일시했기 때문이다.

 ● 통일이나 그 가능성에 관해 생각해본 일이 있는가?

 나는 통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당시 조건하에서 통일이란 독일 제국주의가 유럽에서 지배권력이 되어가는 경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통일이 당신에게는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가?

 통일이 오히려 나에게는 걱정을 가져다 주었다. 우리가 매일 관찰할 수 있다시피 지금까지 잠재적이었던 국수주의가 동,서독의 일부 민중 사이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통일이 동.서독 국민 전체에게 지금까지보다 더 큰 복지를 가져다 주리가도 예상하는가?

 제국주의 나라의 복지란 세계 다른 나라의 빈곤 및 황폐화와 결부되어 있다. 이곳 민중이 앞으로도 계속 제국주의에 봉사한다면 갈수록 강해지는 독일 제국주의가 상대적인 복지 향상을 가져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동독 국민에게는 어떤 곤란이 있으리라고 생각하는가?

 동.서독 사이에 생산성 격차는 대단히 큰데 과도기가 없이 통일됨에 따라 지금의 동독에서는 방대한 실업이 발생할 것이다. 공업과 농업부문에서는 물론 공공부문, 예를 들어 대학에서도 그러할 것이다.

 ● 동독이 왜 망했다고 생각하는가?

 현실사회주의는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이 되지 못했다. 또한 동독에서는 시회주의가 혁명의 결과도 아니었다. 그 자체는 서방의 자본주의와 노동자들이 노동의역을 잃었으므로 중앙에서 계획을 아무리 완벽히 세워도 보다 높은 생산성을 달성하세 할 수 었었다.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독일 통일에 필요한 자금이 ‘문제없이’ 조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문제없이’라는 말이. 통일비용이 별다른 저항없이 민중에세 부과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면 아마도 그 예상은 맞을 것이다.

 ● 6월에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독인의 64%, 동독인의 56%가 통일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생각했다. 당신의 의견은 어떤가?

 통일에 찬성하지 않으므로 속도에 관해 판단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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