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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둔 의원들, 의정보고서 출간 바람

편집국 ㅣ 승인 1992.01.02(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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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대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현역의원이나 총선 출마자들의 간행물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겉으로는 의정생활을 마감하면서 지난 4년을 되돌아보는 의미라는 것이 간행물 발행의 이유가 되고 있으나 사실은 선거용 홍보물의 성격이 짙다.

의원들의 간행물 중 가장 기초적인 것으로 꼽히는 의정보고서는 13대 국회에 들어와서 크게 유행, 그야말로 ‘만들지 않으면 손해보는’ 필수목록이 되었다. 이는 그만큼 금배지 자리를 지키기가 힘들고 의정활동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반증도 된다.

그러나 의원 개개인에게는 의정보고서 만드는 일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우선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의정보고서를 만드는 시점이 연말과 겹치다보니 그렇지 않아도 목돈이 필요한 시점에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의정보고서는 3만부 인쇄에 대략 1천만원에서 3천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이번에 가장 압권의 의정보고서를 내놓은 사람은 민자당의 沈完求 의원(울산 남구). ‘의정활동 모음집’이라는 부제에 《정직을 심고 미래를 거둔다》는 제목을 불인 이 보고서는 장장 3백20쪽에 달하고 있어 역대 의정보고서 중 가장 큰 규모의 것으로 꼽히고 있다. 심의원은 “약 1만부 찍는데 1천5백만원 가량들었다”고 밝혔다.

의정보고서는 그 의원이 과연 얼마나 많은 돈을 가지고 있나 알 수 있는 하나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좋은 사진과 화려한 인쇄에는 그만큼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의정보고서 만으로 어느 의원이 돈이 있냐는 것이 금방 드러나기 마련이다. 서울의 경우 黃秉泰(강남 갑) 金德龍(서초 을) 의원의 의정보고서가 역시 강남 지역의 의원들 답게 가장 화려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러나 무조건 화려하게 만들었다고 반응이 좋은 것도 아니다. 지역구안에 빈민촌이 있는 경우 너무 화려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총선이 다가오면 의원들의 출판기념회가 줄지어 열리는 것도 한 경향이다. 최근에도 辛相佑 의원(부산 북구 을)이 《우리, 그리고 내일》을, 朴泰權 의원(충남 서산 · 태안)이《천수만의 썰물과 밀물》을, 金德龍 의원이《열린 세상, 열린 정치》를, 尹在基 의원(충남 공주)이《사심이 없으면 하늘이 노한다》를, 姜三載 의원(경남 마산 을)이《바니타스 바니타툼》을, 朴燦鍾 의원(서울 서초 갑)이《색시 얻어줄께 서울 가지마》를, 李鍾律 민자서초갑지구당 위원장이《지성과 야망》을 각각 출간했다. 또 鄭相九 의원(부산 남구 을)은 그의 8번째 시집《현해탄 영가》를, 金容甲 전 총무처장관이《고지가 바로 저긴 데 예서 말 수는 없다》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이들 가운데 더러는 후세에 참고가 될 만한 기록을 담고 있는 등 내용이 충실한 것도 있으나 국회 속기록을 그대로 발췌해놓는 등 노골적인 선거용 홍보물로 꾸며진 것도 상당수 있어 질적 시비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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