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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환경오염 예방약 ‘클린테크’

“미래의 에너지” …중요성 인식이 급선무

정리 ·고명희 기자 ㅣ 승인 1990.10.25(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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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클린테크놀로지 개발에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대학교 환경안전연구소(소장 ·沈  燮)는 지난 12일 ‘클린테크에 의한 환경관리’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시사저널≫은 이 회의에 참가한 한국 미국 프랑스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좌담회를 마련했다.

 

 李華榮 : 클린테크놀로지(이하 클린테크)는 낯선 용어지만, 이미 그 개념은 한국에도 도입돼 있습니다. 클린테크는 폐기물이 발생된 이후 이를 정화하는 과거의 사후처리 방식과는 다른, 한 발 앞선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으로 치자면 병이 들어 약을 먹는 게 아니라, 아프기 전에 예방부터 하여 건강을 지킨다고나 할까요. 클린테크는 기술개발 능력이 충분해야 가능하므로 어느 나라가 무작정 쫓아서 할 수는 없습니다. 클린테크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다국적 기업체 듀폰사에 근무하는 로마넬리 박사께서 미국의 클린테크 현황을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로마넬리 : 클린테크와 관련하여 미국 정부가 기업체에 바라는 가장 중요한 점은 ‘사고방식의 전환’입니다. 이제는 생산공정에서부터 환경오염물질을 없애거나 줄이는 방법을 생각할 때가 됐기 때문입니다. 미국 환경처는 기업체와 협력해서 기술과 과학의 통합에 주력하고 있는데 듀폰사도 그 가운데에 하나입니다. 우리 회사는 원료를 생산하는 입장이므로 우리의 고객이 사고방식을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1802년 미국에 설립된 다국적 회사 듀폰은 산업용 원자재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최근 아시아 ·태평양쪽 사업확장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77년에 진출, 울산과 이천에 4개의 공장을 건설중이다).

 이 : 프랑스는 유엔환경기구(United Nations Environment Plan), 유럽공동체 등과 함께 클린테크를 가장 먼저 개발한 국가입니다. 프랑스측의 현단계와 유럽 차원의 추진방향은 어떤지요.

 베나임 : 1962년 프랑스 정부는 ‘하천청’을 발족시켜 폐수를 버리는 기관이나 사람이 폐수배출량에 따라 돈을 내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는 좋았으나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10년 전부터 환경부내에 ‘클린테크국’을 창설해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 클린테크 분야는 유럽 미국 일본이 앞서가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미국에서 개발하여 실시하고 있는 클린테크의 구체적인 예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환경오염물질은 대부분 화학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됩니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에 있는데, 듀폰사는 새로운 설비투자가 필요한 클린테크로의 전환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까.

 베나임 : 정부의 지원을 받아 연구소와 기업체가 새 공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섬유산업에서는 염료의 오염을 극소화하는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합판생산처럼 오염이 심한 산업도 폐쇄수로를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오염방제를 위한 시설투자비를 회수하는 기간이 점차 단축되면서 기업체의 호응도가 높아졌습니다. 새 공정기술 1백여종은 환경부에 의해 책자로 엮어지기도 했습니다(이 책은 86년 영어로 번역되었다).

 로마넬리 :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듀폰 공장은 불화수소산을 생산합니다. 그 과정에서 황산칼슘(일반적으로 석고라 불린다)이 발생, 불과 몇 년 사이에 4백만t이나 되는 거대한 황산칼슘산이 하나 생겨났습니다. 듀폰사는 84년 황산칼슘을 토양안정제로 개발함으로써 텍사스에 건설붐을 일으켰습니다. 그때까지는 점토질이 많은 텍사스의 땅은 건설지로 부적당하다고 인식됐습니다. 한예로 멕시코의 마타모로스 공장을 들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생산용수를 재활용해서 가뭄이 잦은 리오그란데강으로부터 끌어올리는 물의 양을 줄였습니다. 현재 거기서 생산되는 연간 약 22만5천t의 황산칼슘도 일부는 토양질이 텍사스주와 비슷한 마타모로시에 기증하고, 일부는 그 지역의 건설회사에 도로건설용으로 판매하기도 합니다.

 이 : 베나임 박사는 하수분리막 전문가로서 분리막 기술을 이용한 폐수처리에 성공했습니다. 앞으로 파리의 상수원과 같은 대규모 시설도 분리막 기술로 처리가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베나임 : 기존의 식수처리는 황산알루미늄을 이용한 것이어서 오염물질이 남습니다. 여기에 분리막 기술을 도입하면 황산알루미늄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따라서 오염물질은 남지 않습니다. 또 분리막 기슬을 이용하여 세균을 제거할 수 있으므로 종래 살균제로 사용한 염소량의 10분의1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지금 프랑스의 분리막 기술 이용현황은 규모면에서는 아주 작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몇 년 안에 분리막을 이용한 식수처리는 대규모로 실용화될 것입니다. 이미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시당국에서는 시민이 이용하는 식수처리의 마지막 과정에 분리막을 사용하도록 승인했습니다.

 이 : 공기나 물은 국경이 없어 한 지역이 오염되면 전세계로 번져나가므로 지구인이 노력해서 이를 방제해야 합니다. 클린테크는 한 국가가 개발했다 하더라도 기술이전을 하는데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베나임 : 기술과 비즈니스는 따로 떼어놓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프랑스는 기술을 공유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또 유롭차원의 공동연구도 많습니다. 하수 분리막 처리 연구를 전담하는 유레카(EUREKA), 폐기물 축소 공정을 연구하는 브라이트(BRITE), 환경관계 신 테크놀로지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스텝(STEP)이 그것입니다.

로마넬리 : 듀폰사는 현재 전세계에 1백40개 공장이 있는데 각 공장 단위로 연구팀을 구성해서 새로운 클린테크가 개발되면 즉시 타회사로 기술을 이전케 합니다.

 이 : 클린테크의 중요한 분야 중 하나가 대체물질개발입니다. 미국은 이미 CFC대채물질을 30여종이나 개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천년에는 CFC가 지구에서 완전히 사용금지될 전망인데 한국의 CFC대채물질개발은 초보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이 높은 수준의 클린테크를 보유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경험담을 듣고 싶습니다.

 베나임 : 한마디로 클린테크는 새로운 생산 공정을 의미하고, 이것은 또 기술혁신과 직결됩니다. 한국과 같이 초기단계에 진입한 국가에서는 클린테크를 개발하거나 사용하는 기업에 특혜를 주어야 합니다. 특히 자금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더욱 많은 지원이 필요합니다.

 로마넬리 : 미국에서는 정부가 대학이나 연구소에 직접적인 재정지원을 하지 않지만, 산학이 협동하여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분위기를 중요시합니다. 기업체의 클린테크개발 및 사용에 있어 중요한 것은 ‘최고경영자의 확고한 결의’입니다. 경영자는 ‘진정한 기업은 현상유지가 아니라 변화와 전진’이라는 신념을 갖고 연구에 박차를 기해야 합니다.

 이 : 한국은 생산성만 앞세우다보니 폐기물이 골칫거리가 됐습니다. 화학공업 기술의 99% 이상을 외국기술 도입에 의존한 점도 적극적인 오염방지기술 개발에 뛰어들지 못한 요인이 되었습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면, 클린테크야말로 ‘보이지 않는 미래의 에너지’입니다. 지금은 부분적으로 도입되고 있지만 좀더 적극적인 태도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특히 한국의 산업은 대부분이 정부주도이므로 정부의 참여가 필요하지만 환경처는 환경오염에 대한 규제와 분석만 할 뿐 본격적인 연구에는 손을 못대고 있습니다. 상공부 동자부 환경처가 협력하여 클린테크에 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연구가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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