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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의 짐 벗은 북한외교

실리추구로 방향전환 … 연형묵 총리 동남아 순방이 중요 계기

남문희 기자 ㅣ 승인 1990.12.27(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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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입법의원 張世良씨는 최근 북한 당국으로부터 북한 입국 관광비자를 발급받았다. 그동안 대만이 북한에 적대적인 정책을 취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북한 당국이 대만 정치인 장씨에게 입국사증을 발급한 것은 매우 파격적인 일로 비쳐진다. 그러나 이런 사례가 그리 진기한 것이 되지 않을 날이 곧 올 것 같다. 최근 북한이 대만을 주로 한 자본주의 국가의 기업인 및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마카오에 비자발급 전문회사(조선국제여행사)를 설립, 12월1일부터 비자업무를 개시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초에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마이클 카스텔로 외무부 무역차관보가 ‘노르돔 시아누크를 만나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다. 그러나 그의 실제 방문목적은 지난 75년 이래 단절돼온 북한과 오스트레일리아간 국교 재개를 위한 비밀회담을 갖기 위한 것이었음이 곧 밝혀졌다.

 지난 9월말 북한을 방문한 일본의 자민?사회 양당 대표들에게 전격적인 국교교섭을 제안한 지 채 두달이 안된 기간에 북한은 ‘서방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라 일컬어지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의 관문을 또다시 두들긴 것이다.

 현재 동남아시아에서 대만과 더불어 북한외교의 공세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나라는 태국, 북한은 태국 정부의 전방위 외교정책을 기민하게 포착, 현재 상주대사관 설치를 위한 교섭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북한의 고위급 인사들이 연이어 태국을 방문하고 있다. 12월초에 인민무력부장 오진우가 태국을 다녀갔고 이어 11일에는 노동당 대표단이 방문했다. 내년초에는 연형묵 총리의 방문이 예정돼 있다.

 대만?오스트레일리아?태국 등에 대한 이같은 활발한 접근 노력은 외교관계를 다변화하기 위해 올 한해동안 북한이 줄기차게 전개해온 대외활동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소련?동유럽의 격변 이후 북한은 미국?일본을 비롯한 서유럽국가 및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 외교관계가 없었던 지역 및 국가들에 대해 파상적인 외교공세를 펴왔다.

 미국과는 지난 88년 12월 북경에서 첫 접촉을 가진 이래 올해까지 13차례 만나 서로의 의중을 탐색해왔다. 일본과는 현재 국교정상화를 위한 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다.

 또 서유럽 각국에는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22개의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했고, 역으로 27개의 서유럽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했다. 내년 4월에는 평양에서 국제의회연맹(IPU) 총회가 개최되는데 이는 북한외교의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초로 예정된 연형묵 총리의 동남아순방은 이 지역 국가들과의 관계개선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은 아르헨티나?칠레는 물론이고 멕시코?에콰도르 등 주요 중남미 국가들에 대해서도 조기에 외교관계를 수립하자는 의사를 강력히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 주석은 지난 10월10일의 노동당 창당 기념식 참석차 북한을 방문한 중남미 대표들에게 이같은 의사를 직접 전달하여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올 한해동안 나타난 북한 외교의 눈에 띄는 전개는 단지 외교적 고립을 벗어나기 위한 수세적 차원을 넘어 북한이 기존의 이데올로기 중시외교에서 국익중시의 실리외교로 방향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11월말 중국을 방문한 연형묵 총리가 주로 경제특구 지역을 중점적으로 시찰하면서 중국의 개혁성과를 높이 평가한 점은 향후 북한의 경제정책과 관련, 시사하는 바 크다. 일부 관측통들은 북한이 중국과 같은 경제특구를 설치하기에 앞서 중국의 개혁 현장을 미리 둘러볼 필요를 느낀 것이 아닌가 하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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