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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 늘려야 하는가

박준웅 편집위원 ㅣ 승인 2006.05.01(Mon)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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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법조지원자에게 자격을 주어 법률서비스의 양과 질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과 법조인의 자질이 떨어져 사법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초래한다는 반론이 맞서 있다. 

 

 

 

李基秀  고려대 법대 교수 학생처장  찬

 

사법시험은 임용시험이 아니고 자격시험이다. 따라서 그 자격의 부여는 인력의 수급 공급보다는 전문지식의 객관적 기준이 더 중시되어야 한다. 현재처럼 매년 3백명이라는 수를 중심으로 인원제한별 시험제도를 실시하면 성적불량 응시자도 자격을 얻는 경우가 있지 않겠는가.

 매년 시행되는 사법시험의 1차에 7백50명 정도를 합격시키고 있다. 합격점수는 매년 증가하여 84점을 상회한다. 법조인의 자격을 갖추 기에 필요한 문제라기보다 떨어뜨리기 위하여 만들어진 문제인 5지선다형 시험에서 84점을 얻는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따라서 성적불량 운운은 언어도단이다. 

법조계에서는 사법시험 합격자의 증원 이후 법관의 자질이 떨어졌다는 얘기가 있다. 이처럼 법률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면 사법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사법부에 대한 불신은 첫째로 사법부의 비민주성에서 찾아야 한다. 그간 사법부가 사법부 본래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였는지 혹은 정치권력의 시녀 노릇만 하였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 둘째로 사법시험을 준비하자면 상법의 경우 옛날에 3백쪽의 교과서 2권이면 되던 것이 요즘에는 7백쪽의 4권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알찬 대학교육의 현실을 모르는 비판은 전혀 근거가 없다. 

사법시험 합격자는 대부분 법관 검사 군법무관 임용을 원한다.  그러나 합격자 수는 많고 임용가능 인원은 한정돼 있어 사법연수기간 동안 합격자 간의 극심한 경쟁, 이로 인한 인간관계의 어려움, 위화감 조성, 사기의 저하 등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사회에 나와서까지 지속되는 수가 많다고 한다. 

 근자에 가장 우수한 사법연수원 졸업자는 좋은 변호사 사무실 에서 실무경험을 쌓고, 외국에 나가서 더 많이 공부하여 국제변호사가 되는 것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 그 다음이 법관이나 검사로 임용되는 것이다. 법관이나 검사는 업무량이 많아 객관적 진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사건해결 건수에 따라 능력을 평가받고 있어서 법조계에서도 그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일고 있다. 경쟁으로 인한 비인간적 관계가 문제라면 이는 사회생활이 전혀 없어서 법이 필요하지 않은 곳에서나 제기될 물음이다. 

많은 합격자가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본인의 희망에 관계없이 임용되지 못하고 탈락한다. 이 때문에 변호사가 과잉공급되고 고급인력의 낭비, 과당경쟁을 초래하게 된다. 

 변호사가 없는 곳이 얼마나 많은가.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할 때 의 수임료가 2백만원 정도임을 모르는가. 국민이 자기의 권리를 되찾기 위하여 2백만원의 수임료를 내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1년에 1천명 정도의 변호사를 내어도 국민의 기본권이 신장되기란 먼 훗날의 얘기임을 왜 모르는가.

81년 사법시험 선발인원을 3백명으로 결정한 뒤부터 전체 개업변호사의 약 35%가 30세 이하가 되었다. 충분한 실무경험이 없는 '법률전문가'가 양산되다 보니 실제소송에서 획 해를 보는 사건의뢰인이 속출 하고 법조계 질서가 혼란해졌다는 지적이 않다. 

 30세 이하의 젊은 변호사가 많아져 변호사 사회가 권위주의에서 탈피하여 민주적인 사고와 민주적인 질서가 지배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사무장으로 하여금 모든 업무를 처리하게 하고 법관 · 검사들과 골프나 치고 술이나 마시면서 사교애만 치중하던 구태의연한 일부 변호사들에게서나 '법조계 결서가 혼란 해졌다'는 소리가 나옴 직하다. 소송의뢰인을 위하여 젊음으로 뛰고 있는 유능한 변호사를 주위에서 많이 발견하고 그들을 통해 우리나라의 앞날이 밝음을 예견하고 있다. 

무분별하게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늘리면 법과대학 교육이 사법시험 준비교육으로 전락케 될 소지가 있다. 

 현행 사법시험 합격자 수야말로 법과대학이 계대로 교육을 못하게 하는 요인이다. 정상적인 법과대학 교육을 받은 학생이면 법조인의 자격을 갖추도록 하여야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생겨나는 새로운 법역을 폭넓게 연구할 수 있고, 그렇게 되어야 법률서비스의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의사 자격시험에 합격하는 의과대학 졸업생들의 합격률과 비교해보라.  ■

 

 

반  金光年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

 

우리나라는 인구비례로 보아 세계에서 변호사 수가 가장 적다. 경제규모의 확대와 국제화 전문화 추세에 따라 변호사의 수요는 더욱 늘어나지 않겠는가.

 인구와 변호사 수를 단순비교하는 것은 합리성이 없다. 적정한 변호사 수를 논할 때는 변호사제도의 역사, 국가의 경제규모, 국민의 의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해야 한다. 선진 외국의 변호사 수에 맞추기 위하여 단시일 내에 법조 인구를 대량공급하려는 시도는 매우 위험한 발상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법무사 행정서사 세무사 변리사 관세사 노무사 등이 법률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미국변호사협회(A. B.A)의 통계에 따르면 변호사와 이들을 포함한 법률서비스 제공자의 수는 세계 8위로서 14위의 프랑스, 30위의 독일, 32위의 일본, 35위의 미국보다 훨씬 앞서고 있다. 

변호사 수가 많다고 혜도 대부분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 편중돼 있다.  또 도시라고 하더라도 법원이 없는 곳엔 변호사가 없는 곳이 많다. 모든 국민이 질 좋은 법률서비스를 받으려면 더 많은 변호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그것은 변호사의 숫자가 적기 때문이 아니라 법률서비스 수요가 없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변호사가 필요하다는 풍토가 조성된 곳이라면 변호사가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우리는 변호사의 수가가 너무 높아 서민들은 감히 의뢰할 생각조차 못하는 수가 않다. 변호사 수를 대폭 늘리면 국민 누구나가 양질의 값싼 법률서비스틀 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

 극히 일부 변호사가 그럴 뿐이다. 대부분의 변호사는 적정한 수가를 받으면서 성실하게 그 소임을 다하고 있다. 변호사 수가 많아진다는 사실은 적정 수가에는 영향이 없는 반면, 양질의 서비스 에는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우리 주변에는 변호사 비용으로 가산을 탕진한 사례가 많다. 악덕 변호사와 사건브로커 들을 뿌리뽑기 위해서도 변호사 수가 더 늘어나야 할 게 아닌가.

 악덕변호사와 사건 브로커가 존재하는 것은 변호사의 수가 적기 때문이 아니다. 법조인 수를 늘려 저질 법조인을 양산하는 것 이야말로 악덕 변호사와 사건브로커가 활개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그 많은 법과대학 학생들이 대부분 사법시험을 준비한다. 더 많은 지원자에게 자격을 주어야 엄청난 인력낭비와 젊음의 좌절을 막을 수 있지 많겠는가.

 현재 사법시험 합격자 수는 우리나라 법대 졸업생의 5%밖에 안 된다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합격비율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법대 교육의 양과 질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 숙련된 전문지식과 고도의 윤리가 요구되는 법조인을 공급하는 일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국가적인 과제이다. 

우루과이라운드의 서비스 개방압력에 따라 변호사업도 개방될 것이 분명하다. 그때에 우리나라의 우수한 학생이 사법시험에 낙방하어 개업을 못 하는 반면 우수하지도 못한 외국의 변호사들이 활동을 한다면 불합리하지 않은가.

 법률서비스의 대외개방으로 직면하게 될 외국변호사와의 경쟁에서는 양적인 면보다 질적인 면의 승리가 진정한 승리라고 생각한다. 

미국이나 필리핀에 가서 변호사 자격을 얻어 국내에서 개업하는 일도 있을 수 있지 않겠는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어느 나라에서 자격을 얻은 변호사가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할 수 있느냐 하는 점에서 해답을 찾으면 된다. 

변호사 수를 늘리지 말자는 주장은 기존 변호사들의 ‘밥그릇 지키기’라는 지적도 있다.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3백명 선으로 증원한 후에는 합격선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말이 들려오고 있고, 사법연수원생 중에도 적지 않은 숫자가 사법연수원을 수료할 만한 실력을 갖추었는지 의심스럽다는 말도 들려온다. 낮은 법률서비스는 그 해독이 국가와 사회에 돌아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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