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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 ‘박경식 공천’무산 신한국당 “휴! 살았다”

정치마당

편집국 ㅣ 승인 1997.08.21(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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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 ‘박경식 공천’무산
신한국당 “휴! 살았다”

  결국 한여름밤의 꿈으로 끝나고 말았다. 자민련이 안양 만안구 보궐 선거에 한보 청문회 ‘스타’였던 의상 박경식씨를 공천하려다 무산된 촌극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연출자는 자민련 이안구 의원, 박씨의 대전고 선배인 이의원이 한보 청문회 당시 여당을 화끈하게 공격했던 박씨를 영입해야 한다고 당 간부들에게 역설한 것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박경식 공천설’아 급속하게 퍼진 것이다.

청문회장에 증인으로 나와 ‘국회의원이 의사보다 잘난 게 뭐 있느냐’며 기세등등했던 박씨도 내심 의원 직에 관심이 없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그로서는 메디슨 사건이나 대통령 추치의의 정치 개입 의혹 등 권력 주변에서 보고 들은 의혹 속시원하게 해결하려면 의원이 되는 길밖에 없겠다고 생각했음직도 하다.

걸쭉한 입심에 톡톡 튀는 박씨가 후보가 되면 정치권이 꽤 시끄러워지리라는 것이 여야의 중론이었다. ‘혹시나’하며 박씨의 공천을 우려했던 여권은 ‘박경식 공천설’이 물거품이 되자 ‘휴’하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이다.

신기하 사망·김종배 검찰행
김상현 계보에 마가 끼었나

금세 연기가 자욱해졌다. 국민회의 박정훈 의원과 바둑판을 마주하고 앉은 후농(김상현 의원의 아호)이 10분 사이에 담배 다섯 개비를 연달아 피웠기 때문이다. 길게 타 들어간 담뱃재는 재떨이 대신 후농의 바지와 사무실 바닥에 떨어졌다. 그렇다고 후농의 바지와 사무실 바닥에 떨어졌다. 그렇다고 후농의 바지와 사무실 바닥에 떨어졌다. 그렇다고 후농의 바둑에 몰입한 것 같지도 않았다. 석 점이나 깔고 둔 내기 바둑에서 결국 후농이 졌다.

지난 8월 7일, KAL기 추락 사고로 신기하 의원이 참변을 당한 다음날의 의원회관 풍경이다. 계보원인 박의원 방을 찾은 후농은 거의 넋이 나간 듯한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요사이 후농 주변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형편이다. 사고를 당한 신의원은 84년 후농의 권유로 민추협에 가입하면서 정치에 입문한 후농계 인사다. 최근 수뢰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김종배 의원은 국민회의 현역 가운데 몇 안되는 후농계다. 게다가 후농 자신도 한보 사태에 연루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정치권의 3대 너른발 중 한 사람이 꽁꽁 묶여 있는 꼴이다.

여당 어려울 때마다
KAL기 추락한다?
‘여당이 어려울 때는 KAL기를 타지 말라.’ 요즘 정가에서 농반 진반으로 곧잘 회자되는 얘기이다. 실제로 이번 괌 참사를 포함해 80년대 이후 일어난 KAL기 추락 사고 세 차례 가운데 두 차례가 여당이 어려웠던 ‘결정적인 시기’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87년 11월 29일 김현희 등 북한 공작원에 의해 대한항공 보잉 707기가 폭파된 사건은 당시 YS와 DJ의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들에게는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대선 막바지에 이르러 금권 선거와 관권 개입 시비가 일어나 노태우후보의 인기가 하락하던 시점에 터진 이 사건은 대선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북풍이 몰아쳐 야권 후보들의 표가 우수수 떨어졌던 것이다. 그 때문에 선거가 끝난 뒤 야권과 재야 일각에서는 ‘여당이 일부러 대한항공기를 폭파했다’는 유언비어가 돌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회창 후보가 두 아들의 병역면제 시비에 휘말려 끝도 없이 추락하는 시점에서 KAL기가 떨어진 것이다. 야권에서는 이번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고, 대선이 넉 달이나 남은 시점에서 터졌다는 데 안심하면서도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이번 정기국회 국감 때는 대한항공을 매우 쳐야 한다’는 얘기들을 하고 있다.

사무총장 거절한 서청원
미국으로 떠난 까닭

괴롭고 힘들 때는 멀리 떠나는 것이 상책이다. 정치인들이 어려운 처지에 빠질 때마다 훌쩍 외유길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신한국당 경선이 끝난 직후 이수성·박찬종 고문이 잇달아 미국과 일본으로 떠났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런데 경선이 끝난지 20일이 넘도록 후유증에 시달리다 8월 11일 뒤늦게 김포공항을 빠져나간 정치인이 있다. 바로 민주계 4선인 서청원 의원이다. 경선 때 정발협 간사장이었던 그는 이수성 고문을 지지했다가 엄청난 ‘김심 파문’을 일으킨 채 간사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그가 앞장서 도왔던 이고문은 1차투표에서 5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회창 불가론’을 가장 앞장서 주장했던 그는 한때 이대표가 집권하면 손 볼 사람 1순위로 지목 되기도 했다.

김대통령은 그런 서의원을 8월 6일, KAL기 참사의 와중에도 청와대로 불러 다독거렸다. 그러나 그는 닷새 후에 동창회 문제를 의논하러 간다며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다. 이대표로부터 사무총장 제의를 받고 고사했던 그가 미국에서 돌아온 뒤에도 계속 이회창 대표에게 반기를 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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