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배운 평화의 소중함
  • 박재권 기자 ()
  • 승인 1997.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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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왕국 케냐의 바다브 지역. 적도가 지나는 이곳에는 전란을 피해 고국을 등진 소말리아 · 수단 · 우간다 · 에티오피아 피난민 12만 명이 난민촌을 형성해 살고 있다. 이곳에서 50여 일간 봉사 활동을 하고 돌아온 이유미양(숙명여대 통계학과 4년)은 “미친 사람이 너무 많았다”라고 색다른 소감을 밝혔다.

난민촌에 가기 전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꿈꾸는 굶주림에 지친 사람들을 연상했다. 그러나 현실은 전연 딴판이었다. 난민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배고픔이나 실향이 아니라 전란으로 입은 충격이었다. 아이들은 꿈을 잃고, 부녀자들은 수시로 강간당하면서도 고국에 돌아가기를 꺼리는 난민들. 이들은 내전으로 피폐해진 고국보다 난민촌을 택했다. 그곳 생활이 훨씬 더 낫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양이 케냐로 갈 수 있었던 것은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이 운영하는 젊은이 파견 프로그램이 지원한 덕분. 난민촌에서 짧지만 귀중한 경험을 한 그는, 앞으로 대학원에 진학해 난민 문제를 공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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