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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공 청산 휴화산 멀지않아 터진다.

마지막 개혁 작업…盧·全 재산등 ‘자료’ 확보

조용준 기자 ㅣ 승인 2006.05.15(Mon)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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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삽화 1 : 전직 대통령 盧泰遇씨의 북방정책에 대해 신랄한 비판이 쏟아졌던 지난 3월15일 국회 외무통일위에서는, 노씨의 장남이면서 朴浚圭 전 국회의장의 비서관인 盧載憲씨가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 날 민자당 姜信祚?李世基 의원은 어느 당 소속인지 의심할 만큼 높은 수위로 6공의 북방정책을 날카롭게 추궁했다.

 “경제협력 자금 30여억달러 공여를 약속하고 이미 상당한 액수를 제공한 옛 소련과의 관계, 상당한 금액의 차관을 제공한 헝가리?폴란드와의 관계, 정부는 공식 부인했지만 상당한 자금을 제공했다는 풍문이 떠도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과연 국민은 이해와 지지를 보낼 수 있는가. 국민이 더더욱 아리송해 하는 것은 북한과의 관계이다. 끝내 성사되지 않은 정상회담을 실현하려고 얼마나 많은 비용과 시간을 소비했는가. 고위 회담을 비롯한 각급 회담을 통해서 남북 간에 합의해 놓은 기본문서는 무엇에 쓸 것인가.??

 회의가 진행될수록 노씨의 최대 업적이라 일컬어지던 북방정책에 대해 공격의 칼날이 날카로움을 더해 가자 노재헌씨는 슬그머니 자리를 벗어나 밖으로 나갔다.

 삽화 2 : 김대통령 취임식 하루 전인 2월24일 청와대에서는 노대통령과 김 차기대통령의 ‘마지막?? 단독 만남이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 날 만남의 주제는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아직 정리 못한 업무의 인수인계에 관한 것이었다.

 김 차기대통령은 金德龍 총재 비서실장(현 정무1장관)을 통해 정권 인수인계 작업을 완전히 매듭지으려 했다. 대통령과 가까운 총재비서실장이자 자기의 가장 측근인 김의원을 시켜 자기와 노대통령 사이에 아직 해결하지 못한 부분을 풀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김실장은 만족할 만한 ‘답안??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결국 김 차기대통령이 직접나서기에 이른 것이다.

 이 날 노태우 대통령과 김 차기대통령 사이에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가 소식통들은 이날 논의의 핵심이 정치 자금 문제였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는 이 날 김 차기대통령이 6공에서 쓰다 남은 정치 자금의 행방에 대해 묻자 노대통령이 “한 푼도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삽화 3 : 김대통령이 청와대 주변 안가를 철거하도록 지시한 것은, 그동안 많은 원성을 들어왔던 권위주의 체제의 ‘유물??을 없애 본격적인 문민정부 출범을 알린다는 것에서 1차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안가 철거는 金泳三 정부와 5?6공과의 완전한 단절을 의미한다. 즉 김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이 사용했던 안가를 때려부수고 흉측한 잔해만 남은 몰골과, 어디에 썼는지 그 용도를 알기 어려운 안가 안의 호사스런 더블 침대를 언론에 공개함으로써 ??이제부터 全斗煥?노태우 두 전임 대통령과는 완전히 단절했다??는 상징적 의미를 보여준 셈이다.

 삽화 4 : 재산 공개 파동이 박준규 의원의 의장직 사퇴로 이어지자 민자당 일각에서는 즉각 “이제 노재헌씨의 정계 진출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노재헌씨가 박의원의 비서실에 들어간 배경은 박의원이 다음 총선 때 자기 지역구(대구동을)를 노씨에게 물려주기 위해 그동안 정치 수업을 닦게 해주려는 의도였다는 것이 거의 정설이다. 노재헌씨가 정말 정계에 진출할 생각이 있었다면 박의원의 의장직 사퇴는 장기의 정치적 장래와 관련해 심각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 청와대가 이런 정황을 인식하고 있든 그렇지 않든 간에 노씨의 정계 진출은 사실상 봉쇄된 셈이다. 만약 김영삼 대통령과 노태우씨가 두터운 신뢰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면 사태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었다.

 삽화 5 : 노태우씨가 오는 5월13일~16일 중국 상해에서 열리는 전직 정부수반협의회(IAC)제11차 총회에 참석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무척 부정적이다. 지난 2일 김대통령의 한 측근 인사는 “그 양반이 워낙 외국에 나가길 좋아하니까… 지금 답답하기도 하겠지…??라고 말끝을 흐리면서도 ??도대체 그 양반 정신이 나간 사람 아니야??라고 매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정가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청와대는 노태우씨가 아직도 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데 대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안다. 그가 과연 중국에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소식통은 또 ??노씨가 추진했던 북방외교의 모든 채널과 정보, 특히 북한에 관한 것을 아직 김대통령에게 넘기지 않았기 때문에 현 정부와 이 문제를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노씨가 이번 전직 정부수반협의회 총회에서도 江澤民 총서기, 李鵬 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자들과의 회담을 계획하는 등 북방외교 채널을 계속 유지하면서 이를 자기에 대한 방어막으로 활용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청와대가 노씨에게 북방외교 채널을 넘겨달라고 계속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멀지않아 연희동측과 이에 관한 협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한편 노씨의 중국 방문과 관계가 있는 김대통령의 한 측근은 이에 대한 확인을 요구받고 “대통령의 외교 채널이라는 것은 그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순간 그 효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라고 돌려 말하면서도 ??전직 정부수반협의회는 슈미트 전 독일 총리나 후쿠다 전 일본 총리 등이 모임의 주축을 이루는 별 영향력도 없는 단체이고, 중국 하위직 지도자가 행사를 주관하는데 뭣하러 기어코 거기에 가겠다는 건지 도대체 알 수 없다??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노씨는 전직 정부수반협의회에 가입하려고 이 모임의 정회원인 申鉉碻 전 총리를 통해 후쿠다 전 일본 총리등에게 상당히 로비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김 공동책임, 단죄 어렵다??

 이상의 내용은 정권 교체 이후 정치권에서 벌어진 상황 중 일부를 모아본 것이다. 일반 시민과 정치권은 김영삼 대통령의 ‘개혁 드라이브??가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가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다시 말해 5공과 마찬가지로 6공에 대해서도 청산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느냐 하는 점이 뜨겁게 주목받는 것이다. 6공 청산은 현 단계에서 잠복성 현안으로 머물러 있지만 멀지않아 폭발할지 모를 ??휴화산??같은 것이다. 위에 예시한 몇가지 삽화는 김영삼 대통령이 과연 전임 대통령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전임 정권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

 김영삼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의 재산 공개와 관련해 지난 1일 〈동아일보〉와 가진 특별회견을 통해 “전직 대통령을 포함한 전직 공직자들의 재산 공개는 그 분들이 판단해서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날 특별회견에서 주목할 것은 김대통령이 6공 비리에 대해 최초로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비리가 있다면 반드시 진실을 밝혀야 하며 야당이 제기하는 문제 중에서 비리의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6공 비리에 대한 김대통령의 첫 언급이 터져 나오자 정치권은 아연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상당수 정치인의 얼굴에는 드디어 올것이 오는가 하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그러나 6공 비리에 대한 김대통령의 언급이 실행으로 옮겨질지는 아직 모른다. 이 문제에 대한 여권과 야권의 해석은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야권은 “비리가 있다면 반드시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말에는 김대통령의 ??의지??가 담겼으며, 6공에 대한 공격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본다. 야권의 한 핵심 인사는 ??김대통령 말을 그냥 흘려 들어서는 안된다. 중대한 의미를 시사한다고 봐야 한다. 단적으로 말해 노태우씨도 ??고통의 분담??을 나눌 시간이 멀지 않았다??라고 단정했다.

 지난 2일 군 요직에 대한 전격 경질이 추가로 이루어지자 야권은 이런 시각에 대해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지난달 8일 金振永 육군참모총장과 徐完秀 기무사령관에 이어 노태우씨 군부 인맥의 핵심인 安秉浩 수방사령관과 金炯?특전사령관을 전격 보직해임한 것은 군부내 노씨 영향력을 제거하고 김대통령의 ‘문민 색채??를 강화했다는 의미도 지니지만, ??6공 단죄??에 대비한 사전 정지작업의 하나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여권의 대체적인 반응은 이와 거리가 멀다. 김대통령의 말은, 비리의 증거가 있다면, 그것도 ‘확실한??증거가 있다면 조사해 보겠다는 의례적인 수준에 불과할 뿐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행정부에 있는 김대통령의 한 측근은 ??무엇보다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과거에 대해 더 이상 들추기는 곤란하다. 정치권에 대해 너무 지나치게 도덕성을 요구하다 보면 정치자체가 도덕성에 잡아먹혀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민자당의 재산 공개 파문 정리와 관련해 琴震鎬?李源祚 의원이 의원직 사퇴 대상에서 공개 경고로 ‘구제??된 것도 이런 여권의 시각을 뒷받침하는 것이 된다. 민정계 인사들은 특히 김대통령의 개혁이 ??현재에 대한 부정부패 개혁??이지 ??과거에 대한 들추기 개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민정계의 한 중진 의원은 ??싫든 좋든 간에 김대통령은 노태우씨 밑에서 집권당 대표로 3년 가량을 보냈다. 만약 과거에 비리가 있었다면 김대통령이 거기에서 완벽한 면죄부를 얻기는 힘들다고 본다. 결국 어떤 문제가 터지든 노 전대통령과 김대통령은 서로 얽혀 있는 형국이다??라고 ??공동 책임론??을 내세웠다.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과 현 정권이 6공 비리, 혹은 노태우씨 문제에서 완전히 비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전직 대통령의 철저한 재산 공개와 6공 비리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대한민국 헌정회(회장 金周仁)는 지난 3월23일 성명을 통해 △전직 대통령도 재산을 공개함으로써 국민적 정서에 동참하고 △전직 대통령의 예우에 관한 법률도 이 기회에 축소지향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정회의 성명 발표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김대통령이 하기 어려운 말을 헌정회가 대신 하도록 한 것 아니냐 하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헌정회는 “그런 일은 없다??고 부인했다. 경실련 역시 지난 3일 집회를 갖고 금융실명제의 조속한 실시와 전직 대통령 재산 공개를 강력히 촉구했다.

 야당의 공세도 김대통령에게 부담스런 부분이다. 민주당은 6공 청문회 개최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올 1년 내내 이 문제에 대해 집요한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李基澤 대표는 3일 첫 기자회견에서 재산 공개 파동?부산 열차 참사 등을 이유로 黃寅性 총리의 사퇴를 주장하고 부정축재환수법 제정과 전직대통령 재산 공개 등 강공의 첫 시동을 걸었다.

 민자당 지도부는 재산 공개에 쏠린 민심을 보궐선거로 돌리려 안간힘을 쏟았다. 민주당도 세 선거구 중 최소한 1석이라고 건져야 한다는 위기감이 있으므로 당분간 ‘보궐선거 정국??이 진행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다. 정가에서는 멀지않아 1차 재산 공개 파동과는 비교가 안될 ??제 2의 빅뱅(대폭발)??이 닥쳐올 것으로 예상한다.

 무엇보다 새로 제정될 공직자윤리법이 △5급 공무원까지 범위 확대 △실사제도 도입 △매년 재산 변동상황 신고 △취임 때와 퇴임 때의 재산 차이 조사 등 국민적 분위기에 꽤 접근한 내용을 담는다면, 공직 사회와 정치권에 미칠 파괴력은 엄청날 것이다. 민주당 李海瓚 의원은 “주요 정보는 국?실장급 3급 공무원이 처리하고 있고, 이 단계에서의 부조리가 심각할 만큼 3급까지만 재산 공개가 의무화되어도 파문은 엄청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의원은 또 ??재산 공개에 대한 국민 여론은 앞으로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전직 대통령들도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고, 그들의 재산 문제는 곧 6공 비리와 연결되기 때문에 전면적이든 부분적이든 6공 청산 작업이 강제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6공 청산 못하면 정치?경제 다 실패??

 이와 관련해 지난 3일 민자당 崔炯佑 사무총장의 부산 발언은 매우 중대한 시사를 하고 있다. 최총장은 부산 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민주당의 6공 청문회 개최 요구와 관련해 “다른 방법으로도 개혁이 가능하다??라고 밝히고 ??새로운 정치 변화를 위한 정치 개혁은 묵은 악을 도려내지 않고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최총장이 묵은 악을 도려내야 한다고 말한 의지와, 청문회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개혁이 가능하다고 강조한 대목은 상당히 주목할 부분이다. 최총장과 긴밀한 관계인 한 측근은 최근 사석에서 ??5?6공 핵심 몇몇 인물에 대한 외환관리법 적용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두환 ?노태우 씨의 재산 내역이나 재임기간의 중대한 ‘행위??에 대해서는 김대통령이 이미 완벽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자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대통령은 대통령후보로 확정되기 이전부터 안기부 고위 관리였다가 이번에 청와대로 들어간 ㄱ씨 등을 통해 노씨 일가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확보했다고 전해진다. 김대통령이 金己燮 전 의전보좌역이나 金正源 전 국제특보 등 측근을 안기부 기조실장과 2차장이라는 고위직에 앉힌 것도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이다.

 문제는 역시 김영삼 대통령이 칼을 빼들것이냐 하는 점이다. 또 칼을 빼더라도 그 시점이 언제냐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김대통령은 앞으로 6개월 이내에 6공 청산을 포함한 개혁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 기간에 못하면 정치도 실패하고 경제도 실패할 것이다. 김대통령은 이 문제를 피해 갈 수 없다. 피해가면 그는 (정치적으로) 죽는다. 과거 군사 정부와 다름 없다는 대대적인 비판 여론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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