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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후 뭘하든 그건 내 문제”

안재훈(객원편집위원) ㅣ 승인 1989.12.31(Sun)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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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자에서 물러난 전직 대통령이 뉴스거리로 등장하는 것이 현직에 있었을 적과는 다른 이유와 호기심 때문이라는 사실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다. 우선 그들의 영향력과 생활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세인들의 관심을 끌기 때문이다.

全斗煥 전대통령의 강원도 산골 피신 1주년 뉴스가 외신으로까지 보도되는 것은 그가 아직 5공청산 미해결 부분의 핵심인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에서는 돈별이에 급급해 하는 레이건과 포드 두 전임 대통령의 모습이 대통령 직위를 손상시킨다고 해서 종종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주의에서는 권좌에 오르는 국가수반을 선출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퇴임 후의 문제, 즉 은퇴 후 그를 안정시키는 방안도 제도화 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盧泰愚 대통령의 퇴임 후의 역할을 미지수로 남기지 말자는 토론이 지금 일어난다고 해도 이는 결코 시기상조가 아닐 것이다.

미국에는 현재 건강한 4명의 전직 대통령이 생존해 있는데 이들의 활발한 활동은 가십뉴스로 취급되는가 하면 사안에 따라선 정치사회학자들의 논쟁점이 되기도 한다.

선거에 의해서 당선되지 않고 부통령과 대통령을 지낸 유일한 인물인 제럴드 포드는 퇴임 후 골프와 스키를 즐기는 것외에 대기업 중역직을 몇 개 맡아 기업의 대외선전활동에 바쁘다. 물론 퇴직 고위공무원 윤리법에 저촉받지 않는 한도안에서 하는 일이지만 그의 그런 돈벌이 활동은 많은 국민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세일즈맨’이 된 ‘중고품 대통령’

레이건 부부의 퇴임 후 활동은 지탄을 넘어서 조롱거리까지 되고있다. <타임>은 최근 레이건 내외가 친구들의 간곡한 충고도 아랑곳 하지 않고 돈벌이에 치중한다면 자신의 8년간의 긍정적인 업적들에 스스로 먹칠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10월말 9일간의 레이건 내외의 일본여행은 신문사설과 칼럼, 정치만화와 캐리커처 등을 통해 신랄하게 비판을 받았다. ‘슈퍼 세일즈맨’레이건은 초청회사인 후지산케이측으로부터 2백만달러를 받았는데 이것은 대통령직 8년간의 봉급보다 많은 액수였다.

<뉴욕타임스>의 한 칼럼은 “일본, 중고품대통령을 사다”(J메무 Buys A Used President)라고 빈정거리면서 입벌린 레이건에게 젓가락으로 돈을 뒤집어쓴 레이건 대통령의 초상화를 정치만화로 게재했다. 당시 백악관에서 레이건 내외의 초상화를 거는 행사가 있었는데, 이를 계기로 그렇게 표현했던 것이다.

현재의 계획대로라면 3년 후에는 한국에도 세사람의 건강한 전직 대통령이 있게 될 것이다. 공인인 그들의 생활은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를 넘어 국민의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할 수가 없을 것이다. 한국의 전잭대통령은 법률에 의해 월2백65만9천원 정도의 연금을 받도록 돼 있다.

 

닉슨?카터는 언론 주목받으며 외교무대에서 맹활약

닉슨과 카터의 연설은 강연로가 대단히 높다. 또한 이 두 사람은 재임시 못지 않게 퇴임 후에도 원로정치인으로서 세계의 외교무대에서 대단한 활약을 하고 있다. 닉슨은 최근 개인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 정부 고위층과 일련의 회담을 하고 미?중국간의 현안을 상의했다. 여행보고가 함께 했는데, 장시간에 걸친 그 토론내용이 <워싱턴포스트>에 기사화될 정도로 주목을 받았었다.

카터는 중남미 내전 수습을 위해 중개역을 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에티오피아 내전 수습 중재역할을 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내전은 정부측이나 반란 세력측이나 모두 공산당이다. 두 공산세력 사이의 싸움이므로 미국이 상관할 바 아니라는 국내 여론에도 불구하고 카터는 평화수호, 인류애 강조 차원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의 평화주의자 칼럼니스트 콜맨 매카씨는 그의 그런 노력을 “우리의 최고의 전임 대통령”이라는 말로 극찬 한 바 있다.

카터의 연구기관은 조지아주 에머리대학교에 있는 카터센터이다. 이 연구소에서는 지난 1년 동안 중남미 문제를 위시해 마약?인권문제 등에 관한 각종 세미나를 열었다.

최근 CBS뉴스는 전직 대통령 활동상황을 보도하면서 외교문제에 대한 전직 대통령의 직접 참여는 현행정부 정책을 곤란하게 할지도 모른다고 논평했다. 이에 대해 카터는 “사무실(백악관)을 떠나서 무슨 일을 하든지 그것은 전적으로 개인에게 달린 문제”라고 응수하였다.

미국의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에는 연금 이외에 별도로 사무실 운영비용과 우편물 특권을 주도록 돼 있다. 미국에도 또 전직대통령을 위한 도서관과 박물관이 있어 일기?사전?편지 등 역사적 자료들이 보전되고 있다.

연금 10만달러에 사무실 비용 25만달러를 받는 미국의 전직 대통령들은 결국 개개인의 지성, 교양, 인생관, 판단력에 따라 자기 여생의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다. 최근 미국 의회는 고급관리 및 국회의원의 봉급인상과 윤리규정법을 통과시켰는데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은 전직 대통령만은 여러 규제에서 벗어나 퇴임 후 로비?선거활동에도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예외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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