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 임대주택을 대폭 늘리자
  • 류종구 (한양대교수·경제학) ()
  • 승인 1989.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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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여러 언론매체들은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가고 있는 過消費 현상들을 보도하고 있으며 이와 아울러 우리 국민들의 이같은 풍조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금까지 보도되고 논의된 내용들을 개략적으로 종합하여 보면 과소비 풍조의 원인은 다음 두가지로 집약될 수 있다.

 첫째는 사회심리적 현상으로서 앞으로 우리들의 소득이 비약적으로 증대될 것이라는 희망적 기대와 더불어 민주화가 진전됨에 따라 지금까지 억눌려 왔던 욕구가 사회 각부분에서 한꺼번에 분출되고 있는 현상이 함께 어우러져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며, 둘째는 과소비의 근본원인은 不勞所得이 과다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원인 모두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이 두 가지 원인은 상호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상승작용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두번째 원인인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서만 생각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최근 過消費는 어딘가에서 소득이 증가되었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소득을 源泉別로 보면 勤勞所得과 財産所得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勤勞所得을 보면, 근래에 들어오면서 활발해진 노사현상으로 인하여 明目上의 자금이 크게 증가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消費者 物價상승과 월세 및 전세값의 상승 등을 고려하여 보면 최근의 근로자들의 명목임금 상승이 과소비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기에는 많은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과소비의 源泉이 되는 소득은 財産所得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보인다. 우리나라의 國民所得計定上 財産所得은 利子와 配當金 그리고 收入賃貸料로 구성되어있는데, 이 세부문의 소득이 경제 성장과 더불어 증가한 것은 사실이나 家計所得에서 이것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여 보면 (도시 노동자 가계의 총소득에서 이것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으로 나타나고 있음) 이들 세부문의 재산소득의 증가가 과소비를 유발하였다고 보기에도 많은 무리가 있다.

 

무주택 중산층이 과소비에 휩쓸리는 이유 

문제는 國民所得計定上의 財産所得이 아니라 재산의 소유로부터 나오고 있는 소득 즉 주식과 토지나 주택 등 부동산의 賣却으로부터 나오고 있는 불로소득이다. 上位階層에 편중된 불로소득이 과소비를 유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계층간의 실제적인 소득불평등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산층들의 과소비의 주원인은 무엇일까?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필자 소견으로는 주택문제로부터 비롯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도시지역 주택보급률 (총주택수/총가구수)은 60% 미만으로 나타나고 있고 또한 작년말부터 금년초까지 급속히 상승한 주택가격을 감안하여 보면, 집없는 도시 중산층들의 내집마련의 꿈은 영원히 꿈으로만 남아있을 것 같다. 이와 같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자동차나 오디오·비디오 등 내구소비재를 카드·할부로 구입하는 등 자신들의 소비성향을 전화시키고 있는 것이 중산층 특히 무주택 중산층들의 과소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이제는 기업에서 ‘내집마련’의 꿈 심어줄 때

 이런 상황에서 土地公槪念의 입법, 주식의 實賈差額에 대한 과세, 부동산 과표의 현실화, 신용카드 서비스 限度額의 제한, 그리고 주택 2백만 家戶가호의 공급등 정부가 현재 마련하고 있는 정책은 “原案대로 추진한다”는 가정 아래서는 매우 긍정적이다.

 주택은 우리나라 가구들의 資産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전통적으로도 家口資産(imputed income)을 財産所得이라고 가정할 경우에, 우리나라 도시가구들의 財産所得의 대부분은 이 주택으로부터 나오고 있는 귀속소득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같이 주택보급률이 낮은 상황하에서는 주택을 ‘가진자’와 ‘안 가진자’간의 소득격차가 현격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따라서 財産所得이 소득불평등의 정도를 결정하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日本의 도시와 농촌을 모두 포함한 주택보급률은 1백8%(83년도 통계) 그리고 0000의 그것은 98%(87)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계산상의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여기에서 주의해야할 점은 日本의 주택보급률이 높은 이유에 있다. 83년 현재 주택소유 관계를 보면 자기집을 가지고 있는 가구는 전체의 62.3%이고 나머지는 임대주택에서 살고 있다( 00000의 87년 현재 自家比率은 79.2%). 이 임대주택의 많은 부분이 국영기업체나 민간기업체가 그들의 종업원들을 위하여 공급하고 있는 영구임대주택이라는 사실은 우리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다시 말하면, 日本의 근로자들은 자기가 소속한 회사에 열심히 봉사하는 한 주거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는 보장을 받고 근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극히 특수한 몇몇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그들 스스로 주택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다른 각도에서 이야기하면 우리나라 기업체들은 日本이나 臺?의 기업체들에 비해 종업원들에게 ‘주거문제의 해결’이라는 꿈을 마련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종업원들에게 꿈을 제시한다는 문제를 이제 우리 기업체들도 정부에만 의존하지 말고 기업체 스스로 복지후생의 증진이라는 차원에서 사원들의 임대주택 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된다. 이것이 과소비를 진정시키고 원만한 노사관계를 정착시키며 실제적인 소득분배를 개선시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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