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m 높이 나무 위에서 보낸 56일
  • 고제규 기자 (unjusa@sisapress.com)
  • 승인 2006.12.2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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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인천녹색연합 활동가 신정은씨

 
“엄마, 산으로 출장 가요.” 지난 10월26일 인천녹색연합 활동가 신정은씨(28)는 집을 나섰다. 그리고 그녀는 계양산으로 출장을 갔다. 롯데건설의 골프장 건설 계획에서 맞서, 그녀는 56일 동안 계양산 나무 위에서 시위를 벌였다. 12m 높이의 나무 위 1.5평 공간에서 그녀는 명상을 하고, 책을 읽고, 구호를 외치고, 글을 썼다. 영하로 떨어지는 혹한에도 폭설에도 그녀는 시위를 계속했다. 시위는 반향을 일으켰다. 인천시가 롯데건설의 계획안을 반려한 것이다.

지난 12월20일 그녀는 나무 위에서 내려왔다. “너 때문에 피가 타들어가는 것 같아 아주 못 살겠다”라며 매일 휴대전화 통화를 하던 어머니를 그녀는 꼭 껴안았다. 신씨는 “많은 사람들이 지지를 해준 덕에 버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녀에게 환경운동은 삶의 방식이다. 예컨대 그녀는 자신의 생명을 지켜준 거위털 옷을 오히려 부끄럽게 여겼다. ‘계양산의 생명을 지키자며 나무 위에 올라 있으면서 다른 곳에서 동물을 희생시키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따뜻한 것은 좋지만 부끄럽다.’(12월5일 일기)

인천녹색연합 홈페이지(www.greenincheon.org)에 접속하면, 이런 솔 냄새가 듬뿍 담긴 그녀의 명상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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