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을 껴안아 위로를 안기다
  • 김진경 프리랜서 기자 ()
  • 승인 2007.02.05 14:0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리 허그 캠페인 벌이는 김유석 씨
 
연세대 사학과 대학원생인 김유석씨(27·오른쪽)는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 동안 사학과 설혜심 교수와 함께 교내에서 프리 허그(Free Hug) 캠페인을 벌였다. ‘Free Hug’라는 문구가 새겨진 셔츠를 제작해서 입고 돌아다니면서 포옹을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껴안아주고 있다.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상관없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위로가 되려는 진심만 있으면 된다.
“누구나 고민이 있고 힘든 시기가 있다. 그때 마음을 열고 다른 사람과 교감할 필요가 있다. 서로 위로하는 문화를 확산시키자는 취지에서 프리 허그 캠페인에 참여하게 됐다”라고 김씨는 말했다.
가벼운 인사로 포옹을 하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포옹이라는 육체적 표현이 생소해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어려움이 많았다는 김씨는 “우리도 나름의 위로 문화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라고 말한다.
거리에서 낯선 사람과 포옹을 나누는 프리 허그 운동을 처음으로 시작한 이는 2001년 free-hugs.com을 만든 제이슨 G. 헌터 씨이다. 그는 평소 “그들이 중요한 사람이란 것을 모든 사람이 알게 하자”라며 사랑을 강조한 어머니로부터 영감을 얻어 이 운동을 시작했다.
프리 허그 캠페인이 한국에 전파된 것은 지난해 급속히 퍼진 한 동영상 때문이었다. 호주 청년 후안 만이 시드니 거리에서 ‘Free Hug’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다니며 낯선 사람들과 따뜻하게 포옹하는 장면이 담긴 유튜브 동영상이 전세계로 퍼지면서 한국에도 알려졌다. 후안 만 씨는 2004년 절망에 빠져 거리를 방황하던 중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준 한 아주머니 덕분에 살아갈 힘을 얻어 이를 계기로 프리 허그 캠페인에 나섰다고 한다.
‘프리허그코리아(freehugskorea.org)’는 1월 말 현재 회원 1천명이 넘어섰다. 회원들은 모여서 피켓을 제작하고 서울 인사동·대학로·신촌뿐 아니라 지방 대도시에서도 캠페인에 나선다. 회원들은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캠페인 경험담이나 생각을 나눈다.
회원들은 프리 허그에서 더 나아가 ‘예스 터치(Yes Touch)’라는 이름의 두 번째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예스 터치란 ‘노 터치(No Touch)’, 즉 신체적 접촉을 거부하는 말에 대한 상대적 표현이다. 가정·학교·사회에서 신체적 접촉을 늘림으로써 좀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