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을 수 없는 '손' 꼬리무는 배신의 정치
  • 김행 편집위원 ()
  • 승인 2007.03.2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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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앞길이 불안하다. 일찌감치 구애의 손짓을 보였던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파도 대통령의 '보따리 장수' 발언이 나온 후 싸늘하게 돌아섰다. 자칫 '정치 미아'가 될지도 모?

 
마치 한 편의 비극을 보는 것 같다. 그것도 배신극을. 주연 배우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다. 그가 먼저 스토리텔링을 시작했다. 그는 고뇌 끝에 15년 동안 몸담았던 한나라당을 떠났다. 그랬던 손학규, 그 역시 배신의 사슬에 걸려들었다. 믿었던 범여권조차 손(孫)으로부터 손(手)을 빼기 시작한 것이다. 그가 한나라당을 탈당할 때만 해도 지금과 달랐다. 열린우리당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통합신당파들은 그가 마치 ‘의인’이나 되듯 환호작약했다. 대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범여권으로서는 그의 한나라당 탈당도 반갑지만, 손 전 지사가 범여권 후보 대열에 가세할 것을 기대한 것이다. 무엇보다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꽤 오랫동안 ‘여권 후보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었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정동영·김근태·강금실·한명숙 등을 저만치 밀어낸 선두다. 때문에 범여권에서 쏟아지는 박수는 예견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손 전 지사의 탈당 환영 분위기는 이틀이 채 지나지 않아 급속히 식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손 전 지사를 ‘보따리 장수’ ‘원칙 없는 정치인’이라고 맹렬히 비난하고부터다.
범여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들부터 견제구를 날렸다. 탈당 그룹 ‘민생정치모임’을 이끄는 천정배 의원은 “손 전 지사가 우리 쪽 후보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되어서도 안 된다”라고 잘라 말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전 의장도 손 전 지사의 범여권 후보 가능성에 대해 “정치를 희화화하는 것”이라고 깔아뭉갰다. 그러나 이들의 태도 역시 비난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천의원은 손 전 지사 탈당 직전까지 ‘민생평화개혁세력 정치 지도자 연석회의’를 제안하면서 “손 전 지사가 탈당해서 대통합 신당을 만드는 데 참여한다면 동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수신호를 보낸 장본인이다.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하면 한나라당에는 3공, 5공의 후예들만 남게 되고, 국민들의 선택이 간결하고 쉬워질 것”이라며 탈당을 부추기기도 했다. 김근태 전 의장은 평소 손 전 지사에게 ‘친구요 동지’라고 호감을 표시해왔다.


 
‘탈당’ 직후 범여권이 갈팡질팡한 까닭


정동영 전 의장은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과 정체성이 안 맞다, 이런 보수 정당과는 같이 못하겠다고 한다면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다”라며 ‘반 한나라당 전선 속에서 협력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천의원, 김 전 의장과는 온도 차가 느껴진다. 그러나 이도 두고 볼 일이다. 이제부터는 ‘죽여야 사는’ 경쟁 상대이기 때문이다.
손 전 지사의 탈당을 두고 범여권은 갈팡질팡했다. 노대통령이 손 전 지사를 ‘보따리 장수’라고 비난했을 때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파가 보인 반응에서 잘 알 수 있다. 처음에는 노대통령을 비난했다. 노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열린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은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탈당이 정치에 거리를 두는 뜻으로 해석돼왔는데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의문”이라고 불만을 표시했을 정도다. 양형일 통합신당 모임 대변인도 “정치 불개입을 바라는 국민 기대에 어긋난다”라는 성명을 냈다.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대통령은 자신에게 주어진 국정의 마무리를 잘 하고 당 일은 당에 맡기는 게 옳다. 대통령이 자꾸 언급하면 대통령의 이미지만 더 실추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지리멸렬한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파 입장에서 기대하는 ‘손학규 효과’에 노대통령이 찬물만 끼얹는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그랬던 분위기가 하루 만에 반전되었다. “손 전 지사는 ‘여러 주자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라는 식으로 싸늘하게 식었다. 손 전 지사 탈당을 가장 반긴 신당 모임 관계자도 “솔직히 수능을 앞두고 학교 내신 성적이 안 좋으니까 중퇴하고 검정고시를 치르겠다는 것과 뭐가 다르냐. 너무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로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다.  손 전 지사, 열린우리당, 탈당파 모두가 서로 속고 속이는 게임이다.
노대통령은 손 전 지사에 관한 한 일관성을 유지해왔다. 노대통령은 열린우리당 탈당에 앞서 손 전 지사 영입론에 대해 ‘정치적 하책’이라고 규정했다. 여권을 기웃거리는 손 전 지사를 향해 “남의 양어장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는 사람”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노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에 이어, 청와대 정무팀은 <청와대 브리핑>에 실은 글을 통해 “중요한 것은 원칙과 명분 없는 보따리 정치는 결국 국민들에 의해 몰락하고 말았다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거들고 나섰다. 그러면서 ‘명분 없는 탈당으로 몰락’한 사례로 1997년 대선 때 한나라당 경선에 불복해 탈당한 이인제 의원, 2002년 대선 때 민주당을 탈당한 김민석 전 의원을 꼽았다. “대의명분 없이 행동해서 실패한 전형적 사례”라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대통령 의중을 반영한 글”이라고 표현했다. 손 전 지사의 속을 박박 긁기로 작심한 듯한 태도다. ‘이인제-김민석-손학규’를 ‘철새 3종 종합세트’로 묶어버린 것이다.
결국 범여권의 목표는 분명했다. ‘손학규’를 흔들어 한나라당에 치명타를 가하자는 것뿐이었다. 이에 속아 손 전 지사는 탈당했다. 개혁 성향의 그를 한나라당으로부터 이탈시킴으로써 한나라당은 ‘보수 꼴통’ ‘군사 정권과 개발 독재 정권 잔재’가 되고 말았다. 이로써 손 전 지사의 역할은 끝났다.


 
보름여 만에 바뀐 손 전 지사의 말


그렇다고 범여권의 돌변에 손 전 지사가 항변할 말이 있을까? 그의 한나라당 탈당은 15년동안 떠먹던 우물에 ‘침 뱉고 돌아선’ 배신 행위로 비난받는다.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내 목적이고 역할이다”(3월1일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의 한나라당은 군정의 잔당들과 개발 독재 시대의 잔재들이 버젓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3월19일 한나라당 탈당 기자회견)로 말을 바꾸는 데 겨우 보름 남짓 걸렸다. ‘말’이란 그 사람의 사고와 철학의 산물이다. 그가 정치인으로 사는 한 ‘말 바꾸기’ 대가를 톡톡히 치를 것이다. 손 전 지사는 지난해 5·31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참패한 직후부터 줄곧 범여권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그러나 그는 일관되게 한나라당에 대한 애정을 강조했다. “탈당하겠느냐는 질문은 다른 사람에게 먼저 물어본 뒤 나에게는 가장 나중에 하라”(2006년 6월6일), “내가 무슨 벽돌이냐 나무짝이냐. 아무 데나 갖다 붙이게? 내가 살아온 길을 봐라. 항상 정도를 걸어왔다”(2007년 1월17일), “당을 나간다, 안 나간다 하는 얘기 자체가 후진적 정치다”(2월1일) 등 그는 너무 많은 말을 했다. 단지 탈당 가능성을 부인한 데 그치지 않고 ‘당적을 옮기는 정치’ 자체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는 한나라당을 자랑스럽고 꿋꿋하게 지켜온 주인이며 기둥이다”(1월31일), “내가 한나라당 그 자체다”(2월7일), “내가 주인이고 강자가 될 것인데, 왜 당을 나가느냐”(2월9일)라면서 자신이 한나라당의 중심 세력임을 강조해왔다. 물론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룰 확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본격화되면서 발언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 사실이다. “(대선 후보 경선 구도가) 이대로 간다면 내가 무엇 하러 이런 것을 하고 있겠는가. 특정 후보를 위해 들러리 세우는 경선 룰과 절차는 받아들일 수 없다”(2월26일)라고 했다. 지난 3월14일 서울 봉은사 법회에서는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위기에 처하면 한 발짝 더 나아간다)’라는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손 전 지사는 경기고, 서울대, 옥스퍼드 대학을 나온 수재다. 머리가 좋다는 얘기다. 변신에 앞서 조금씩 몸을 트는 시늉이 필요하다고 믿고, 이렇게 저렇게 말을 돌리기 시작했을 것이다. “손 전 지사가 쓴 책 <손학규와 찍새, 딱새>에 ‘철새’를 하나 덧붙여야 할 것 같다”라는 민노당의 비난이 뼈아플 것이다.
‘말 바꾸기’에 대한 비난은 오히려 가벼운 매일지 모른다. 그에게 쏟아지는 ‘단물만 빼먹은 정치인’이라는 인격적 비난은 두고두고 골수까지 멍들게 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1993년 김영삼 대통령에 의해 경기 광명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신한국당)로 발탁되어 당선된 이래, 신한국당·한나라당으로 3차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동안 당 대변인으로 신한국당·한나라당을 대변했고, 당 정책조정위원장으로, 국회의원으로 당의 정책을 충실히 반영했다. 그의 오늘이 있게 한 경기도지사 직도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되었다. “한나라당에서 호의호식하다 반찬이 변했다고 밥상을 걷어차는 것이 옥스퍼드 박사가 할 도리냐?”라는 손가락질이 아플 것이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으로 마지막까지 그를 따랐던 정문헌 의원조차 손 전 지사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정 전 총장으로부터도 외면


손 전 지사의 탈당은 필연적으로 정치 지형의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일단 그는 ‘제3 지대’에서 정치 세력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신당 창당의 의욕도 밝혔다. 그의 밑그림은 의외로 간결하면서도 분명했다. 그는 탈당하자마자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장관 등을 ‘드림팀’으로 부르며 이들과의 세 구축을 피력했다. 경력과 지명도가 화려한 엘리트들과 환상의 팀을 구성해 ‘제3의 정치 세력’을 구축한 뒤, 오픈 프라이머리를 통해 스스로 대관을 쓰겠다는 속내로 보였다. 박원순 변호사와 문국현 유한킴벌리 회장도 염두에 둔 구상으로 보인다. 손 전 지사로서는 이들과 경쟁하면 우선 국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고, 극적인 연출에 의해 후보가 되면 노대통령의 2002년 뒤집기 같은 ‘기적’을 만들 수 있다고 여겼을지 모른다. 더구나 그는 드림팀의 다른 멤버들에 비해 지지도가 월등하다. 지명도도 높다. 드림팀은 자신을 위한 ‘대관식 무대’라는 환상을 가질 만하다. 어이없는 것은 이 구상이 손 전 지사의 독특한 구상이 아니라, 언론이 써댄 말도 안 되는 시나리오였다는 점이다. 선행된 물밑 작업도 전혀 없었다. 손 전 지사가 그렇게 순진한 정치인이었나 하고 어안이 벙벙해질 정도다.
정운찬 전 총장이 즉각 거부하고 나섰다. 그 거부도 매우 모욕적이다. 정 전 총장은 손 전 지사의 러브콜에 “같은 서울대 출신에다 옥스퍼드 대학(손 전 지사), 프린스턴 대학(자신), 매사추세츠 대학(진 전 장관) 출신들이 나서면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느냐”라고 몰아쳤다. ‘엘리트들의 리그’에 국민들이 등 돌릴 것이 분명한데 욕먹을 짓을 왜 하려고 하느냐는 힐난이다. 정치를 오래 한 손 전 지사보다 학자인 정 전 총장의 감각이 훨씬 뛰어나다.
진 전 장관도 직접적 코멘트는 없지만 IT 전문 투자회사를 설립하고 사업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손 전 지사는 ‘홧김’에 탈당한 것밖에 되지 않는다. 도대체 손(孫)은 누구와 손(手)을 잡겠다는 것인가. 작가 황석영, 시인 김지하와 함께 고민했다는 것이 바로 이것인가? 


손학규의 회생 카드는?


그렇다 해도 손 전 지사를 성급하게 정치적 금치산자로 낙인찍을 수는 없다. 그도 나름으로 역풍까지 감안한 계산을 했을 것이다. 그는 여전히 여권 후보 적합도 1위다. 그의 한나라당 탈당에 대한 여론도 ‘잘못한 일’이라는 반응이 다소 많기는 하지만 팽팽하게 엇갈린다. 조선일보 조사는 잘한 일 30.1%, 잘못한 일 34.8%다. 대다수 언론사 조사가 비슷하다. 일부 인터넷 여론조사에서 60%를 훨씬 넘는 여론이 손 전 지사 탈당을 비난하기도 했지만,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잘한 일’ 41.8%, ‘잘못한 일’ 39.6%로 역전되어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은 탈당 직후 소폭 올랐다. 한국갤럽 8.2%, 여의도리서치 9.6%, 한국리서치 7% 등이다. 단 한 번도 10%에 근접한 적이 없는 손 전 지사 입장에서는 고무될 만하다. 그래서 노대통령의 요격과 범여권 라이벌들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그가 추락했다고 보는 것은 성급하다. 범여권에서는 아무도 그를 능가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손 전 지사는 탈당 직후 범여권 후보 선호도에서 34.9%로 1위를 기록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22.8%,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7.5%, 강금실 전 장관 5.4%, 한명숙 전 총리 3.5%, 천정배 의원 1.3%다. 결코 ‘보따리 장수’로 일축할 일만은 아니다. 이런 기대 때문에 손 전 지사도 “탈당은 곧 죽음인 줄 안다”라면서도 탈당을 감행했던 것이 아닐까?
김한길·강봉균 의원 등이 포진한 통합신당 추진 모임은 여전히 손 전 지사를 ‘엔젤’로 여기는 분위기다. 짝사랑 상대였던 정운찬 전 총장이 열린우리당이나 탈당파나 ‘초록이 동색’이라는 식으로 등을 돌리자 대안으로 손 전 지사에게 매달리는 형국이다. 통합신당 모임의 양형일 대변인이 노대통령의 손 전 지사 때리기를 “정치 불개입에 어긋난다”라고 비판한 것은 통합신당파들이 비빌 언덕을 없애지 말라는 호소로 들린다. 최악의 경우 열린우리당이나 통합신당파는 자체 후보의 지리멸렬이 올가을까지 계속될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손 전 지사에게 손을 내밀어야 할지도 모른다. 특히 노대통령이 유시민 장관, 김두관 전 장관 같은 측근을 후보로 내밀면 사단이 생길 가능성 또한 높다. 그렇게 되면 열린우리당의 재분열이 시작되고, 손 전 지사의 입지가 다시 넓어질 수도 있다.


범여권 후보로 나서도 가상 대결에서 ‘쓴맛’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손 전 지사는 결점이 없는 후보이기 때문에 기회가 있다. 한나라당에 있을 때보다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 것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 그는 노대통령의 손 전 지사 때리기에 대해서도 “표면상으로는 노대통령이 비난하지만 이는 바로 정치 고단수의 ‘띄워주기’ 방법”이라고 ‘특이하게’ 해석했다. “지지율 10%에 불과한 본인(노대통령)이 비판하면 ‘좋은 사람’이 되는 현실 때문”이라는 것이다.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해석이지만 역설적으로 그런 현상이 나오지 않는다고 단언하기도 힘들다. 문제는 손 전 지사의 경쟁력이 증강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는 전적으로 손 전 지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물론 쉽지 않다. 탈당 직후 CBS-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손 전 지사가 범여권 단일 후보로 나설 경우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의 가상 대결에서 27.7% 대 58.4%로 나타났다. 게임이 안 된다. 박근혜 전 대표와는 36.7% 대 47.0%다. 역시 쉽지 않다. 그래도 범여권 2위 후보인 정동영 전 의장보다는 낫다. 범여권의 정동영 전 의장과 이 전 시장은 17% 대 69.8%, 박 전 대표와는 32.3% 대 56.7%다. 그나마 손 전 지사만한 후보감도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 55.0%는 손 전 지사의 대권 도전에 대해 ‘실패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성공할 것’이라는 대답은 16.9%에 불과하다. 손 전 지사가 획기적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그에게 돌아갈 기회는 없다. 영리한 여권은 어차피 ‘필패’일 경우, 다른 당의 변절자보다는 혈액형이 같은 오리지널 후보를 내세울 것이다. 다른 당의 변절자에게 야당 당수 역할을 기대할 수 없어서다. 결국 국민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다. 끝내 국민들마저 등을 돌린다면 그는 ‘배신자’라는 꼬리표가 붙은 ‘정치 미아’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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