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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철 지난 섬·계곡에 마음을 담그고…

8월의 ‘늦은 휴가 디자인’ 제안…비경 감춘 휴양지 5곳 ‘안성맞춤’

유연태 (한국여행작가아카데미 회장) ㅣ 승인 2007.08.13(Mon) 13: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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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여름 휴가를 다녀오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절정기에 떠나지 못했음이 오히려 다행스러울 수도 있다. 교통 체증과 번잡함, 바가지 요금 같은 휴가의 악령들은 많이 사라졌을 것이다.
메인 휴가지를 정하고, 오며가며 들러볼 만한 곳을 찾아내고, 별미거리도 챙기는 일 등 늦은 휴가의 아름다운 추억을 디자인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은 어디일까.

강원도 인제 방태산자연휴양림
산소와 피톤치드 풍부, 이단 폭포 감상은 덤

 
방태산휴양림의 이단 폭포 아래로 내려가면 시원한 물보라와 계곡 바람이 더위를 씻어준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에 위치하고 있다. 방태산(1천4백35.6m), 구룡덕봉(1천3백88m) 같은 육중한 고봉에서 흘러내린 물들이 적가리골로 모여들면서 청정한 계곡을 만들고 있는데 방태산휴양림은 바로 이 적가리골에 조성된 휴양림이다. 신선한 산소, 전신을 감싸는 피톤치드가 영혼마저 맑게 해준다.
산림문화휴양관에서 마당바위를 지나 위쪽으로 올라가면 그 유명한 이단 폭포를 만나게 된다. 상단은 물줄기가 하나로 떨어지며 건장한 남성미를 보여준다. 반면 하단은 물줄기가 여러 갈래로 나뉘면서 부드럽게 떨어져 아늑한 여성미를 드러낸다. 방태산휴양림의 이단 폭포는 사진 촬영 취미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꽤 낯익은 피사체이다.
산림문화휴양관이 좋은 숙박 시설이기는 하지만 8월 말까지는 예약하기가 어렵다. 그렇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단 폭포 위쪽에 설치된 50조의 야영 데크가 산림문화휴양관을 미처 예약하지 못한 가족들의 숙박 시설 구실을 해준다. 울창한 숲속, 계곡 옆의 목조 데크 위에 텐트를 치면 그보다 좋은 야외 잠자리도 없다. 아이들이 작은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동안 어른들은 산바람 솔솔 통하는 텐트 안이나 나무 그늘에 자리를 잡고 커피 한 잔 즐기면서 평소 멀리했던 책들을 읽어보자.

■문의 방태산휴양림 033-463-8590 ■연계 여행지 방동약수, 진동계곡, 내린천래프팅, 미산계곡 ■가는 길 양평-홍천-44번 국도-인제읍-합강교-기린면 현리-휴양림, 영동고속도로 속사나들목-31번 국도-운두령-홍천군 내면 광원리-미산계곡-상남면-기린면 현리-휴양림 ■맛집 고향집(손두부, 461-7391), 진동산채촌(산채비빔밥, 463-8484), 방동막국수(막국수, 닭백숙, 461-0419)

전북 진안 운장산휴양림
갈거계곡 따라 숲길 걸으며 ‘비경 투어’ 즐긴다

 
진안 용담호는 호숫가를 따라 상쾌한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좋다.  
전라북도 진안군 정천면 갈용리에 있는 휴양림이다. 진안에 마이산만 있는 줄 아는 여행객들에게 매우 신선한 여름 여행지로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진안 읍내에서 충남 금산군으로 이어지는 725번 지방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오르다가 정천면 소재지를 지나면 운장산휴양림 입구가 나타난다.
무려 7km나 되는 갈거계곡이 운장산휴양림의 명성을 높여주고 있다. 관리사무소에 신청하면 갈거계곡이 빚어낸 비경들을 찾아다니는 비경 투어를 즐길 수 있다. 그밖에도 제방바위, 이끼바위, 학의소 등 많은 비경이 갈거계곡의 명성을 빛내준다.
걷기 운동에 좋은 산책로도 훌륭하다. 산책로는 관리사무소 맞은편에서 시작되며 2km 정도 떨어진 숲속수련장까지 이어진다. 발걸음을 옮기는 내내 갈거계곡이 시원한 길동무가 되어준다. 쉬지 않고 불어대는 계곡 바람과 투명한 계곡물은 한여름 무더위를 말끔히 잊게 만든다. 걷다가 땀이 흥건해지면 언제든지 계곡으로 내려가 찬 물에 발을 담근 채 청량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골이 깊어 해가 떠도 하루 중 반나절밖에 안 비치고 구름이 많이 낀다는 운일암반일암. 이 계곡도 진안 여행 중에 지나칠 수 없다. 거무튀튀한 거암들에 막혔다가는 다시 길을 찾아 돌고 도는 주자천의 물줄기는 운장산 줄기가 빚어내는 계류이다.
피서객들이 쉴 만한 포인트는 기암들과 계류가 정면으로 만나 소를 만들고 그늘을 드리우는 곳이다. 한눈에 보아서 명당지로 여겨지는 곳에는 어김없이 그늘막을 치고 자리를 빌려주는 업소들이 들어서 있다.
계곡물 중간 중간에 하얗게 드러난 모래톱은 운일암반일암의 커다란 바위들이 안겨주는 경외심을 다소나마 누그러뜨려준다. 물놀이에 냉기가 도는 몸은 평평한 바위나 모래톱에서 데운다.

■문의 운장산휴양림 063-432-1193 ■연계 여행지 마이산도립공원, 용담호, 인삼상설시장, 한방약초센터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전주나들목-26번 국도-완주군 소양면-진안군 정천면-휴양림, 대전통영고속도로 금산나들목-금산군 남일면-진안군 주천면-휴양림 ■맛집 소나무회관(토종흑돼지, 433-3634), 백제회관(산채비빔밥,  432-1239), 운일암송어횟집(송어회, 433-4673)

경북 울릉도
해상 유람에 성인봉 등반…관광 주제 다양

 
울릉도 북부 해안 딴바위에서 맞이한 여름철의 낙조.  
울릉도 여행은 사계절 언제 떠나도 좋다고 여행객들은 말한다. 여행은 육로 관광, 해상유람선 관광, 성인봉 등산이나 트레킹 등으로 나뉜다. 해상 유람선 여행은 오후에 출발하는 것이 좋다. 울릉도 해안 절경은 서부와 북부에 몰려 있으며 오후에 배를 타야 햇빛을 잘 받는 풍경들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도동을 출발한 유람선은 통구미-남양-구암-태하-현포-코끼리바위-추산-천부-삼선암-관음도-죽도-저동-도동을 순회한다. 두 시간 소요. 국내의 모든 해상 유람 코스 중 비용에 비해 가장 볼 거리가 풍부하다는 평을 듣는다.
울릉도 육로 관광은 도동을 출발해 미완성의 일주 해안도로를 타고 섬목까지 갔다 오는 코스부터 시작해본다. 어디로 시선을 던져도 절경 아닌 곳이 없다. 도로 자체도 외지인들에게는 훌륭한 구경거리이다. 도동~사동 간의 나사형 무릉교를 비롯해 태극 무늬를 그린 수층 터널, 구절양장의 현포령 고갯길 등은 죽죽 뻗은 길들만 다녀본 육지 사람들에게는 그저 신기하게만 보인다.
천부항에서는 구비구비 고갯길을 돌고 돌아서 나리분지로 들어가본다. 알봉, 미륵산, 성인봉, 말잔등, 나리봉 등으로 둘러싸인 나리분지는 한여름에도 모기가 없을 정도로 서늘한 곳. 산신이 되고자 원하는 여행객들은 여기에서 무더위를 피하고 신령수까지의 왕복 4km 트레킹을 즐기거나 성인봉 등산에 도전한다. 대다수의 민박집에서 식사가 가능하며 씨앗술이라고 하는 동동주를 판다. 산채전에 씨앗술 한 잔 곁들이면 만사가 행복해진다.
도동항에서 저동 방면으로 길을 잡으면 저동항의 촛대바위를 먼저 감상하고 봉래폭포, 내수전 몽돌 해변을 차례차례 만나본다. 내수전 몽돌 해변은 울릉도 유일의 해수욕장 구실을 한다. 해변에서는 울릉도의 부속 섬 가운데 하나로 사람이 사는 죽도와 무인도인 북저바위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울릉도를 떠나기 전 독도박물관에 들른 후 케이블카를 타고 독도전망대까지도 꼭 다녀오자. 전망대에서는 날씨가 좋으면 육안으로 독도를 볼 수 있다.
■문의 울릉군청 문화관광과 054-790-6393, 울릉도 유람선협회 054-791-4468 ■가는 길 포항-울릉도/포항여객선터미널(054-242-5111), 묵호-울릉도/묵호항 여객선터미널(033-531-5891) ■맛집 도동항 우성식당(활어회, 054-791-3127), 향우촌(약소불고기, 791-8383), 99식당(약초해장국, 791-2287), 나리분지 산마을식당민박(산채비빔밥, 791-4643)

전남 신안 가거도
때묻지 않은 자연미와 인간미를 만난다

 
가거도 섬등반도의 초원에서 안개에 휩싸인 독실산 줄기를 바라보는 여행객들  
가거도는 남한 최서남단의 섬이다. 해안선의 길이가 22km 정도, 남북으로 길쭉한 모양의 가거도 중간에는 신안군에서 가장 높은 독실산(6백39m)이 솟아 있어 섬 전역의 해안은 깎아지른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자그마한 섬이니 한나절만 지내면 무엇을 할 게 있으랴 싶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항리 선착장 가까운 곳의 섬누리민박가든(예전 명칭은 태공장, 061-246-3418, sumnuri.com)을 숙소로 예약할 경우 주인 박재원씨는 그날그날 날씨에 따라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항리선착장에 그물을 설치하고 날치잡이 체험하기, 독실산 정상 트레킹, 섬 일주 유람, 섬등반도 트레킹, 삿갓조개와 거북손 따기 체험 등이 가거도에서 즐길 거리이다.
섬 일주 유람은 바다낚시꾼들을 포인트에 이동시켜주는 유어선으로 한다. 홍도 33경에 비해 기암들의 숫자는 적지만 녹섬, 돛단바위, 납덕여, 망부석, 검은여, 칼바위, 구절곡, 빈주암 등의 절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4개의 봉우리가 연달아 솟아 있는 섬등반도 트레킹은 가거도 여행의 백미이다. 사방에서 휘몰아치는 바람 때문에 나무는 한 그루도 자라지 않고 바람결에 누웠다 일어나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풀밭만이 섬등반도를 뒤덮고 있다. 섬등반도에서 구름에 뒤덮인 독실산 정상을 바라보며 대해에서 형성된 바닷바람을 맞는 맛은 황홀경이다.
아직까지도 외딴 섬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은 다행스럽지만 해수욕을 즐길 만한 해변은 변변치 않다. 몽돌이 깔린 동고개 해수욕장이 있지만 대대적인 항만 공사가 펼쳐지고 있는 통에 한적한 맛을 잃었다.
최근 가거도는 2007년 상반기에 개봉된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의 주요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방문객이 늘어나고 있다. 박해일·박솔미 주연의 이 영화는 주로 항리마을에서 촬영되었다. 섬누리민박과 폐교된 항리분교, 그 뒤편의 섬등반도 초원 등이 촬영 무대였다.
■문의 신안군 흑산면사무소 가거도출장소 061-246-5400 ■가는 길 목포여객선터미널에서 동양고속(홀수일 운항, 243-2111)과 남해고속(짝수일 운항, 244-9915)의 가거도행 쾌속선이 교대로 매일 1회씩 왕복 운항. ■맛집 대리에 은혜식당(246-4462), 해인식당(246-1522)

경북 성주
농촌체험마을에서 참외 먹고 고향 느끼고…

 
성주의 참외유통센터에서 참외를 세척하고 있다.  
가야산국립공원 동북쪽에 자리한 경북 성주군은 참외의 본고장이다. 국내 유일의 참외생태학습원, 국내 최대의 참외유통센터가 이 고장에 있다는 사실이 그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가는 곳마다 눈에 띄는 비닐하우스는 죄다 참외재배장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초대형 참외 모형이 옥상에 올려진 참외생태학습원(성주읍 대흥리, 054-930-6278)에 가면 참외의 기원, 역사, 재배 농기구, 참외로 만든 음식 등을 기획전시실, 영상실, 유리온실, 비닐하우스 등에서 배울 수 있다. 학습원 인근의 성주군농산물산지유통센터로 이동하면 엄청난 양의 참외가 한 장소로 모이고, 세척과 선별 과정을 거쳐 포장되고, 경매가 이루어지고, 대형 트럭에 실려 전국 각지로 팔려나가는 진풍경을 보게 된다.
성주군에서 농촌 체험을 할 수 있는 마을은 가야산 국립공원과 가까운 수륜면의 백운리이다. 이 마을의 별칭은 성주가야산녹색체험마을. 계절별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여름에는 모심기와 함께 감자와 옥수수 구워 먹기, 백운계곡 물놀이, 대나무 물총 만들기, 곤충 채집, 모깃불 피우기, 벼 오리 농사, 청정 채소 재배 등 친환경 농업을 체험한다.
백운리농촌체험마을 인근의 가야산야생화식물원(054-931-1264)도 꼭 들러볼 곳이다. 전시관 안에는 예술의 정원, 만남의 정원, 생명의 정원, 사랑의 정원, 생활의 정원 등이 있다. 야외전시원은 야생화학습원, 관목원, 국화원, 숙근초원, 가야산자생식물원 등 다섯 가지 테마로 구성되었다. 온실은 수생식물원, 식용식물원, 향기식물원, 관상식물원, 양치식물원, 약용식물원 등 여섯 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사계절 내내 꽃들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다.

■문의 성주가야산녹색체험마을 011-473-8636 ■연계 여행지 법수사지 삼층석탑, 한개마을, 세종대왕자태실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왜관나들목-제2왜관교-33번 국도-성주군 월항면-성주읍-수륜면 백운리 ■맛집 왜관식당(청국장, 932-9554), 꿩샤브샤브(꿩요리, 932-4037), 성주포동이숯불가든(참외씨 돼지고기, 931-0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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