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쇠고기가 삼겹살을 울리네
  • 김미영 창업전문 프리랜서 (may424@hanmail.net))
  • 승인 2007.10.2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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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맛있게 특화된 ‘쇠고기 전문점’ 인기…웰빙 등 다양한 컨셉트로 눈길 끌어

 
2007년 창업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아이템은 단연 쇠고기 전문점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이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면서 등장하기 시작한 쇠고기 전문 프랜차이즈 수가 올해 30여 개를 훌쩍 넘어섰을 정도이다. 대부분 1인분(1백50g) 5천~1만원의 저가 음식점으로 ‘삼겹살보다 싼 쇠고기’라는 컨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시장에 먼저 진입한 선발 업체는 ‘오래드림’ ‘우스’ ‘우쌈’ ‘짚다리골’ ‘아지매 숯불구이’ 등 10여 개 브랜드이다. ‘우쌈’은 유기농 야채를 함께 제공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아지매 숯불구이’는 매장 내에 음이온 발생기를 설치해 놓음으로써 숲 속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것과 같은 상쾌함을 연출해 매출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스’는 소갈비살, 안창살 가격 연동제로 눈길을 끌고 있다. 공급 물량과 시장 상황에 가격을 연동시켜 소비자들은 언제든지 7천5백원을 넘지 않는 가격으로 쇠고기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오래드림’은 고기 유통 전문 회사 에이미트에서 운영해 물류 공급이 안정적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먼저 출발한 업체들이 호주·뉴질랜드산 원육으로 일찌감치 저가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면 후발 업체는 좀더 다양한 차별화 전략으로 선발 업체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한우 전문점들도 거품 빼고 경쟁력 강화 ‘박차’
행복추풍령에서 시작한 ‘소가미소’는 참숯을 사용하고, 푸짐한 밑반찬을 제공하는 등의 차별화 요소를 부각하고 있다. 이에 반해 ‘소뜨레’는 1인분 8천~1만2천원 선으로 가격이 조금 높은 편. 허브 소금, 허브에 절인 고기 등 허브를 주요 테마로 젊은 층과 여성층을 공략하고 있다. ‘투삼겹’은 호주산 쇠고기를 직수입·직가공·직유통 등 ‘3직 시스템’을 통해 가맹점에 공급해 쇠고기 삼겹살 1인분(1백50g) 3천5백원, 샤브샤브 1인분 5천원이라는 최저가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원할머니보쌈도 쇠고기 전문점 ‘별난소문’을 시작했다. 고품질의 고기를 중저가(1인분 1만2천~1만5천원 선)로 판매하는 매스티지 점포를 표방하고 있다.
한우 전문점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지자체와 함께 공동 브랜드를 출시하거나 한우 판매인증점 수를 늘리고 가격 거품을 걷어내는 등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농협 목우촌에서 출시한 한우 전문점 ‘웰빙마을’은 1등급 이상의 한우 고기를 1인분(2백g) 2만4백원에 제공하고 있다. 정육점과 식당을 동시에 운영하는 ‘정육 식당’의 형태로 손님들은 1인당 2천~3천원의 입장료를 내고 정육점 판매 가격으로 한우를 제공받는다. 한우 판매인증점 횡성한우프라자는 전용 사료 개발, 유통 체계화, 쇠고기 이력 추적 시스템 및 도축장과 육가공장 인증제 등으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명품한우가 1인분(1백80g)에 4만원이다. 다른 부위를 선택하면 이보다 1만∼2만원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다. 안심·채끝·치마양지·차돌박이·부채살·아롱사태가 들어가는 모듬(1백80g)은 2만6천원.
‘다하누촌’은 프랜차이즈 NH그룹이 강원도 영월 주천면에 개설한 한우 전문점이다. 한우 3백g(모듬)의 가격은 8천원. 영월 축산 농가에서 소를 사서 도축한 뒤 소비자에게 넘기는 방법으로 유통 마진을 줄였다.
활발하던 저가 쇠고기 전문점 시장은 지난 10월5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 검역 과정에서 등뼈가 발견된 검역이 중단되는 등 현재는 주춤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수입 의지가 강해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수입 재개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저가 쇠고기 전문점은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과 물량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좀더 시장을 지켜보고 신중히 결정할 것을 조언했다.
또 가격 파괴로 발생하는 매출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광우병 파동 등 추가 위험 요소 발생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등 사전에 치밀한 전략을 준비해둘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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