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보지마, 우리 제대로 떴다구”
  • 반도헌 기자 bani001@sisapress.com ()
  • 승인 2007.12.1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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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아용 3D 애니메이션, 독창성·차별성으로 사랑받아

 
디즈니 캐릭터인 미키 마우스나 푸우와 루니툰 캐릭터인 벅스 버니 등은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은 캐릭터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캐릭터만큼이나 유명한 원작 애니메이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사랑받고 있는 한국 캐릭터인 뽀로로 역시 <뽀롱뽀롱 뽀로로(이하 뽀로로)>라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알려졌다.
이에서 보듯이 캐릭터를 알리는 데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성공적인 애니메이션이다. 물론 오리지널 캐릭터에서 시작한 뿌까, 깜부처럼 애니메이션에서 출발하지 않고 성공을 거둔 예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경우도 캐릭터 성공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제작에 나설 정도로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뽀로로>가 성공한 이후 한국 애니메이션에는 유아용 3D 애니메이션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성공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는 작품들을 보면 3D 애니메이션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나름대로의 독창성과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
2007 대한민국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대상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선물공룡 디보(이하 디보)>, <빼꼼의 머그잔 여행(이하 빼꼼)>, <크리스탈 요정 지스쿼드(이하 지스쿼드)> 역시 이러한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디보>는 <뽀로로>와 마찬가지로 유아용 3D 애니메이션이다. 폭신폭신한 봉제 세상인 코지랜드에 사는 보라색 선물 공룡 디보와 봉제 인형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친구들의 이야기라는 내용 면에서도 <뽀로로>와 닮은 구석이 있다. 이는 <디보>를 기획·제작한 오콘이 <뽀로로>의 제작에 참여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같은 대상, 같은 장르를 선택했음에도 <디보>는 <뽀로로>와는 분명 다르다.
<디보>의 독창성은 봉제 세상에서 벌어지는 봉제 인형들의 얘기라는 점에 있다. 유아용 3D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차가운 질감이다. <디보>는 봉제 인형이라는 설정으로 부드러운 질감을 구현해냄으로써 이러한 약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또한 캐릭터 라이선싱 사업의 가장 기본이 되는 봉제 완구 제작에서도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게 되었다.

틈새 공략 등 작품마다 개성 뚜렷해

애니메이션 부문 외에 캐릭터 부문에서도 우수상을 수상한 <빼꼼>은 북극에 살던 빼꼼이 도시로 오면서 왕성한 호기심과 특유의 덜렁거림으로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그린 3D 애니메이션이다. 유아용 애니메이션이지만 연령대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빼꼼>에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어수룩한 빼꼼이 만들어내는 우스꽝스런 상황을 슬랩스틱으로 풀어내는 모습이 <미스터 빈>을 연상시킨다. 넘어지고 부딪치는 슬랩스틱 액션이 펼쳐지지만 애니메이션 장르의 판타지적 특성이 보는 이의 거부감을 없애준다. 단순한 색상과 특징적이지 않은 생김새를 지녔지만 애니메이션의 높은 완성도가 빼꼼이라는 캐릭터의 성공을 가져왔다.
<지스쿼드>는 전형적인 여아용 변신 요정물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서로 다른 능력을 지닌 세 명의 여자 캐릭터가 변신해 문제를 해결하는 구도는 우리가 일본 애니메이션들을 통해 익히 보아왔던 것들이다. <지스쿼드>의 독창성은 이를 3D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데 있다. 거의 대다수 일본 애니메이션은 여전히 2D로 제작되고 있다. <지스쿼드>는 이런 틈새를 잘 공략했다.
이와 같이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는 3D 애니메이션이라는 공통점 안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아이코닉스의 신창환 이사는 최근의 애니메이션의 경향에 대해 “각기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다양성에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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