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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좋은 프로축구 올해는 좀 즐기겠소

개막전 17만명 동원, 흥행 예감 2008 K-리그 관전 포인트

한준희 (KBS 해설위원·<풋볼위클리> 편집장) ㅣ 승인 2008.03.17(Mon) 15: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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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지난 3월3일, 부산의 새내기 황선홍 감독이 합동 기자회견장에서 모두를 대표해 ‘페어플레이 선서’를 하는 것으로써 9개월여의 대장정이 사실상 막을 올렸다. 첫 라운드부터 개막전 최다인 17만 관중을 불러 모으며 골 폭죽을 쏘아올렸던 2008 K-리그. 2008 K-리그를 흥미롭게 만드는 갖가지 대목들을 짚어본다.

올해 축구장에서 변화하는 것들
근자에 이르러 K-리그 최대의 화두는 역시 6강 플레이오프 제도이다. 지난해 정규 리그 5위 포항이 포스트시즌에서 파죽지세의 우승을 거머쥠으로써 기술적 보완책의 강구는 사실상 필연적 귀결로 예상되어왔다. 물론 포항의 우승은 그 자체로 박수받아 마땅한 것이었으나, 다른 한 편으로 정규 리그에서 탁월한 성적을 거둔 클럽에게 장기간 시즌 운영에 들인 노력의 대가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존재했다. 그래서 올 시즌에는 포스트시즌의 기간이 대폭 줄어든다. 6강 플레이오프가 11월22일에 시작되고 챔피언 결정 2차전이 12월7일에 펼쳐진다. 상위팀의 공백기는 줄어들고 하위팀의 체력 소모는 늘어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 2장(종전 3장)의 경고 누적시 출장정지를 적용함으로써 하위 팀들의 잠재적 부담을 가중시켰다. 또 2009년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의 확대를 전제로, 정규 리그 1위 팀에게도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부여해 적어도 ‘빈 손’으로 시즌을 마치는 일은 없도록 했다.
각 클럽 지도자들도 모두 인지하고 있듯이, 2008 시즌의 또 다른 중요한 화두는 ‘페어플레이’이다. 올시즌에는 지난해 벌어졌던 각종 불미스러운 상황들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경고와 퇴장에 따른 제재금이 무려(?) 다섯 배씩 상향 조정되었다. 예를 들어 한 경기에서 경고 1회 후 레드카드를 받을 경우의 제재금이 기존 30만원에서 1백50만원으로 대폭 오른 것. 모든 일에 ‘돈’이 능사는 아니지만, 깨끗한 경기 진행으로 팬들의 사랑을 끌어내야 한다는 프로축구연맹의 문제 인식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러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은 제재금의 인상 말고도 더 있다. 새로 선임된 곽영철 상벌위원장은 대검 강력부 부장을 지낸,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의 법조인 출신 상벌위원장이다. 페어플레이로 가득 찬 그라운드, 징계 수위 등을 둘러싼 논란이 자취를 감춘 K-리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유럽에서는 감독들의 설전 및 심리전이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1백50% 높여주는 요소이다. 알렉스 퍼거슨(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르센 벵거(아스날)-조세 무리뉴(전 첼시)의 ‘삼각 대결’은 종종 경기 그 자체보다 더 큰 흥미를 자아낸다. 물론 우리는 그네들의 문화를 따라야 할 필요가 없으며 그것이 모범 답안인 것도 결코 아니지만, 경기가 벌어지기 전 국민적 관심을 증폭시키는 감독들의 대결 구도는 그 자체로 동서고금을 막론한 프로축구 일반의 흥미로운 요소라 할 만하다.
유럽과 같은 ‘독한’ 설전을 기대할 수는 없겠으나 그래도 올시즌의 K-리그는 이러한 요소를 상당 부분 충족시킬 전망이다. 허정무 감독(전 전남)이 대표팀으로 옮겨감에 따라 ‘차범근(수원) 대 허정무’라는 카드 한 장이 사라졌지만, 감독 대결의 흥미로운 카드가 그 어느 때보다 많다.

   
 
ⓒ연합뉴스
 
 
황선홍 감독 데뷔 등으로 ‘감독 열전’도 볼만
지난해 대전의 드라마틱한 6강 합류를 이끌었던 김호 감독은 여러 지도자들과의 다채로운 인연으로 이러한 구도의 중심에 자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호 대 김정남(울산)’ ‘김호 대 조광래(경남)’ ‘김호 대 차범근’ ‘김호 대 황선홍’의 카드가 모두 팬들의 구미를 당기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차범근 감독 또한 예외일 수 없다. 지난해에 이은 차범근 대 귀네슈(서울)의 자존심 승부, 그리고 한국 대표 스트라이커 계보 상의 ‘차범근 대 황선홍’ 카드가 언론의 지면을 뜨겁게 장식할 전망이다. 스틸야드의 영웅 파리아스 감독(포항) 역시 ‘파리아스 대 알툴(제주)’ ‘파리아스 대 귀네슈’라는 흥미로운 매치업들로써 팬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물론 지난해 우승팀과 정규 리그 1위팀의 자존심을 놓고 격돌할 ‘파리아스 대 김학범(성남)’ 카드 또한 놓칠 수 없는 한 판. 뿐만 아니라 돌아온 ‘외룡사마’ 장외룡 감독(인천), 반란을 꿈꾸는 ‘강희대제’ 최강희 감독(전북), 지난 시즌을 뒤흔든 ‘항서매직’의 박항서 감독(전남)도 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은 인기 감독들이어서 2008 K-리그의 벤치를 감상하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 즐겁다.
시즌 초반 이른바 전문가들이 내놓는 판도 예상을 나중에 돌이켜볼 경우, 하나같이 별로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는 유럽 리그에서도 예외가 아닌데, 예를 들어 전문가들의 예상이 언제나 옳았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도대체 올드 트래포드에 지금껏 머무를 수가 없다. 팀 개혁 실패와 성적 부진에 따라, 벌써 몇 차례 경질당하고도 남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 경기 한 경기의 승부 예측이 유럽 리그보다 힘든 K-리그에서 시즌 전체를 예상하기란 따라서 더욱 어렵다. 게다가 6강 플레이오프라는 특수성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최종 우승팀을 알아맞히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어찌되었건 허망한(?) 예측을 기술하자면 다음과 같다. 일단 올시즌에도 이른바 ‘빅클럽’의 6강 진입은 기본적으로 예상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구단의 재정적 규모 및 액면가의 전력에서 다른 클럽들을 능가하는 성남, 수원, 울산, 서울이 포함된다. 그리고 이들과 더불어 6강을 노릴 만한 가장 강력한 두 후보는 역시 지난 시즌 챔피언 포항과 과감한 선수 영입으로 화끈한 변화를 꿈꾸는 전북을 들 수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이 6강 예상은 대담한 유형의 것은 결코 아니다). 물론 이들에게도 변수는 있다. 특히 두두(성남), 에두(수원), 데얀(서울), 데닐손(포항) 등 외국인 공격수들의 경기력 여부는 각 클럽의 성패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이다. 정규 리그를 이끌어가는 능력에서는 여전히 성남과 수원이 다소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막상 포스트시즌이 시작되면 선발 라인업의 면면이 매서운 울산, 서울, 포항, 전북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있다.
다음으로, 6강의 바로 아래에서 호시탐탐 6강 진입을 꿈꾸어 볼 만한 클럽으로는 전남과 부산을 꼽고 싶다. 부산의 경우는 꽤나 대담한 예측일 수 있다. ‘황선홍-안정환’이라는 화제의 영입이 있었음에도 지난해 13위에 그쳤던 미흡한 경기력에다 확실한 외국인 공격수의 부재가 여전히 부산을 하위권으로 분류하도록 유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로 하여금 부산을 만만치 않은 세력으로 지목하게끔 한 가장 큰 원동력은 ‘초보 감독’ 황선홍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부산의 병폐들을 짚어냈다는 사실. 정성훈·김창수의 영입도 나쁘지 않은 데다 안정환·이강진의 활용법 또한 매우 적절해 보인다. 선수단 전체의 ‘신바람’만 지속될 수 있다면, 부산의 돌풍이 불가능해 보이지만은 않다.
올해에는 대부분 시민 구단들의 쉽지 않은 행보가 예상된다. 이들의 대체적인 공통점은 ‘공격’에서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는 것. 뽀뽀(가시와 레이솔)와 까보레(FC도쿄)는 경남을 떠났고, 데얀은 인천을 떠났으며, 데닐손이 대전을, 루이지뉴(울산)가 대구를 떠났다. 물론 정윤성과 이용승(이상 경남), 라돈치치와 보르코(이상 인천), 김민수와 곽철호(이상 대전), 이근호와 에닝요(이상 대구) 등에게 기대를 걸 수 있지만, 떠나간 선수들이 선보였던 만큼의 ‘꾸준한 위협’을 상대 수비에 제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들 시민 구단은 ‘대표 선수 많은’ 제주와 더불어 어려운 싸움을 펼칠 법하다. 한편, 올해로 광주시와의 연고 계약이 마감되는 까닭에 ‘광주 상무’의 형태로 K-리그에 임하는 최후의 시즌이 될 공산이 큰 광주는 올시즌에도 최약체의 운명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올시즌 필자의 예상 구도는 ‘6-2-5-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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