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정당’ 싹 안마당에 틔울까
  • 김갑수 (디트뉴스24 기자) ()
  • 승인 2008.03.3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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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 자유선진당 ‘올인’…과반 석권 노려

 
충청권은 선거 때마다 최대 격전지로 꼽혀왔다. 영·호남과는 달리 특정 정당 또는 후보에 몰표를 주는 투표 성향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가에서는 “충청 표심을 가져가야 이긴다”라는 말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4·9 총선 역시 집권여당인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그리고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선진당 간의 치열한 접전이 진행 중이다.
충청권에서 만큼은 ‘영원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집권 여당의 프리미엄을 최대한 살리며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세 개 광역 자치단체장을 당선시켰고, 정권 교체까지 이루면서 한나라당 후보들은 ‘최대의 호기’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나라당은 특히 대전·충남·충북에 대한 철저한 ‘분리 전략’을 펼치는 분위기다. 자칫 하나로 묶여 선거가 치러질 경우 자유선진당 바람이 충북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당시 열린우리당으로 충청권을 석권했던 통합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견제론’을 내세우며 강한 야당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충청권에서만큼은 통합민주당의 선거 전략이 먹히지 않고 있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선진당 역시 똑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민주당은 충청권 24개 지역구 중 네 곳에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자유선진당은 ‘충청 홀대론’과 ‘견제론’을 동시에 내세우며 충청을 기반으로 한 전국 정당의 꿈을 이번 총선에서 이루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이회창 총재가 홍성·예산에서, 심대평 대표가 공주·연기에서 동시에 출마했다. 각각 충남 서북부 벨트와 남중부 벨트를 공략하며 대전을 넘어 충북으로 자유선진당의 바람을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이번 총선에서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할 경우 향후 진로가 불투명해질 것을 우려한 자유선진당의 충청권 공략이 거세다.
충청 지역 유권자들로서는 이번 선거에서는 두 가지 선택이 주어진 셈이다. 한나라당의 희망대로 ‘힘 있는 여당 후보’를 많이 당선시켜 지역의 이익을 가져올 것인지, 아니면 ‘지역주의 정당’의 비난 속에서도 자유선진당을 선택해 충청권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할 것이냐가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따지면 통합민주당의 설 자리는 상대적으로 작아 보인다. 다만 대전·충남과 충북의 상황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선진당 10~12석, 한나라당·민주당 각각 4~6석 예상

최대 접전지는 한나라당 강창희 후보와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이 맞붙은 대전 중구와 한나라당 김호연 후보와 자유선진당 박상돈 의원이 경쟁 중인 천안 을이 꼽힌다. 충북에서는 충주와 청주 상당에서 통합민주당 현역 의원인 이시종·홍재형 의원을 상대로 한나라당 윤진식·한대수 후보가 각각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한나라당 심규철 후보와 자유선진당 이용희 의원이 대결 중인 옥천·보은·영동도 관심 지역이다.
현재의 충청권 판세로는 이번 총선에서 총 24개 지역구 중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각각 4~6석, 자유선진당은 10~12석 정도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 때마다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며 쉽사리 속내를 밝히지 않고 있는 충청 표심의 향방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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