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망 불확실한 때 정기 투자 전략이 제격
  • 공성율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재테크팀장·CFP) ()
  • 승인 2008.07.2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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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활용한 투자 전략은 적립식 펀드의 전략으로도 유명한데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이 일반 투자자에게 추천한 투자 전략이기도 하다. 일정한 기간과 금액을 정해서 주식이나 펀드 등 투자 자산에 꼬박꼬박 투자하는 방식을 말하는 이 전략은 일종의 분할 매입 방식으로 위험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기간에 걸쳐 투자가 이루어지는 데다 가격이 낮을 때에는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어 평균적인 매입 단가를 낮추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타이밍 조절 가능해 유리

정기 투자 전략의 원리는 간단하다. 우리가 어떤 대상에 투자를 할 때 수익을 가장 많이 낼 수 있는 방법은 결국에는 가장 쌀 때 사서 가장 비쌀 때 파는 것인데, 문제는 누구도 저점과 고점을 확신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정기 투자 전략은 투자 시점을 분산시키므로 잘못된 시기에 투자하는 것을 방지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위의 투자 사례에서도 보듯이 2007년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 전망을 믿고 투자 시기를 늦추었던 투자자들이 만일 연초부터 정액으로 분할 투자했다면 예상과 달리 주식시장이 급등해서 투자 타이밍을 놓쳤던 잘못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정기 투자 전략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의 도구는 아니다. 이 투자 전략이 손실을 방지하는 데 결정적인 방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투자 자산 가격이 계속 하락하게 되면 이 투자 전략도 손실을 피할 수 없으며, 반대로 지속적으로 오르게 되면 목돈으로 일시에 투자하는 경우보다 수익률에서 뒤지게 된다. 하지만 어떤 시장도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해서 오르거나 내리는 경우는 없다. 등락을 반복하며 구체적인 움직임을 확정해 가는 것이 시장의 모습임을 생각할 때 정기 투자 전략은 유효한 것임에 틀림없다.

올해 들어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랭하면서 주식 가격이 많이 내려가다 보니, 기존 투자자들은 속이 쓰리겠지만 신규 투자자들은 현재 투자 욕구를 많이 느끼고 있다. 하지만 신규 투자자들도 가격적으로는 분명히 매력을 느끼고 있으나 시장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쉽게 투자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적합한 투자 전략이 정기 투자 전략이 아닐까 생각된다. 시장 반등 시점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회복된다는 믿음만 있다면 일시에 투자하지 않고 일정 기간 분할 투자해 위험을 효율적으로 줄이면서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는 것이다.

시장은 예상치 못한 여러 변수 탓에 전문가들도 정확히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한 시장을 일반 투자자들이 무리하게 이기기 위해 섣불리 예측하려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어리석은 짓일 수 있다. 투자 고수가 될 수 없다면 차라리 정기 투자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처음 투자했던 시점보다 시장이 하락했음에도 오히려 양호한 수익이 발생하는 믿지 못할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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