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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연예계 사정 칼바람 밤무대로 파고든다

경찰, 유흥업소에서 입수한 장부 국세청에 넘겨 국세청, 연예인 100여 명 탈세 여부 조사 진행 중

김지영 ㅣ young@sisapress.com | 승인 2008.08.26(Tue) 16: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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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획사의 방송사 PD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연예계를 강타할 또 하나의 태풍이 몰려오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1년여 동안 전국의 대형 나이트클럽을 비롯한 야간 유흥업소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경찰의 주요 수사 대상은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야간 업소. 유명 가수와 탤런트, 개그맨 등이 밤무대에 출연하는 과정에서 불법성이 있었는지 조사하기 위한 것이었다.장기간의 수사 끝에 경찰은 연예기획사가 소속된 연예인들을 야간 업소에 출연시키는 과정에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그리고 검찰은 야간 유흥업소에 연예인을 출연시키는 연예기획사에 철퇴를 내렸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지난 7월28일 직업소개소로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유명 가수 등을 나이트클럽 등 야간 유흥업소에 출연시킨 혐의로 유명 가수 장윤정과 박현빈이 소속된 인우기획 대표 홍 아무개씨 등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직업소개소 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연예인들을 야간 유흥업소에 소개해 출연시켰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바로 ‘직업안정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검찰은 “홍씨 등이 ‘근로자 공급 사업자’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2004년 1월부터 2007년 7월까지 유명 가수들을 전국 각지의 나이트클럽에 출연하도록 소개해주고 출연료의 10%인 7억6천만원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근로자 공급 사업’은 ‘공급 계약에 의해 근로자를 타인에게 사용하게 하는 사업’을 가리킨다. 검찰은 야간 업소에 출연시켰던 연예인 등을 근로자로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연예기획사는 모두 노동부에서 근로자 공급 사업자로서, 다시 말해 직업소개소 운영자로서 허가를 받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 불구속 기소된 기획사 관계자들이 검찰의 수사 결과에 반박하고 나섰다. 인우기획 대표인 홍씨 등은 “우리나라의 어떤 연예기획사도 근로자 공급 사업자(직업소개소)로 등록하고 사업을 하지는 않는다”라고 맞서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연예계에서도 검찰 수사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동안에는 직업소개소 허가를 받지 않고서도 연예인들을 야간 업소에 출연시키는데 별 문제가 없었는데, 왜 이제 와서 그것을 문제 삼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탤런트 이 아무개씨는 “자신이 소속된 기획사를 통해 야간 업소에 출연한 것이 어디 하루이틀 일인가. 새삼스럽게 지금 그 문제를 들추는 까닭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서 방송국과 연예인들을 손보기 위한 차원에서 나온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라고 말했다. 결국 기획사에 소속된 연예인들의 밤업소 출연이 불법인지 여부는 법정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검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유명 연예인들의 야간 업소 출연료를 ‘살짝’ 공개했다는 것이다. 언론 보도도 여기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그러면서 세인들의 관심은 검찰 기소와 관련된 내용보다는 연예인의 밤무대 출연료에 쏠렸다. ‘가수 ○○○은 얼마를 받는다더라, □□□는 얼마밖에 못 받는다고 하더라’는 식으로 ‘술안주용’이 되어버렸다.

국세청 관계자 “자료 너무 방대해 몇 달은 걸릴 것”

그런데 밤업소에 출연하는 연예인과 기획사 관계자들에게는 짙은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이번 사건이 단순히 검찰이 공개한 대로, 연예인 누가 얼마를 받았다는 것을 알리는 선에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연예기획사와 야간 업소 간의 커넥션’을 수사한 결과를 검찰에 송치하면서 동시에 국세청에도 관련 자료를 넘긴 것으로 확인되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경찰은 나이트클럽 등을 수사하면서 영업 장부 등을 대량 압수했다. 이 장부에는 해당 업소에 출연하는 연예인에게 얼마의 출연료를 지급했는지도 자세히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공개했던 일부 연예인의 출연료는 경찰이 압수했던 장부에 기록되어 있던 금액이다.

그런데 경찰이 해당 자료를 국세청에 넘김으로써 야간 유흥업소와 연예기획사 그리고 업소에 출연했던 연예인들이 세금을 제대로 냈는지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경찰이 보낸 자료가 워낙 방대해서 최소한 몇 개월 동안은 조사를 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사저널>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경찰이 밤업소에서 압수한 장부에는 무려 100여 명의 연예인 명단이 올라 있다. 이에 대해 정통한 소식통은 “검찰이 지난 7월에 공개했던 밤업소 출연 연예인들(신정환·김건모·이승철·조성모·김종국·현영·장윤정 등 20여 명)은 일부에 불과하다. 공개된 출연료도 극히 일부분이다. 하지만 경찰이 국세청으로 넘긴 자료에는 5년 동안 100여 명의 연예인이 밤업소에서 얼마를 받았는지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연예인 100여 명이라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스타급 연예인은 거의 다 포함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검찰이 지난 7월 말 공개했던 자료는 밤업소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국세청 조사의 강도를 가늠하기 위해 우선 연예인이 출연하는 한 유흥업소 관계자의 설명을 들어보자. “업소들이 기록하고 있는 수입·지출 장부에는 연예인 출연료도 당연히 적혀 있다. 만약 한 연예인이 한 번 출연하는 데 실제로 1천만원을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연예인이나 소속 기획사 등은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5백만원만 출연료로 받았다고 줄여서 세무서에 축소 신고할 것이다. 하지만 국세청에서 업소의 장부 내용을 보게 되면, 실제로 1천만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들통나게 될 것이고, 거기에 맞는 세금을 제대로 냈는지 따져보면 기획사나 연예인이 탈세를 했는지는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관계자의 설명처럼, 밤업소에 출연하는 모든 연예인이나 기획사가 출연료를 축소해 신고함으로써 탈세를 했다고 성급하게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세청의 조사 결과는 연예계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가끔 연예인 탈세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에는 주로 음반 판매 수입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밤업소에 출연하는 100여 명의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세금을 제대로 냈는지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조사 결과에 따라, 탈세 혐의가 드러나는 ‘스타급’ 연예인이나 대형 기획사 등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일부는 연예계를 떠나는 사태까지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검찰은 연예기획사로부터 금품 로비를 받은 의혹을 사고 있는 방송국의 국장급 PD들을 줄줄이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리고 해당 연예 기획사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획사 관계자들은 검찰 소환에 불응한 채 대부분 잠적한 상태다. 지금까지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방송국 PD는 4~6명 정도이며, 기획사대표는 7~8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사 대표 가운데는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 연예인 출신들도 포함되어 주목된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대형 연예기획사 대표인 ㅇ씨는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5~6천만원어치의 칩을 구입해 방송국 PD들에게 뿌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 국세청의 탈세 조사로 향후 연예계에 큰 파문이 예상된다.
ⓒ시사저널 황문성

검찰, 유명 가수 장남의 기획사-PD 간 브로커 혐의 포착

이에 대해 해당 PD들은 검찰 조사에서 “카지노에서 내 돈으로 칩을 사서 그것으로 돈을 딴 것이다. 절대로 로비를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진술하며 발뺌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유명 중견 가수의 장남인 ㅈ씨가 연예기획사와 방송국 PD를 연결시켜주는 브로커 역할을 한 혐의를 포착했다. ㅈ씨가 기획사로부터 돈을 받아 PD들에게 전달했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하지만 ㅈ씨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잠적했다. 이에 검찰은 ㅈ씨의 아버지인 유명 중견 가수에게 “ㅈ씨한테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설득해달라”라고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방송국 PD들의 비리에 대한 수사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불거져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연예인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수사 대상과 규모가 과거에 비해 훨씬 방대하다. 검찰의 ‘PD-기획사 커넥션’ 수사에 이어 세무 당국의 연예인과 기획사 등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 조사가 앞으로 연예계에 어떤 파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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