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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씬한 노인 뼈가 위험합니다”

임승길 연세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 골다공증, 편식·소식하는 저체중이 ‘적’

노진섭 ㅣ no@sisapress.com | 승인 2009.03.03(Tue) 03: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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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임준선

나이가 들면 다른 장기처럼 뼈도 늙는다. 뼈 조직은 평생 반복적으로 없어지고 새로 생기는데, 나이가 들수록 뼈가 없어지는 속도가 새로 생기는 것보다 빨라진다. 골밀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뼈에 구멍이 생기는 골다공증으로 진행한다.

이 질환은 일종의 노화 현상이므로 누구에게나 생기지만 연령에 비해 빠르게 그리고 심하게 진행되는 경우라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골절되면 일상생활이 불편해지거나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골다공증 치료는 골절 예방이나 마찬가지로 받아들여진다.

임승길 연세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골다공증의 심각성이 사회적으로 인식되지 않았던 20여 년 전부터 이 질환의 치료와 연구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대한골다공증학회를 만들어 이 질환 예방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치료법 개발에 앞장선 국내 최고의 전문의이다. 임교수로부터 최신 골다공증 치료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골다공증의 발생 원인은 무엇인가?

첫 번째로 나이를 꼽을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뼈도 노화되기 때문이다. 여성호르몬과 관계가 있어서 남성보다 여성이 이 질환으로 고생하는데, 특히 폐경 이후 급격히 나빠진다. 여성은 날씬해지고 싶은 욕심에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데 저체중도 골다공증의 한 원인이다. 체중이 나가야 골질(骨質)이 촘촘해진다.

흡연과 음주도 골다공증의 적이다. 니코틴과 알코올이 골 형성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게다가 이런 물질은 여성의 폐경을 3년 정도 앞당긴다고 보고된 바 있다. 

서양인이 동양인보다 골다공증에 잘 걸리는데 식습관과 생활 습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의 식습관과 생활 습관이 서구화하면서 골다공증이 늘어나고 발병 연령도 더 낮아지고 있다.

골다공증은 단순한 노화 현상인가?

스펀지처럼 뼈에 작은 구멍이 많아져서 쉽게 부러지는 상태가 되는 것이 골다공증이다. 65세 이상 노인의 3분의 1에서 발병하는 노인질환이므로 누구에게나 생기는 노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뼈 조직은 반복적으로 없어지고 생긴다. 뼈가 없어지는 것을 ‘골 흡수’라고 하며, 뼈가 생기는 것을 ‘골 형성’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골 흡수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골밀도는 떨어진다.

문제는 골절이다. 특히 손목뼈, 척추, 고관절은 사소한 충격에도 부러질 정도로 약해진다.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 골다공증을 치료해야 한다.

골다공증이 심해져서 장기간 누워 지내는 경우도 생긴다. 이때 폐렴, 요로감염, 욕창, 근육 손상 등의 합병증이 발생해 병세가 나빠지거나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노화 속도를 10년만 늦추어도 삶의 질은 확연히 달라진다.

노화 속도를 늦추려면 ‘골 흡수 억제’와 ‘골 형성 촉진’ 중에서 어떤 것이 효과적인가?

아쉽게도 현재로서는 골 흡수를 억제하는 약이 많아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골 흡수 억제제는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의 활동을 억제해서 골 흡수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유일한 골 형성 촉진제가 부갑상선호르몬제이다.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의 기능을 유지해 골밀도를 증가시키는 효과를 낸다. 앞으로 골 형성 촉진제뿐만 아니라 연령, 폐경, 영양 부족, 저체중 등 골다공증의 원인에 맞춘 약이 개발되면 지금보다 세밀한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다. 

약물요법뿐만 아니라 약을 사용하지 않고 치료하는 비약물적인 치료법도 연구되어야 한다. 더 구체적인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예를 들어 진동벨트 마사지가 골밀도를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골 흡수 억제제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는데.

약 성분이 뼈에 축적되는 부작용이 있다. 어떤 약은 5년 동안 투여하면 1회분 약의 25%가 뼈에 축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축적된 약 성분은 오히려 뼈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 골절이 생길 수 있다. 체내에 축적되지 않으면서도 효과가 오래가는 약이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골다공증 치료제로 여성호르몬제도 거론되는데, 유방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한 후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해야 한다.

남성호르몬제가 대안이 될 수는 없나?

남성호르몬제도 개발되어 있다. 그런데 이 약은 뼈뿐만 아니라 근육까지 발달시키므로 여성 환자는 사용을 꺼리게 된다. 최근에는 뼈에만 효과가 나타나도록 하는 ‘선별 안드로겐 수용체조절인자(SARM)’가 있는 남성호르몬제도 개발되고 있다.

파골세포보다 조골세포를 더 많이 만들면 치료 효과가 좋을 것 같다.

뼈를 없애는 파골세포와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는 골수에서 만들어진다. 이때 세포가 파골세포가 아니라 조골세포로 분화하도록 유도하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 연구가 성공하면 골다공증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다.

식이요법에 의존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양파, 콩, 파슬리 등은 골 흡수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연 상태보다는 정제된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자연 상태의 식품에는 독소나 불순물이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좋은 식품이라도 환자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 특히 폐경 전 여성에게 건강보조식품은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녹용도 뼈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치료제로 사용할 정도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운동을 하면 골밀도 증가 효과를 볼 수 있나?

결론부터 말하면 폐경 후 여성에게 운동은 골다공증 치료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운동하는 사람과 운동하지 않은 사람의 골밀도를 비교해보니 별 차이가 없었다. 대신 혈액검사와 골밀도검사를 정기적으로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사가 운동을 권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골다공증 치료에 큰 도움은 안 되지만 운동은 골질을 좋게 한다. 한마디로 골절 예방에 좋다는 말이다. 조금 빨리 걷기를 추천한다. 그러나 마라톤은 오히려 뼈에 무리를 줄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수영은 관절에는 좋지만 골질과는 무관하다. 중년 이후 갑작스런 운동은 관절, 근육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운동량을 점차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  

골다공증 예방을 언제 어떻게 해야 효과가 있나?

뼈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1~2학년까지 즉, 성장기에 60%가 형성된다. 이 시기에 골밀도를 높여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꼭 이 시기가 아니더라도 골다공증에 걸리기 전이라면 적정 체중을 유지하라고 권하고 싶다. 저체중은 골다공증의 적이다.

골다공증 환자의 식습관을 관찰해보면 대체로 입이 짧아 편식과 소식을 한다. 따라서 칼슘과 비타민D가 풍부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고 모든 식품을 골고루 먹는 식습관이 바람직하다. 조깅, 에어로빅, 웨이트 트레이닝, 테니스 등 중력이 작용해 뼈에 약간의 스트레스를 주는 운동이 좋다.

운동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체조 선수가 이 질환에 잘 걸린다. 잘 먹지 않아 저체중이면서 생리까지 억제(여성호르몬 억제)하고 격한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비타민D 형성에 문제가 생기는 콩팥병에 걸리면 골다공증도 잘 걸리나?

뼈 하면 칼슘인데 칼슘 흡수를 도와주는 물질이 비타민D이다. 결과적으로 뼈의 강도를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콩팥에 이상이 생기면 비타민D 합성에 차질이 생긴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골 흡수가 증가한다. 따라서 신부전 환자는 골다공증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

평소 햇볕을 많이 쬐는 것이 도움이 되는가?

우리 몸은 햇볕과 음식을 통해 비타민D를 합성한다. 햇볕 중에서 피부에 닿는 자외선은 파장의 길이에 따라 자외선A와 B가 있다. 피부에서 비타민D를 만들어 내는 것은 자외선B이다. 자외선B는 단파장으로 물이나 유리창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동차 안에서는 비타민D 합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사실 우리나라 햇볕은 약한 편이어서 비타민D 흡수에 충분하지 않다. 게다가 여성은 햇볕을 피하기 때문에 항상 비타민D가 부족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계란 노른자, 연어, 등푸른 생선, 우유, 치즈와 같은 식품에 비타민D가 있는데 우리나라 식습관을 고려할 때 충분한 양을 흡수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합성 비타민D제를 섭취하는 것이 골다공증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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