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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오리지널 창작물을 더 많이 만드는 장치”

일본에서 ‘원 소스 멀티유즈’란?

이현석 (재일 만화기획자) ㅣ | 승인 2009.04.01(Wed) 09: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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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만화 캐릭터 매장에서는 ‘성공’한 만화의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원 소스 멀티유즈의 선진국인 일본은 만화의 수익 창출 구조가 시스템화되어 있다.

일본 만화가 이윤을 창출하는 시스템은 간단하다. 잡지를 통해 작가와 작품을 발굴하고, 일정 기간 동안 연재를 시키고 이것을 단행본으로 출판해, 투여된 자금을 회수하고 이윤을 남긴다. 또, 이윤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이다. 텔레비전 애니메이션화되고 영화화된 <데스노트>(오오바 츠쿠미-오바타 타케시·슈에이샤), 드라마화된 <검은사기>(타츠하라 타케시·쇼가쿠칸)는 모두 단행본 판매를 늘리기 위한 홍보 전략의 일환이다.

2000년대에 들어 가장 주목받는 만화 출판사로 부각된 스퀘어 에닉스 출판부 다구치 코우지 씨는 2009년 한 행사에 참석해 이렇게 연설했다. “연간 1만여 타이틀이 쏟아지는 출판시장의 현황이나 다른 매체에 밀려서 이전과 같은 홍보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잡지 매체의 현실을 생각해 우리가 가진 만화 타이틀을 좀더 많은 대중이 접하고 있는 텔레비전, 인터넷, 스크린을 이용하는 매체로 이식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실제로 스퀘어 에닉스는 연간 약 10편의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전략을 마련해 매체에 연재되는 만화도 애니메이션 시장을 염두에 두고 기획된다. 스퀘어 에닉스가 내놓은 <강철의 연금술사>는 잡지 연재시 상당한 인기를 얻기는 했지만, 초판은 권당 20만~30만부 발행에 그쳤다. 그러나 이 작품의 잠재성을 높이 산 편집부는, 유력한 애니메이션 제작사에 작품 사용권을 위탁해 장편 텔레비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고, 방송 시작에 맞추어 초판 100만부를 발행했다. 이 전략은 그대로 맞아떨어져, 2009년 현재 시리즈 누계 3천만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이후에 게임화, 애니메이션 주제가 CD, 도시락통 등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만들어내 막대한 2차 이익을 올렸다. 보통 업계에서는 하나의 만화 작품이 애니메이션화를 거치면 단행본 판매가 최대 3배 정도 신장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만화가 아니라, 게임에서 출발해 성공을 거둔 예도 숱하게 많다. 대표적인 예가 <포켓 몬스터>와 <유희왕>이다. <포켓 몬스터>는 비디오 게임으로 처음 등장해, 애니메이션, 만화는 물론 카드를 사서 하는 카드 게임, 장난감 등의 2차 산업으로도 천문학적인 성적을 올렸다. 세계적으로 이 타이틀이 가진 추정 가치는 50억 달러 정도로 평가된다. <유희왕>은 잡지에 연재될 때는 별반 인기를 얻지 못했으나, 카드 게임이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오히려 만화의 인기를 견인했다.

일본에서 원 소스 멀티유즈라는 개념이 생겨난 것은 단순히 하나의 상품으로 최대의 이윤을 뽑아내고자 하는 상업적인 취지에서만이 아니다. 1인 제작 애니메이션 <별의 목소리>를 제작한 프로듀서 하기와라 요시히로 씨는 이런 상황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일본에서 원 소스 멀티유즈란, 제작자들의 부담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오리지널 창작물을 되도록 많이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해서, 편집자·제작자·프로듀서측이 준비하는 하나의 장치인 셈이다. 상업적인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개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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