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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공동 다운로드센터’ 뜬다

지상파 3사, 웹하드·P2P 업체 등의 저작권 침해에 대응해 서비스 추진

반도헌 ㅣ bani001@sisapress.com | 승인 2009.06.16(Tue) 17: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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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사들이 웹하드와 P2P 서비스업체에 적극 대응할 것을 천명하면서 불법 다운로드 시장과 소비자들의 사용 행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화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오던 영상물 불법 다운로드에 대한 제재 움직임에 지상파 방송사가 가세하고 나선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의 인터넷 사업 부문 자회사이자 지상파 콘텐츠의 온라인 판권을 가지고 있는 KBSi, iMBC, SBSi 3사는 지난 5월28일 저작권 침해가 심각한 79개 웹하드 및 P2P 업체들에 대해 저작권 침해 행위 중지 및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요청하는 공문을 내용증명으로 발송했다고 밝혔다. 대상 업체로는 ㈜나우콤(피디박스, 클럽박스), ㈜이지원(위디스크), ㈜한국유비쿼터스기술센터(엔디스크), ㈜아이서브(폴더플러스), ㈜케이티하이텔(아이디스크), ㈜와이즈휴먼네트웍스(엠파일), ㈜유즈인터렉티브(와와디스크) 등 7개의 대규모 웹하드·P2P 업체와 포털사이트 SK커뮤니케이션즈(싸이월드, 네이트), 동영상 UCC 사이트 ㈜엠군미디어(엠군) 등이 포함되어 있다. SBSi의 유하나 홍보 담당자는 “6월15일까지 대상 업체들의 답변서를 받을 예정이다. 방송저작물의 침해 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취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협상을 할 것이다. 방송저작권 보호에 미온적이고 저작권 침해를 일으키는 OSP(Online Service Provider) 업체들에 대해서는 대규모 법적 소송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상파 방송 3사는 공동 다운로드센터를 구축해 3사의 방송 콘텐츠를 한곳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공동으로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 3사는 콘텐츠 요금, 디지털저작권보호장치(DRM) 등에 대한 논의를 거쳐 이르면 올 4분기에는 공동 다운로드 사이트를 개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이트에서 콘텐츠를 다운로드하면 개인 PC는 물론이고 PMP 등의 휴대용 기기를 통해서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방송사는 그동안 각 사별로 자사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VOD)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PC에서만 사용되는 등 사용에 제한이 있어 활성화되지 못했었다.

‘본방 사수’ 시청자 감소한 것에도 영향받아

지상파 방송사는 콘텐츠 제공자로서 막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유료방송 플랫폼이 나올 때마다 지상파 재전송 문제가 화두로 거론되었던 것은 지상파의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가 나서면서 웹하드 및 P2P 시장에 변화 기류가 나타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상파 방송사의 행보에 IPTV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와 콘텐츠 사용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이들이 직접 다운로드 시장에 뛰어들게 되면 강력한 도전자를 만나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다운로드 서비스에 대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았던 지상파 방송 3사가 태도를 바꾼 것은 시청자들의 방송 콘텐츠 이용 행태가 변화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인기 프로그램에 귀가시계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시청자들이 시간에 맞춰 텔레비전 앞으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웹하드나 P2P 서비스를 통해 방송 콘텐츠를 다운로드받아 즐기는 시청자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같은 변화는 ‘닥본사(닥치고 본방 사수)’라는 신조어가 역설적으로 잘 설명해준다. ‘닥본사’는 재방송을 보거나 다운로드받지 말고, 시청률의 지표가 되는 본방송을 시청해 프로그램에 힘을 실어주자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다.

시청자의 변화는 저작권보호센터의 집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분기 동안 온라인에서 불법 다운로드로 가장 많이 적발된 콘텐츠는 MBC의 <무한도전>이었다. <무한도전>이 2천1백31건으로 방송, 영화, 외국 드라마를 통틀어 영상물로는 최고를 기록했고, KBS의 <해피선데이>가 1천86건, SBS의 <아내의 유혹>이 1천94건이었다. 국내외 영화 중 가장 많이 적발된 것은 <레지던트 이블 : 디제너레이션>으로 8백42건에 불과했다. 물론 집계가 적발된 경우를 기준으로 하고 있고, 지상파 방송 콘텐츠가 영화에 비해 몇몇 인기 프로그램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지만, 불법 다운로드 시장의 주류를 형성해나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지상파 방송 3사로서는 더 이상 불법 다운로드 서비스를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영화계에 이어 지상파 방송사가 나섬에 따라 합법적 다운로드 서비스의 정착이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웹하드 및 P2P 업계에서도 다운로드 서비스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힘을 받고 있다. 웹하드와 P2P 업체의 연합인 디지털콘텐츠네트워크협회(DCNA)의 양원호 회장은 “콘텐츠가 유료화되는 기회라면 언제나 환영이다. 첫 만남에서 의견 차로 중단되었던 지상파의 협상이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업자와 협력 관계를 형성하려는 DCNA의 노력은 영화계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DCNA와 영화제작가협회(제협)는 지난 1월15일 공생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5월13일에는 불법 영상물을 걸러낼 공동모니터링센터를 설립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DNA 필터링 기술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파일명이 아니라 동영상 파일 자체를 분석해 걸러내는 DNA 필터링이 도입되면 콘텐츠에 대한 정밀한 관리가 가능해진다. 양원호 회장은 “현재 상당수 영화가 유료화되고 있다. 과거에 대한 보상을 마치고 미래에 발전적인 콘텐츠 유통의 형태를 만들어가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운로드 서비스를 둘러싸고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실타래가 쉽게 풀려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DCNA가 모든 웹하드 및 P2P 업체를 대표하고 있지 않다. 다운로드 서비스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지 않다 보니 불법 다운로드에 의지하는 업체들이 여전히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다운로드 서비스가 합법화되고 양성화되면 다운로드 비용이 올라갈 것이고 소비자들의 저항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저렴하게 이용하는 것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합법이라는 이름으로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지출할 것인지는 미지수이다. 웹하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합법적인 다운로드 시장이 정착하는 데는 가격의 책정이 가장 관건이 될 것이다. 공급자 위주의 마인드로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책정하면 시장이 죽을 수도 있다.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한 편당 5백원의 비용이면 기꺼이 지출하겠다고 한다. 요금이 이보다는 높아야겠지만 몇 배 이상이 된다면 다운로드를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이탈이 확대될 것이다. 다운로드 서비스업자, 저작권업자, 소비자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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