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우리 손으로”
  • 이은지 (lej81@sisapress.com)
  • 승인 2009.06.2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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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생 67%, 사교육 없이 공부 잘하기가 힘들다.’

▲ 학원이 밀집해 있는 상가 건물. ⓒ시사저널 유장훈

최근 언론에서 이목을 끌었던 통계 자료 중 하나이다. 이 자료는 사교육이 공교육의 보완재를 넘어 대체재로 변질되어가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사교육은 정부가 내놓는 정책 몇 가지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선 지 오래다. 그래서 시민단체가 사교육을 잡겠다고 나섰다. 이 통계 자료는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입시 사교육 가이드라인 범국민 약속운동(이하 약속운동)’을 시작하면서 실태 파악을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의 결과였다.

‘약속운동’은 사교육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학생과 부모들이 합리적인 대안을 가지고 연대해 문제를 풀어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송인수 대표는 “당사자들이 사교육 문제를 정부나 힘 있는 기관에서 해결해주기를 바라고만 있었다. 그러나 사교육 광풍이 사그러들기는커녕 점점 심해지는 현실에서 개인적인 자구책을 쓰거나 회피하는 식으로 여기까지 왔다. 당사자들이 대안 세력으로 나서 연대를 할 때가 왔다”라고 강조했다.

이제까지 민간 차원에서 나서 사교육의 적정 수준이 어디까지인지 고민하고 실천 운동을 전개한 사례는 없다. 그만큼 ‘약속운동’에 거는 기대도 크다. 계획은 탄탄하다. 앞으로 3개월간 대국민 설문조사와 전문가 간담회 및 강연 과정을 거친 후 최종 가이드라인을 정리해서 9월에 발표하게 된다.

각 가정의 경제 사정이나 아이의 수학 능력과 진학의 목표점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기준을 제시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사교육 폐해를 잡아보려는 시도로는 충분히 의미를 부여하고 높이 평가할 만하다.

시동은 이미 걸렸다. 합리적인 보완재로 사교육을 어느 선까지 받아들여야 하는지 냉철하게 따져보고 실천하는 일은, 학생이나 학부모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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