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면에 들던 날 하늘은 맑았다
  • 김해·안성모 기자 (asm@sisapress.com)
  • 승인 2009.07.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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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 49재와 유골 안장식 현지 취재 사자바위 아래 묘역에 ‘아주 작은 비석’도 세워져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향인 봉하마을에서 영면에 들었다. 이념 대립도, 지역 갈등도 없는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 영원한 안식을 맞았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7월10일 오전 봉화산 사자바위 아래 마련된 묘역에 안장되면서 고락과 영욕을 마감했다. 간밤에 억수 같은 비를 쏟아낸 하늘이 거짓말처럼 말끔히 개었다. 대신 한여름의 따가운 햇살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 7월10일 고 노무현 대통령의 안장식이 열린 김해 봉하마을 전경. ⓒ시사저널 유장훈

49일이라는 시간은 슬픔을 온전히 추스르기에 짧아 보였다. 새벽부터 시작된 추모 행렬은 안장식이 열리는 동안에도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추모객들은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지켜보면서 눈시울을 적셨다. 일부는 울분을 참지 못해 땅에 엎드려 오열하기도 했다.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남은 가족들도 노 전 대통령이 기타를 치며 <상록수>를 부르는 장면에서 눈물을 참지 못했다.
묘역 위에는 노 전 대통령이 유서에 남긴 대로 ‘아주 작은 비석’이 세워졌다. 그 받침에는 노 전 대통령의 어록 중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는 깨어 있는 국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글귀가 신영복 교수의 필체로 새겨졌다. 비석이 설치된 후 곧바로 시작된 일반 추모객들의 참배는 유족들이 자리를 뜬 이후에도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마을 광장을 지키던 분향소는 전날 자정 마지막 분양을 마치고 철거되었다.

대신 서울광장에서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노제 장면을 배경으로 노 전 대통령이 손을 들어 인사하는 모습을 담은 대형 걸게 사진이 내걸렸다. 오후 3시께 이 자리에서 한명숙 장의위원장을 비롯한 참여정부 인사들이 “슬픔과 아픔을 함께해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는 말로 장례를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 뒤편에는 노 전 대통령이 여전히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 49재를 마치고 정토원에서 나와 안장지로 이동 중인 유족들과 추모객들. ⓒ시사저널 유장훈

▲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인사들이 유족의 뒤를 따라 안장지로 걸어가고 있다. ⓒ시사저널 유장훈

▲ 봉화산 정토원에서 열린 ‘고 노무현 대통령 49재’가 노 전 대통령의 유가족과 참여정부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되고 있다. ⓒ시사저널 유장훈

▲ 안장식이 끝나고 장례위원회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유장훈

▲ 사자바위 아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서 열린 안장식. ⓒ시사저널 유장훈

▲ 추모객들이 유골이 안장된 비석 앞에서 노 전 대통령이 나비처럼 부활하기를 바라며 나비를 날리고 있다. ⓒ시사저널 유장훈

▲ 사자바위 아래 조성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시사저널 유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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