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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가게들의 ‘반란’ 시작됐다

동네 슈퍼, SSM 상대로 사업조정 신청 잇따라…학원 및 서점도 집단 대응 태세

이석 ㅣ ls@sisapress.com | 승인 2009.07.28(Tue) 22: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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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마트의 동네 슈퍼형 매장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시사저널 박은숙

기업형 슈퍼마켓(이하 SSM)을 둘러싼 대형 마트업계와 동네 슈퍼마켓의 갈등이 2라운드에 돌입할 전망이다. 코너에 몰린 영세 상인들이 ‘사업조정 제도’라는 카드를 꺼내든 탓이다. 사업조정제는 대기업의 사업 확장에 따른 중소기업의 피해를 막기 위해 마련되었다. 대기업의 사업 진출 시기를 일정 기간 미루거나 품목을 제한함으로써 중소기업이 자생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게 하자는 취지이다.

하지만 슈퍼와 같은 종합소매업은 그동안 이 제도의 보호 대상이 아니었다. 최근 중소기업청이 관련 세칙을 개정 고시하면서 제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때문에 영세 슈퍼마켓 업주들은 동네 골목까지 진출한 SSM을 상대로 잇달아 사업조정 신청서를 내고 있다. 인천슈퍼마켓협동조합은 지난 17일 삼성테스코가 운영하는 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천 옥련점을 상대로 사업조정을 신청했다.

영세 상인과 거대 자본의 싸움 전국 확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조정 신청 접수 이틀 만에 옥련점 개점을 연기했다. 회사측은 “지역 상인들과의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개점을 보류한다”라고 해명했다. 지역 상인을 포함한 슈퍼마켓업계의 시각은 곱지가 않다. 홈플러스는 그동안 지역 상인들의 입점 취소 요구를 번번이 묵살해 왔다. 그런 홈플러스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게 된 데는 “정부의 ‘실시 사업 정지’ 권고를 의식한 것 아니겠냐”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홈플러스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 이후 사업조정 신청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김경배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현재 서울뿐 아니라 광주, 부산, 안양, 청주 등에서도 사업조정 신청을 준비 중이거나 이미 조정을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형 마트업계도 바짝 긴장하는 눈치이다. 롯데슈퍼 등은 이달 말로 예정된 서울 신정동과 염창동 점포 개점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막강한 자본력을 미끼로 파상 공세를 벌이던 종전 상황과는 정반대의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현재 이들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거대 자본을 상대로 사업조정 신청을 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학원은 물론이고 동네 서점, 빵집, 자동차 정비소에 이르기까지 ‘생존권 사수’에 나선 것이다. 다음 달 서울 영등포에 문을 여는 교보문고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 서점이 개점할 경우 주변 서점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현재 교보문고를 상대로 사업조정 신청서를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입시학원이 대형화·프랜차이즈화되면서 조정을 신청하는 건수도 늘고 있다. 신호현 한국공정거래조정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학원과 서비스업들이 프랜차이즈화되면서 조정 신청 사례가 빈번하다. 사업자 간 분쟁으로 인해 영세 사업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유통시장이 대형화되면서 영세 상인들과의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분쟁 사례도 점차 다양화되는 추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영세 자영업자의 비율이 전체의 30%에 육박하고 있다. 영세 상인이 무너지면서 유통시장의 축이 바뀐다는 점에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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