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잡는 법, 스스로 창조케 하라”
  • 조철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10.02.0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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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기업 회생 전문가가 2천 개 적자 회사를 흑자로 바꿔놓은 비결 1백42가지

한창 잘 꾸려가던 회사에 적신호가 켜졌을 때, 경험 없는 경영자는 정리해고를 생각하면서 직원들에게 원가를 절감하라고 다그치기 일쑤이다. 반대로 그런 상황에서 직원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하는 경영자는, 위기 극복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꾀하고 ‘창의’적인 발상으로 살아남으려 애쓴다.

일본의 기업 회생 전문가 하세가와 가즈히로 씨가 27세 때부터 기록한 2백여 권의 ‘아이디어 노트’를 정리한 책 <사장의 노트>에서도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세가와 씨는 “대부분의 회사에서 발생하는 번영과 쇠퇴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었다. 살아남는 데 성공한 회사는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회사 안팎의 경영 환경을 간파하고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세가와 씨는 5천억원의 적자를 안고 있던 회사를 1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켜 일본 경제계를 떠들썩하게 하기도 했다. 이 책은 하세가와 씨가 40년 동안 2천 개의 적자 기업들을 맡아 경영하면서 깨달은 점, 경영자의 입장에서 알아야 할 점과 사원의 입장에서 알아야 할 점들 중 1백42가지를 골라 엮은 것이다. 적자 기업의 구성원이라면 변화를 위해 새겨들어야 할 사항들이다.

‘아이디어 노트’는 하세가와 씨를 변화시키고, 창의적인 발상을 계속하게 하는 선순환을 이어가게 해주었다. 그의 노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나는 노트를 기록하는 습관을 통해 스스로를 단련할 수 있었고 수많은 지적 재산을 얻었다. 우선 영업이나 프레젠테이션, 사내 회의에서 인용할 수 있는 자료들이 풍부해졌다. 떠오르는 생각들을 메모한 후 한가한 시간을 활용해 분석도 했기 때문에 설득력 있는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판단 속도가 훨씬 빨라져 전략 책정 능력이나 계획 기안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노트를 작성하는 기술은 매우 간단하면서도 다양한 측면에서 도움이 되었다”라고 회고했다.

하세가와 씨는 승자와 패자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비즈니스와 게임이 비슷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게임과 전혀 다른 점이 있다며, 플레이를 하는 상황에서도 규칙이 바뀐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다수의 게임은 똑같은 상황 속에서 변함없는 규칙을 이용해 승자를 정하지만, 비즈니스는 아침의 규칙이 낮에 갑자기 바뀌는 경우도 있고 승리의 조건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빠른 변화가 존재하는 세계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비즈니스에 뛰어든 사람은 각자 어떤 규칙으로 게임에 참가하고 있는지 항상 안테나를 바짝 세워놓고 긴장해야 한다”라며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매너리즘에 빠져 있거나 게을러서는 ‘행동을 바꾸는 사람’에게 자리를 내줘야만 하는 것이 냉정한 비즈니스의 세계임을 되새기게 하는 말이다.

또, 하세가와 씨는 ‘티칭’하는 사람보다 ‘코칭’하는 사람이 되기를 권했다. 가르치는 사람은 배우는 쪽에게 해답을 제시하지만, ‘코칭’하는 사람은 배우는 쪽이 스스로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돕는 것이 다르다. ‘코칭’의 과정에서 대담하고 혁명적인 해결책을 기대할 수 있다는 하세가와 씨는, “‘물고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면 된다’라는 말이 통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물고기가 줄어든 지금은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일류와 삼류의 차이는 ‘독립해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조직 안에서 살아가기를 바라는 사람인가’에 있다며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를 바라기도 했다.   

 


ⓒ이상북스
1970년대 운동권 출신이 한 무역회사의 해외 지사에서 근무하다가 1979년 터진 ‘남민전 사건’으로 귀국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 주인공 홍세화씨는 프랑스 파리에 정착해, 관광 안내·택시 운전 등 여러 직업에 종사하면서 망명 생활을 했다.

홍씨는 1995년 ‘똘레랑스’라는 용어를 널리 알리기도 한 자전적 에세이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를 출간했다. 그 책으로 유명세를 탄 그는 2002년 귀국해 언론인으로서 한국 사회에 대한 충고와 비판을 계속해왔다.

홍씨가 ‘똘레랑스’를 다시 강조하기 시작했다. 한국 사회가 좀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가 번역한 <민주주의의 무기, 똘레랑스>(이상북스 펴냄)라는 책을 재출간하면서 인터뷰 형식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냈다.

‘똘레랑스’의 사전적 의미는 ‘관용’이다. 홍씨는 “똘레랑스는 ‘차이’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다른 것을 그대로 놔둔 채 평화롭게 공존한다’는 의미이다”라고 재정의했다. 반대로 ‘차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차이’를 이유로 억압하고 압제하는 행동(앵똘레랑스)을 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한 반대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똘레랑스는 ‘투쟁에서의 무기’이며, 더 나아가 ‘민주주의 성숙을 위한 중요한 무기’라는 것이다.

한편, 홍씨는 한국 사회에 대해, 공존의 경험도 부족하고 서로 경쟁하면서 자신과 다른 존재를 인정해준다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똘레랑스가 조금이라도 진전된 사회에서는 기본적인 인권 보장의 측면에서도 아이들에 대한 우열반 편성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얘기이다”라고 예를 들며 ‘앵똘레랑스’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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