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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영웅’으로 되살아난 공자

새로운 설정 눈에 띄지만 교과서적인 캐릭터·이야기 못 벗어나

이지선 | 영화평론가 ㅣ 승인 2010.02.09(Tue) 17: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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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자 : 춘추전국시대> 감독 | 호메이 / 주연 | 주윤발, 주신


수많은 제후국이 천하 통일의 열망 아래 끊임없이 부딪치던 춘추 전국 시대.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던가. 늦은 나이에 벼슬길에 오른 공자는 노나라 제후 노정공의 신임 속에 자신의 뜻을 펼친다. 수많은 개혁책과 지략으로 내외적 안정을 도모하는 공자. 그러나 ‘예치’의 이상을 강조하는 그의 태도는 노정공에게 또 다른 압박이 되고, 결국 노정공은 공자를 통해 맹씨·숙씨·계씨, 이른바 삼환의 세도를 누르려 했던 처음의 계획을 접은 채 공자를 내친다. 당대의 인물이던 공자는 그렇게 전국을 떠돈다.

3백50억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에, <와호장룡> <영웅>의 제작진이 뭉쳤다고 해 화제가 된 영화
<공자 : 춘추전국시대>는 난세를 주름잡는 영웅 ‘공자’를 그린 작품이다. 이 낯선 설정을 위해 영화는 기존에 알려진 것과는 많이 다른 공자의 모습을 담았다. 우선 영화 속 공자는 사상가보다는 지략가로서 활약한다. 협상과 술책을 통해 잃었던 땅을 회복하는가 하면, 꼼꼼한 계획과 준비로 정권을 뒤집으려 물밀 듯 몰려오던 반군을 야무지게 제압한다. 쏘는 족족 화살을 명중시키는 신궁의 모습과 다 죽게 된 노예를 말로써 살려내는 탁월한 논리력과 언변도 가졌다. 그뿐인가. 적병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제자의 죽음 앞에서는 주저앉아 통곡하는 인간적 매력도 갖추었다. 이쯤 되면 영웅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에 손색이 없다.

그렇다고 이 영화를 히어로의 대활약을 그린 액션물이라고 오해하면 곤란하다. 전쟁이 빈번하던 시대였다 한들, 사상가로 이름난 공자가 말 타고 칼 쓰는 전쟁 영웅일 리는 없을 터, 일반적인 액션영화의 스펙터클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게다가 CG 티도 너무 난다). 클라이맥스가 일찍 지나가서 후반에 힘이 빠지는 것이나, 공자 캐릭터가 지극히 교과서적이라 이야기 자체도 ‘공자님 말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다. 특히 제갈량 뺨치는 지략가였다는 설정과 에피소드를 제외하면 영화 속 공자는 익히 알고 있는 성인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중국 내에서는 <아바타>를 이겼다고 해 화제가 되었지만, 정부의 상영관 통제로 인한 결과였다고 하니 흥행과 관련한 광고 문구는 흘려듣는 것이 좋겠다. 한때 영웅의 동의어로 통했던 주윤발이 타이틀롤을 맡았으며, 주신과 진건빈 등 중국의 신성들도 호연을 보였다. 연출은 5세대 감독으로 유명한 호메이, 주제가는 <중경삼림>으로 유명한 왕페이가 불렀다. 일단, 주윤발의 팬이라면 일견할 가치는 충분하다. 2월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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