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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피멍 든 발을 생각한다

김재태 기자 ㅣ purundal@yahoo.co.kr | 승인 2010.02.27(Sat) 18: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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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은 말했습니다. “Surprise!” 누구는 기적이라고 했습니다. 누구는 운이 따랐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습니다. 한국 빙상의 거침없는 질주는 우리뿐 아니라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모태범·이상화 선수가 남녀 5백m를 석권했고, 이승훈 선수는 남자 1만m에서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단거리와 장거리에서 모두 태극기를 꽂았습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는 진정한 여왕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엄청난 부담감을 이겨내고 보란 듯이 얼음과 놀며 멋지게 춤추었습니다.

이들이 세계를 제패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다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두 가지 요소가 주목됩니다. 우선 기본에 충실했습니다. 고통 속에서도 한눈 팔지 않고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이들은 ‘타이어 끌기’ ‘탄력 밴드를 이용한 추진력 훈련’ ‘ 수천 번의 점프’ 등을 하면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습니다.

심리학자인 전우영 충남대 교수는 ‘과도 학습’이라는 용어로 설명합니다. 엄청난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몸에 밴 반복 연습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반복 연습을 통해 과제를 쉽고 익숙한 것으로 만들면 실전에서 동요하지 않고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다고 합니다. 큰 경기일수록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 김연아 선수가 쇼트프로그램 중 아사다 마오 선수에게 갈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등장해 기죽지 않고 멋진 연기를 펼칠 수 있었던 배경입니다.

얼마 전 김연아 선수의 피멍 든 발이 공개된 적이 있습니다. 유럽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박지성 선수의 상처투성이 평발, 발가락이 기형적으로 뒤틀린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을 볼 때처럼 감동이 깊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오늘의 영광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모르기는 몰라도 아마 김연아 선수는 만족할 때까지 연습을 중단하지 않는 성격인 것으로 짐작됩니다. 연습을 하지 않으면 스스로 위축되고 연습을 열심히 하면 뿌듯해하는, 그런 사람 말입니다.

두 번째는 자신감과 오기로 표현할 수 있는 정신력입니다. 물론 이들의 성취가 과학의 발달에 힘입은 측면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그러나 아무리 과학 기술의 힘이 배경이 되었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마음가짐과 자세가 최종적으로 승부를 결정짓습니다. 터질 듯한 긴장감 때문에 김연아 선수의 마음이 흔들렸다면 점프가 제대로 되었을까요? 끝까지 회전이 되었을까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질 수 없다는 오기가 이들에게 강심장을 갖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이들을 보며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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