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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썽사나운 선거철 ‘정당 특수’

성병욱 / 세종대 교수·언론홍보대학원장 ㅣ | 승인 2010.03.23(Tue) 14: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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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정당들이 급조되는 것을 보니 선거철이 임박한 모양이다. 정당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하는 조직이다. 정치인이 정치적 성향과 주장에 따라 정당을 만들거나 참여해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민주 정치 과정이다. 우리 헌법도 정당을 설립할 자유와 복수 정당제를 보장하고 있다.

문제는 선거 전에 급조되었다가 선거 후에 사라지는 일부 ‘포말 정당’이 국민의 의사 형성을 방해하거나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이다. 포말 정당까지는 아니더라도 선거를 앞두고 분열하고 신당을 급조하는 것은 국민의 의사 형성을 혼란에 빠뜨린다. 1987년 대선을 앞두고 김영삼(YS)씨와 김대중(DJ)씨의 분열은 민주화 세력의 집권을 가로막았고, 1997년 한나라당 내 경선 불복과 분열은 야당에게 어부지리를 안겼다.

선거 전에 급하게 만들어진 정당은 대부분 선거 후 포말처럼 사라지기 마련이다. 선거 후에도 생명력을 지니는 신당은 지역 대표성을 지닌 정치 지도자가 이끄는 극소수 정당뿐이다. 1987년 DJ의 평화민주당, 1987년 김종필(JP)씨의 신민주공화당과 1995년 자유민주연합, 2008년 이회창씨의 자유선진당 정도이다.

올해 들어 창당했거나 창당을 공언하는 세력도 특정 지도자의 후광이나 지역 대표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 1월 친노 세력이 창당한 국민참여당은 노무현 노선 계승을,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가 만들겠다는 평화민주당과 DJ 정부 40~50대 참모들이 출범시킨다는 ‘행동하는 양심’은 김대중의 후광을,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는 대전·충남의 대표성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인물의 크기나 후광을 입으려는 세력 및 지역 내 비중에 비추어 앞날은 매우 힘겨워 보인다.

비록 이들 급조 신당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워도 민주당과 선진당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다. 지지 세력의 일부 분열로 여당 등 타 정당에게 어부지리를 안길 수 있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연합 공천이나 후보 단일화를 시도하지만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실력 이상의 지분을 요구해 그것을 수용하자니 당내 분란이 불가피해서다.

전에는 대통령 선거와 총선거를 앞두고만 벌어지던 급조 창당 러시가 이제는 지방선거 때도 반복되고 있다. 기초자치단체 선거까지 정당 공천제가 확대되면서 정당의 영향력과 밥그릇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기초자치단체는 행정을 하는 곳이지, 정치를 하는 데가 아니다. 중앙 정치에 휘둘릴 이유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그러기에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70% 이상의 절대 다수 국민이 기초자치단체(단체장과 의원) 선거의 정당 공천제 폐지에 찬성한다. 이들에 대한 공천권 행사를 통해 이득과 영향력을 누리는 국회의원과 정당들만 공천제 밥그릇을 고집스레 틀어잡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신당 급조 러시는 흡사 이 밥그릇에 너도나도 숟가락을 들고 나서는 모양새이다.

이런 볼썽사나운 일을 줄이는 데는 기성 정당의 책임이 크다. 변화하는 시대와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새로운 비전 정립과 변신이 요구된다. 이번에는 이미 물 건너갔지만, 다음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 뜻에 따라 기초자치단체 선거의 정당 공천제도 기필코 폐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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