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찾는 실수요자만 ‘북적’
  • 이철현 기자 (lee@sisapress.com)
  • 승인 2010.07.1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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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가족 해체 추세 심화되면서 1~2인 가구 크게 늘어…미분양 주택 다수는 중·대형 아파트

아파트 값 급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중·대형 아파트 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반면에 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은 오히려 오르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5월 들어 다시 늘어나고 있다. 미분양 주택 다수는 중·대형 아파트이다. 소형 주택이나 아파트는 일찌감치 임자를 만난다.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처를 찾는 자금은 이제 도시형 생활 주택이나 오피스텔로 몰리고 있다. 도시형 생활 주택은 늘어나는 1~2인 가구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난해 5월 도입된 새 주거 형태이다. 단지형 다세대주택, 원룸형 주택, 기숙사형 주택이 이에 해당한다.

ⓒ시사저널 우태윤

도시형 생활 주택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 취·등록세가 면제되고 보유세가 감면된다. 임대 사업을 하면 1가구 2주택에 포함되지 않는다. 도시 봉급생활자나 전문직 종사자를 비롯한 실수요자는 도시형 생활 주택을 사거나 임차한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한 이들도 임대 사업을 벌이고자 소형 주택을 다수 매입한다.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투자 위험은 적으나 수요는 풍부해 투자 안정성은 비교적 크다. 

소형 주택의 인기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것은 가족 형태의 변화이다. 저출산과 가족 해체 추세가 심화하면서 1~2인 가구는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의 최신 통계 조사에 따르면, 1~2인 가구가 전국 가구의 26%(2006년 말 기준)에 이른다. 일본, 영국, 프랑스에서는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40%까지 육박하고 있다. 한국의 국민소득이 선진국에 근접하면서 가족의 해체 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가족의 가치보다 자신의 삶을 중시하는 ‘미제너레이션(me generation)’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가족이나 모임 같은 공동체 삶에서 얻을 수 있는 정서적 안정이나 집단 소속감은 트위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찾는다.

신규 분양하는 역세권 소형 아파트 단지 노려볼 만

가족 구성원이 줄어들므로 소형 아파트가 주목받게 된다. 미분양 물량이 많은 탓에 할인 분양에 나서는 재건축 내지 재개발 단지에서도 소형 평형은 일찌감치 팔려나갔다. 현대엠코가 지난 5월 분양한 상도동 엠코타운은 10% 이상 분양가를 낮추어서 공급하고 있는데 소형 평형은 남아 있지 않다. 박창현 현대엠코 이사는 “소형 평형은 일찌감치 나갔고 가끔 조합원이 보유한 물량이 부동산 중개업소에 나오고 있으나 그마저도 바로 팔려나간다”라고 말했다. 

수요는 빠르게 늘어났으나 공급이 이에 따르지 못하자 소형 주택의 값은 크게 오르고 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66㎡ 이하 아파트의 평균값은 41.9%, 67?99㎡는 33.3%, 100?1백32㎡는 26.9%, 1백33?1백65㎡는 20.9%, 1백66㎡ 이상은 17.5% 올랐다. 면적이 작은 주택 값이 크게 올랐다. 실수요자라도 이제 자기가 원하는 지역에서 소형 주택을 매입하기가 쉽지 않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신규 분양하는 역세권 소형 아파트 단지를 주목하라’고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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