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문명의 돌파구, ‘존재’에서 찾아라”
  • 조 철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10.08.1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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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만난 사람

▲ 마르틴 하이데거
철학에 대해 이야기할 때,

철학에 대해 이야기할 때,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가 거론되면 이름은 반갑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난감해진다. 독일인 사이에서도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은 과연 언제쯤 독일어로 번역이 이루어질까”라는 농담을 할 정도로 하이데거는 어렵다고들 말한다. 하이데거의 철학과 저서가 난해한 것은 그가 사용한 용어의 생경함 때문일지도 모른다. ‘현존재’나 ‘세계내존재(世界內存在)’ 같은 용어들은 우리말로 쓰건 독일어로 쓰건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존재’를 근간으로 하는 하이데거의 철학은 현상학, 실존철학, 생철학을 아우르는 독특한 철학이다. 인간의 유한성·죽음·실존 등의 개념 때문에 하이데거의 철학은 실존주의 철학으로 이해되어왔다. 그러나 하이데거는 자신이 실존주의적으로 이해되는 것을 거부했다. 삶의 철학(생철학)에서 나오는 것이 해석학인데, 이것은 유럽 철학을 이야기할 때 하이데거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가 된다. 현대에 이르러 구조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철학적 흐름도 하이데거의 영향을 빼놓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

최근 출간된 이수정 교수의 <하이데거??-??그의 물음들을 묻는다>와 이승종 교수의 <크로스오버 하이데거??-??분석적 해석학을 향하여>(이상 생각의나무 펴냄)라는 두 권의 하이데거 연구서는, 낯설기도 하고 난해한 하이데거의 철학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가게 해주는 책이다.

하이데거가 전하는 메시지는 존재의 사건이 일어나는 현장이 바로 우리들이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 현장에서는 지구를 파멸로 이끄는 사건이 문명의 위세를 떨치는 인간에 의해 벌어지고 있다. 이에 우리는 새로운 존재에 대한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현대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야 하는 것이, 하이데거의 철학이 오늘의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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