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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털어내는 ‘대륙의 포청천’

보시라이 중국 충칭 시 서기, 강력한 ‘숙정’ 단행해 주목…다롄 시장 시절에는 ‘다롄삼보’ 중 하나로 불려

소준섭│국제관계학 박사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0.09.06(Mon) 15: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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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1차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참석한 보시라이 충칭 시 서기가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지도자 가운데 부임하는 곳마다 커다란 굉음이 울려퍼지게 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보시라이(薄熙來)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고위 관료들의 부패 숙정 행진이 도처에서 펼쳐지고 있다. 최근에는 선양(沈陽)의 한 여성 관리가 수많은 남성 편력과 함께 엄청난 부정 부패를 자행한 것이 폭로되어 13억 중국인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부패와의 전쟁에서 물꼬를 튼 인물이 바로 보시라이이다.

보시라이는 충칭(重慶) 시 서기로 부임한 2007년 11월30일 이후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과단성 있는 조치를 강력하게 실행했다. 지금까지 이와 관련되어 체포된 사람만 3천명에 이른다. 특히 원창(文强)이라는 현지 탐관오리의 사건은 매우 유명했다. 그의 자택 연못에서 큰 자루에 꽉 찬 돈다발이 나왔고, 한정 판매품인 고급 휴대전화 단말기(시가 37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6천만원)와 고급 시계가 나왔다. 가장 놀라운 것은 그의 대단한 여성 편력이었다. 현지 스튜어디스와 모델을 첩으로 들였고, 누구나 알 만한 유명 연예인 10여 명과도 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 사건은 중국 전역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이 사건으로 촉발된 관료들을 대상으로 한 부패와의 전쟁은 대중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순식간에 전국적 차원으로 확산되었다.

그가 일찍이 다롄(大連) 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다롄 시민들은 그를 다롄의 축구팀, 다롄이 자랑하는 복장(服裝) 산업과 더불어 다롄의 세 가지 보물, 즉 ‘다롄삼보(大連三寶)’라고 불렀다.

보시라이가 처음으로 고위 관직에 발을 들여놓은 때는 1992년이다. 그해에 다롄 대리시장으로 임명된 그는 이듬해 정식으로 시장이 되었고, 이후 2001년까지 대규모의 외자를 유치해 시의 기초 건설과 환경을 크게 개선함으로써 다롄 시를 관광 도시 및 국제회의와 전람 센터로 바꾸어놓았다. 그가 시장으로 재직했던 기간 중 다롄 시의 경제 성장 속도는 중국 동북 지역의 다른 도시보다 월등하게 빨랐다. 그리하여 다롄은 중국 북부 지역에서 경제가 가장 발달된 도시 중의 하나가 되었다. 또한 중국 동북 지역의 최대 경제 도시, 동북 지역에서 가장 활력 있는 도시, 나아가 중국 전국에서 주거 환경이 가장 좋은 도시로 탈바꿈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다롄을 ‘북방명주(北方明珠)’라고 일컫게 되었다.

한편 보시라이는 상무부 부장(장관)으로 재임하던 기간(2004년 6월~2007년 10월)에는 미국 및 유럽과 협상을 진행하면서 솔직하고도 자신감에 찬 모습으로 중국의 입장과 주장을 펼친 것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보시라이는 언제 양보를 해야 할지, 언제 강경책을 써야 할지를 잘 알고 있었다”라고 평했다. 또 그와 협상을 진행한 바 있는 EC 무역위원 만델슨은 “보시라이 부장은 강력한 협상 적수였다. 협상의 구체적 세부 내용에 대해 대단히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고 강렬한 개성을 지녔다. 그는 참으로 강력한 ‘공격성’을 지닌 사람이었다”라고 말했다. 미국에게 ‘No!’라고 말하는 중국의 이미지는 보시라이의 상무부 부장 시기부터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혁명 원로의 아들로 태어나 중국의 과거와 현재가 한 몸에 투영

   
▲ 최근 3년간 급성장하면서 눈부신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 충칭 시.
ⓒ연합뉴스

보시라이의 가정 환경은 상당히 복잡하다. 그의 부친은 중국 혁명 원로 보이보(薄一波)이다. 보이보는 중국 혁명 지도자로서는 가장 장수한 인물로서 2007년 세상을 떠났다. 그때 나이가 99세였다. 그의 어머니는 보이보의 비서를 지내다가 그의 두 번째 부인이 되었는데, 문화대혁명 때 자살했다. 문화대혁명 당시 보시라이는 홍위병 조직인 ‘렌둥(聯動)’에서 활동하면서 당시 ‘반(反)혁명파’로 몰렸던 부친 보이보와 부자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발표한 바도 있다. 렌둥 조직은 문화대혁명 당시 베이징의 유명한 조직으로서 많은 폭력 사건을 일으켰는데 ‘양탄일성(兩彈一星; 중국에서 원자탄, 미사일 그리고 인공위성을 제조한 것을 지칭하는 용어)’을 만들어낸 과학자 중의 한 명인 유명한 과학자 야오퉁빈(姚桐斌)도 이 조직 홍위병들의 곤봉에 맞아 사망했다.

보시라이의 부인은 변호사인 구카이라이(谷開來)이다. 그녀는 중국의 유명한 육상 코치 마쥔런(馬俊仁)의 변호를 맡아 유명해졌다. 둘 사이에는 아들 보과과(薄瓜瓜)가 있는데, 1년에 2만여 영국 파운드(우리 돈으로 약 6천여 만원)가 소요되는 영국 귀족기숙학교에 유학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현재 옥스퍼드 대학에서 철학과에 수학하고 있다. 보과과는 전 외교부 부장 리자오싱(李肇星)의 아들 리허허(李禾禾)와 함께 중국 신지도부의 자제 중 ‘주목받는’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보시라이의 전처는 리단위(李丹宇)로서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리왕즈(李望知)는 베이징 대학과 미국 콜롬비아 대학에서 수학했다.

한편 보시라이는 파룬궁(法輪功)측으로부터 파룬궁 탄압의 책임자로 지목되어 미국 등 10여 개국에서 모살죄·반인류죄·혹형죄 등으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충칭 시의 인구는 3천5백만명으로서 웬만한 국가와 맞먹는 규모이다. 그러나 덩치만 컸지 경제 수준은 별 볼 일이 없었던 충칭 시는 2007년 보시라이라는 능력 있는 시장이 취임한 것을 계기로 해 비약적인 성장기에 들어섰다. 보시라이가 부임한 지 1년 만인 2008년에 충칭 시의 외국인 직접 투자액은 1백70% 증가해 중국 서부 지역 12개 도시에서 6위에 지나지 않던 데서 일약 2위로 도약했다. 2009년에는 40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함으로써 당당히 1위에 올라섰다. 또 2008년 충칭의 경제 성장률은 14.3%로서 전국 평균 9%를 훨씬 넘어섰고, 이러한 추세는 계속 이어져 2009년 14.9%, 2010년 상반기에는 17.6%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보시라이가 이끄는 충칭 시가 보여주는 성과는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내세우는 국가적 과업인 ‘서부 대개발’의 깃발이자 시금석인 셈이다. 보시라이의 파란 많은 인생 역정과 그가 이루어내고 있는 전광석화와도 같은 눈부신 여러 성과를 보노라면, 마치 중국 공산당의 역사성과 중국 사회의 현재성이 절묘하게 어울려 그의 한 몸에 투영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과연 그가 앞으로 어떠한 행보를 보여줄 것인지, 적지 않은 중국인들의 눈이 그에게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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