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투자 전략은 정액 분할 투자법(Cost Averaging)에 근거한다. 이 투자법은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이 일반 투자자에게 추천한 투자법이기도 하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매달 넣은 금액이 많지 않다면 당장은 신통치 않아 보일지도 모르지만 10년이나 20년, 그 이상이 지난 후에는 의미심장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적립식 투자 전략이란 결국 매달 붓는 적금처럼 월이나 분기 단위로 일정한 기간과 금액을 정해서 주식이나 펀드 등 투자 자산에 꼬박꼬박 투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일종의 분할 매입 방식으로 위험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기간에 걸쳐 투자가 이루어지는 데다 가격이 낮을 때에는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어 평균적인 매입 단가를 낮추는 장점이 있다. 말하자면 정기 투자·분산 투자·장기 투자라는 세 가지 특성을 모두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적립식 투자 전략의 장점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소액의 투자 자금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편리한 투자 방법이라는 점이다. 많은 금융 기법이나 금융 상품들이 적어도 수천만 원 이상 되어야 이용할 수 있는 부담을 가지고 있지만, 이 방법은 자신의 수입 중 일부분을 적은 금액이라도 아주 오랜 기간 동안 계속해서 장기 투자할 수 있으므로 투자할 때 부담이 매우 작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등락 반복하는 것이 시장이어서 ‘유효’
둘째, 적립식 투자 전략은 잘못된 시기에 투자 자금 전부를 일시에 투자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만약 최저점에 투자해 고점에 투자 자금을 회수한다면 엄청난 수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누구도 저점과 고점을 알 수 없으므로 이렇게 투자하면 위험이 너무 커지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적립식 투자 전략은 투자 시점을 분산시키므로 잘못된 시기에 투자하는 것을 방지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적립식 투자 전략은 투자 자산 가격이 저평가될 때보다 더 많이 투자하게 하며, 고평가되어 있을 때 적게 투자하도록 하는 방법이므로 시장 가격의 움직임과 역으로 투자하게 하는 내재 가치 투자법과 동일하다. 투자자들은 투자 자산의 가격이 상승하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변화되며, 반대로 투자 자산 가격이 폭락하면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투자 자산 가격이 폭등하면 더 투자하고 싶고, 하락하면 투자를 회수하고자 하는 욕망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시장의 움직임과 같은 방향으로 투자를 해나가다 보면 손실의 차단(loss-cut)과 같은 위험 관리는 되겠지만 투자 성과가 떨어지게 된다. 즉, 시장을 같은 방향으로 쫓아다니며 투자하는 것은 노후 준비와 같은 장기 투자에서는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인데,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그런 잘못된 부분들을 보완해주는 효과가 있다.
물론 적립식 투자 전략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의 도구는 아니다. 이 투자법이 투자 손실을 방지하는 데 결정적인 방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투자 자산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하면 이 투자법도 마찬가지로 손실을 피할 수 없으며, 반대로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목돈으로 일시에 투자하는 경우보다 수익률에서 뒤지게 된다. 하지만 어떤 시장도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해서 오르거나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등락을 반복하며 구체적인 움직임을 확정해가는 것이 시장의 모습임을 생각할 때 적립식 투자 전략은 유효한 것임에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