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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대선 조직 만들기’ 나섰나

‘이재오 대통령 만들기 전국모임’ 회장 명함 나돌아…정·재계 인사들도 “접촉받았다” 밝혀

감명국 ㅣ kham@sisapress.com | 승인 2010.11.22(Mon) 13:5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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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재오 장관 쪽 분위기가 심상찮은 것 같다. 조직 만들기에 나서고 있는 듯한데, 여기저기서 말이 많은 것 같다.”

지난 주말 한나라당의 한 고위직 인사가 몇몇 기자들과의 사석 만남에서 불쑥 꺼낸 말이다. 요즘 여의도 정가의 최대 화제는 단연 이재오 특임장관의 대권 행보이다. 대외적으로는 ‘이명박 정부의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며 ‘대권 도전설’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회피하고 있지만, 실제 내부적으로는 이미 전국적인 조직 만들기에 나선 것이 아닌가 의심되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이장관 역시 사실상 대권 후보로서의 입지 굳히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하는 최근의 발언은 다소 노골적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김문수 경기도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정몽준 전 대표와 함께 이장관까지 포함한 다섯 명을 ‘여권 5룡’으로 부르기도 한다.

   
▲ 지난 11월6일 서울 은평구 북한산성 입구에서 펼쳐진 G20 성공 기원 캠페인에서 이재오 특임장관이 등산객들에게 홍보용 손수건을 나눠주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모임 회장 전 아무개씨는 누구?

특임장관의 직무상 야권과 사회 각계각층을 두루 접촉해야 하는 이장관의 행보가 넓을 수밖에 없지만, 최근 은밀하게 주변에 대한 스킨십도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과거 민중당 출신 멤버들이 오랜만에 자리를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장관도 함께했고, 또 한 명의 유력 대권 주자인 김문수 지사도 여기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장관이나 김지사나 ‘인맥’을 얘기할 때 늘 빠지지 않고 중요한 한 축으로 등장하는 것이 ‘민중당 인맥’이다. 한나라당 중도파로 분류되는 한 중진 의원의 의원실 관계자는 “한 달 전에 이장관이 한나라당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90여 명이 모여서 ‘이재오’를 연호하는 등 무척 분위기가 뜨거웠다고 한다. 당내에 살아 있는 이장관의 힘을 보여줬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당 밖에서도 ‘이재오 대선 후보’가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서울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한 중견 기업인은 평소 알고 지내던 한 인사로부터 이재오 대선 후보를 위한 조직에 동참할 것을 권유받았다고 전했다. 이 기업인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 11월 초 지인으로부터 ‘이재오 장관이 대선에 출마할 것이다. 그래서 전국 조직을 만들고 있는 중인데, 여기에 함께하자’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래서 내가 ‘이장관이 대선 후보가 되겠는가’라고 반문하자, ‘될 것이다. 설사 안 되더라도 조직을 갖춰놓으면 나쁠 것이 없다’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 기업인에게 동참을 권유한 인사는 진작부터 정치권에 발을 들여 놓았고, 지금은 사회체육 분야에서 활발하게 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은 얼마 전 정치권에서 은밀히 돌아다니는 명함 한 장을 입수했다. ‘이재오 대통령 만들기 전국모임’ 중앙회장 전 아무개씨의 명함이었다. 이 명함을 전씨로부터 직접 받은 바 있다는 이 아무개 전 서울시의원은 11월18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6개월 전쯤, 전 아무개라는 사람이 만나자고 연락이 와서 만났다. 그 자리에서 자신이 이재오 대통령 만들기 전국모임 중앙회장이라며 명함을 내밀더라. 그러면서 이 모임과 관련해서 행사를 준비하는데 거기에 함께 참여해달라고 제안을 해왔다. 내가 정중히 거절하고는 헤어졌다. 그 후에 두 달 전쯤인 9월께에 다시 전화가 왔다. 혹시 참여할 의향이 없는지 또 물어오기에 ‘그럴 생각이 없다’라고 거절했다”라고 밝혔다.

명함에 나와 있는 이 단체의 사무실 주소는 서울 여의도와 경북 안동시 두 곳이었다. 명함 뒷면에 적힌 그의 이력은 다양했다. 민추협 중앙특별상임위원을 역임했고, 과거 평화민주당과 통일민주당, 신한민주당 등의 창당 발기인도 지낸 것으로 나와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김대중 후보, 이회창 후보, 한화갑 후보 등의 대선 캠프에 관계된 직함들이 여럿 보인다는 점이다. ‘이명박 대통령 선거 선진평화연대 직능대표’라는 직함도 있었다.

전씨는 11월9일 전화 통화에서 기자가 이 단체의 실체에 대해 묻자 “그 명함을 어디서 입수했느냐”라며 다소 당황스러워하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그런 일을 시작한 것은 맞지만, 도중에 접었다. (활동을 안 한 지) 한 3개월쯤 된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장관과의 연관성에 대한 질문에 “이장관은 과거 내가 민추협 활동을 할 때부터 잘 안다. 같은 고향 출신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장관도 이 모임을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내가 보유하고 있는 전국 조직의 회원만도 수만 명에 달한다”라고 은근히 과시하기도 했다. 정치권 주변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씨는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주로 대선 때마다 유력 후보 캠프 주변에서 조직을 만들어주는 일을 해 온 인물이라고 한다. 언론에 이따금씩 등장하기도 했는데, 이런저런 단체 여러 곳에 관여하면서 정치인과 연을 대는 듯했다. 

이장관측 “우리와 전혀 무관한 단체”

   

이에 대해 이장관의 한 최측근 인사는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조직을 만들려고 했으면 물밑에서 조용히 하지, 그렇게 명함 뿌리고 하겠는가. 그리고 이름도 그게 뭔가. ‘이재오 대통령 만들기 전국모임’이라니.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단체이고, 나는 전 아무개씨라는 사람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다. 내가 모르면 이장관도 모른다. 주변에서 우리를 음해하는 세력들이 너무 많아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이 떠돌고, 또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이 조직을 만들겠다고 하는 이들이 다니는 모양인데, 참 고민스럽다”라고 밝혔다. “이장관과 전혀 상관없는 이런 단체장의 명함이 정치권에 돈다면 이것은 더 큰 문제가 아닌가. 관계자에게 정식으로 경고해야 할 일 아닌가”라는 기자의 지적에 이 최측근 인사는 “그래야 하는 것이 맞는데, 솔직히 무섭다. 아무튼 확인해보고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 인사는 “이장관이 대선 조직 만들기에 나섰다는 얘기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장관 업무를 위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니다 보니 그런 불필요한 오해를 낳는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한 달 전의 원외 당협위원장 모임에 대해서도 “원내 의원들은 다 만나면서 원외 위원장만 안 만나면 그 또한 소외시키는 것이냐는 말을 들을 수 있어 그 자리에 나간 것이다. 이재오를 연호하며 뜨거운 분위기였다는 것은 와전된 말이다. 그 자리에는 친박계 당협위원장들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장관측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여권 내 경쟁적 관계에 있는 ‘잠룡’측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친박계의 한 인사는 “지금 이장관의 행보는 지난 김영삼 정부 때 김윤환 정무장관의 행보를 보면 답이 나온다. 당시도 김장관은 스스로를 ‘9룡’의 반열에 올려 놓고 나서, 유력 주자인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킹메이커’로 전환했다. 킹메이커를 위해서라도 이장관으로서는 자신의 조직이 필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김문수 지사의 한 최측근 인사는 이장관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솔직히 이장관이 먼저 꿈을 접지 않는 한, 김지사가 먼저 나서서 도와달라고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당분간은 지금의 상태에서 여론 지지율을 계속 저울질해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런 면에서 보더라도 이장관측은 지금의 미미한 여론조사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애쓸 것으로 보인다. 그런 다음 킹메이커로 나서더라도 자신의 조직을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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