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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품 ‘종편’, 남는 장사 될까

여타 케이블 채널과 차별화 꾀해야 성공…광고 시장만 ‘전쟁터’ 만들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채은하│프레시안 기자 ㅣ 승인 2011.01.03(Mon) 18: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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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왼쪽)이 지난해 12월23일 서울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종편·보도 채널 선정 심사위원장 선임 결과와 심사 일정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렵사리 ‘종합편성 채널(약칭 종편)’이 알을 깨고 나왔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종편이 기어이 모습을 드러내는 셈이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말도 들린다. 새해 미디어계 전반을 발칵 뒤흔들어 놓을 종편의 파장과 변수는 여전히 곳곳에 숨어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선정된 사업자가 2011년 1분기 중 자본금 납입을 완료하고 승인 조건 이행 담보를 위한 이행각서 등 필요 서류를 제출하면 승인장을 교부할 예정이다. 선정된 사업자들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 첫 방송을 내보낼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업계에서 ‘시험은 이제부터’라는 말이 많은 이유는 사업권을 따낸 이들 사업자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여전히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난관은 종편 사업자로 선정된 숫자 문제이다. 기존의 방송 광고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과의 광고 다툼뿐 아니라 종편 사업자끼리의 경쟁도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김민기 숭실대 교수는 “사실 지금 우리의 시장성만을 따지면 한 개사 정도만이 가능한 상황이다”라며 “만약 방통위가 종편을 하나만 선정했다면 ‘시청률-방송 광고-제작비’ 간의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다수를 선정한 이상 사업자 간의 차이가 클 것이다”라고 내다보았다. 

증권가에서도 종편의 수익성이 좋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태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광고 매체로서의 종편 가치는 다른 방송사보다 낮은 수준이다”라고 분석했다. 방송 콘텐츠 품질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고 ‘황금 채널’을 확보하지 못하면 여타 케이블 채널과의 차별화가 어려우리라는 것이다. 이 경우 종편은 지상파의 경쟁 채널이라기보다는 ‘뉴스’도 하는 또 하나의 케이블 채널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성공 전략 역시 ‘차별화’에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는 “사업자마다 특정 수용자층, 특정 장르에 맞는 차별화된 전략을 취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지상파 방송이 지배적 사업자로 있는 상황에서 종편 채널 하나만 가지고 수익을 낼 수 있으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상파 방송이 여러 PP(프로그램 공급자)를 갖고 있는 것처럼 종편 사업자 역시 여러 PP를 만들어내 수용자층을 확대해나가야 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특혜 여부가 성패 좌우할 듯

종편의 성공 여부를 결정지을 최고의 변수는 정부의 특혜이다. 박천일 교수는 “정부의 지원 정책이 중요하다. 종편에는 역시 채널 번호가 중요하기 때문에 채널 배정의 문제, 또 정부가 어떻게 광고 규제를 완화하고 시장 자체를 키울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자들 역시 종편 논의 초반부터 지상파 채널에 인접한 황금 채널 부여, 방송 광고 금지 품목 완화 등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특혜가 가능할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특히 가장 핵심적인 황금 채널 부여에 대해서는 케이블 사업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황금 채널은 현재 홈쇼핑 채널이 차지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 사이의 번호를 말하는 것으로 홈쇼핑 채널이 ‘황금 채널’ 자릿세로 내온 송출 수수료는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의 주요 수익원이 되어왔다. 지난해 SO들이 다섯 개 홈쇼핑 사업자로부터 받은 송출 수수료는 총 3천8백54억원으로 SO의 한 해 순이익 2천8백35억원을 넘는 규모이다. 홍명호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정책국장은 “채널 번호는 종편 PP의 경쟁력을 통해 자연스럽게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지 꼭 줘야 하는 의무 사항이 될 수 없다. 채널 번호는 케이블 사업자들의 사업 권리이다”라고 반박했다.

취약 매체 광고만 뺏어올 가능성 커

방통위가 종편을 띄웠지만, 오히려 종편의 향후 사업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드는 것 또한 방통위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방통위는 지난 12월17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새해에 지상파 방송사들이 다채널방송서비스(MMS)를 도입하는 정책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MMS는 디지털 방송 전환으로 여유가 생긴 주파수대에 추가로 채널을 편성하는 것이다. 이미 지상파 방송사들은 김인규 KBS 사장이 내세운 ‘코리아-뷰’를 필두로 ‘무료 지상파 다채널’을 추진해왔으나 이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방통위가 ‘검토’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종편 사업자들은 무료 지상파 다채널이 제공되면 케이블 등 유료 사업자 가입자 수가 급감하고 채널이 늘어난 지상파 방송에 광고 집중이 심화될 것이라는 걱정을 제기하고 있다. 종편이 자리 잡아야 할 유료 방송 시장 자체를 흔든다는 것이다. 방통위의 광고 시장 확대 방안이 지상파 방송의 광고 확대만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이다.

실제로 종편이 출범하면 종편과 지상파 방송 간의 광고 영업 전쟁이 격렬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디어렙 정책이 ‘1사 1렙’ 등으로 지상파 방송사가 직접 광고 영업을 할 수 있는 쪽으로 귀결되면 그야말로 ‘타짜’들 간의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종편 채널들이 믿고 있는 것은 광고 효과에 따른 광고 수익이라기보다는 기존 신문사의 광고 영업 조직력이 아니겠느냐. 이들이 기존의 매체력을 무기 삼아 나온다면 실제로 상당수 기업이 이들의 광고 요구를 버텨내지 못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김민기 교수는 “종편이 지상파의 광고 파이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결국 중소 PP나 지역 방송, 종교 방송, 잡지 등 취약한 매체의 광고를 쓸어올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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