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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추문 잦은 대형 교회 누굴 믿고 그럴까

이석 ㅣ ls@sisapress.com | 승인 2011.01.17(Mon) 16: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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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초를 거치며 대형 교회들에서 잇달아 추문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여신도를 대상으로 한 성추행, 목사와 부목사 간 폭행, 교회 권력을 둘러싼 장로·목사들의 다툼….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불거지는 대형 교회들의 불미스런 사건은 한국의 일부 대형 교회가 여전히 물량주의·배금주의의 틀에 갇혀 있다는 것을 드러낸  다. 또한 교회를 ‘사유화’ 개념에서 바라보는 인식이 여전히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사저널>은 순복음교회 사태를 비롯해 최근 주목된 삼일교회·소망교회 사건의 이면을 살펴보고 한완상 전 부총리로부터 한국 대형 교회들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에 대해 들었다.

   
▲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
ⓒ시사저널 유장훈

현재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대형 교회 가운데 하나가 여의도 순복음교회이다. 순복음교회는 지난해 국민일보 발행인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시사저널> 제1093호·1095호·1102호·1105호 참조). 조용기 목사의 부인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과 장남인 조희준씨가 조목사의 사돈인 노승숙 회장에게 사퇴하라고 압력을 가하면서 안팎으로 파장이 일었다. 지난해 10월18일 조목사가 국민일보 회장 겸 발행인으로 선임되면서 사태는 표면적으로 일단락되었다. 이후에도 크고 작은 분쟁이 발생했지만 최근 김성혜 총장이 국민문화재단 이사로 진입하는 데 실패하면서 가족 간 분쟁은 사실상 마무리되었다고 교회 내부에서는 보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엉뚱한 곳에서 또 다른 분쟁의 불씨가 터졌다. 여의도 순복음교회를 비방하는 <비평과 논
단>이 지난해 12월 중순 발행된 것이 발단이다. 이 책의 발행인은 김경직 기독교시민연대 대표(목사)이다. 김목사는 책에서 “이영훈 담임목사와 허동진 장로회장, 노승숙 전 회장 등이 부정하게 재산을 축적했다”라고 주장했다. 김경직 목사는 지난해 11월 노승숙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성명서를 통해 여러 차례 “조용기 목사와 김성혜 총장의 명예를 훼손하면 용서하지 않겠다”라고 지적했다. <비평과 논단>의 발행은 그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목사는 지난 6일 해외로 출국했다. 건강이 안 좋다는 이유로 경찰 출두 날짜도 미룬 채 미국으로 떠났다. 순복음교회는 김목사의 뒤에 김성광 강남교회 담임목사가 있다고 지목하고 있다. 김성광 목사는 김성혜 총장의 남동생이어서 지난해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순복음교회의 한 관계자는 “일부 일간지 지국망을 통해서 <비평과 논단>을 홍보하는 전단지 10만장이 뿌려졌다. 출처를 확인해보니 강남교회 교역자들이 계산을 한 것으로 확인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순복음교회는 최근 김경직 목사와 전단지 살포를 도운 강남교회 목사 두 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노승숙 전 회장도 김경직 목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언급한 관계자는 “이유를 불문하고 교회를 흔드는 세력은 엄단하겠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다. 다양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일련의 가족 분쟁 사태에 침묵해왔던 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인 이영훈 목사와 조용기 목사도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이목사는 지난해 12월26일 임시당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아무런 검증 없이 허위 사실을 쓴 <비평과 논단>을 전 교역자에게 우편으로 배송했다. 우리 교회를 파괴하는 악행이다”라고 꼬집었다. “악은 반드시 뿌리가 뽑혀질 것이다”라고도 말했다. 조용기 목사도 지난 1월6일 실업인선교연합회가 주최하는 월례 기도회에서 “내 책상에도 엄청난 거짓말을 적어서 보낸 전단지가 놓여 있다. 당사자가 살아 있고, 모두가 진실을 아는데 어떻게 그런 거짓말을 써서 보냈나”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순복음교회의 강남교회 교역자 폭행 사건

   
▲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교회.
ⓒ시사저널 박은숙

이 과정에서 또 하나의 사건이 터졌다. 강남교회 교역자 10명이 지난해 12월31일 여의도 순복음교회 앞에서 같은 전단지를 배포하다가 충돌이 벌어진 것이다. 순복음교회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다. 양측의 주장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강남교회측은 “10명의 남선교회 집사들이 최 아무개 목사를 강제로 납치한 뒤 폭행을 가했다”라고 주장했다. 당사자인 최목사도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어서 유감이다. 이영훈 목사와 허동진 장로회장이 교회 운영권을 함부로 휘두른 것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 이번 사건의 본질이었다”라고 말했다.

순복음교회측은 “강제 납치가 아니었다. 전단지 살포 경위를 묻기 위해 동행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승강이가 있었을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교회 관계자는 “당시 현장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의 자녀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사건을 이슈화하기 위한 강남교회측의 노림수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 역시 현재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순복음교회에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최 아무개 목사는 경찰에 남선교회 집사들을 고소했다. 여기에 맞서 순복음교회 역시 최목사 등 네 명을 고소한 상태이다. 때문에 진실 게임을 놓고 당분간 법정 공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되는 사실은 김경직 목사와 강남교회 목회자들이 순복음교회를 비방하는 유인물을 왜 배포했느냐는 점이다. 특히 조용기 목사의 처남인 김성광 목사가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사저널>은 김성광 목사의 의견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인터뷰를 요청했다. 하지만 김목사는 사건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교회 일각에서는 양측의 감정 싸움이 격화되면서 발생한 사건으로 보기도 한다. 김성광 목사는 평소에 “이영훈 담임목사와 장로들이 국민일보 사태로 곤경에 처한 조용기 목사를 방치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해 11월 중순에는 순복음교회 장로들과 내용증명을 주고받는 등 설전을 펼쳤다. 허동진 장로회장이 최근 장로회 운영위와 전체 장로회의에서 “김성혜 한세대 총장이 교회와 관련된 일에서 모두 손을 떼고 물러나야 한다”라고 말한 시기와도 비슷하다. 이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 순복음교회를 비방하는 전단지를 뿌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순복음교회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다친 강남교회 최 아무개 목사(왼쪽)와 순복음교회를 비방하는 내용의 유인물(오른쪽).


교회 주도권 둘러싸고 대결 구도 형성

하지만 교회 일각에서는 김성혜 총장이 이번 사건의 배경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순복음교회의 한 장로는 “김성혜 총장과 김성광 목사가 사건에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는 없다. 김총장이 그동안 국민일보와 교회로부터 공격받은 점을 감안할 때 연합 전선을 형성했을 것으로 교회 내부에서는 보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순복음교회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김성혜-김성광 목사 대 이영훈 목사와 장로들의 한판 대결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김성혜 총장이 그동안 국민일보 회장 겸 발행인을 고집한 것은 어머니인 고 최자실 목사에 대한 ‘보상 심리’ 차원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고 최목사는 조목사의 장모이자 목회 동역자이다. 지난 1958년 서울 불광동에 세워진 천막교회 시절부터 조목사와 함께했다. 여의도 순복음교회를 건립한 배경에도 최목사의 공헌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이다. 기업으로 치면 창업 공신이다. 조용기 목사도 최근 출간된 고 최자실 목사의 자서전 <나는 할렐루야 아줌마였다>(서울말씀사) 서문을 통해 “최목사님이 동역자가 되지 않았다면 오늘의 난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순복음교회는 지난 2008년 조용기 목사가 은퇴하면서 교회가 이영훈 담임목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김성혜 총장 입장에서는 놓치고 싶지 않은 기득권이 사라진 것이다. 그에 따른 보상 심리가 발동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순복음교회의 한 관계자는 “김성혜 총장은 이번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 김경직 목사와 김성광 목사의 연결 고리는 파악이 되었다. 하지만 김성혜 총장과 관계된 것은 찾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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