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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별들의 무대 정복’ 꿈은 이루어질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무대 네 차례 올라…결승전 선발 출전과 우승 기대 모아

서호정│축구 칼럼니스트 ㅣ 승인 2011.04.18(Mon) 19: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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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유의 박지성 선수가지난 4월12일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첼시와의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AP연합

유럽 축구의 노른자위라고 할 수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박지성이 또다시 날았다. 박지성은 4월14일(이하 한국 시간 기준) 새벽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홈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0·2011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전 2차 경기에서 팀의 준결승 행을 결정짓는 결승골을 터뜨렸다. 프리미어리그의 라이벌인 첼시를 상대로 1-1 동점이던 후반 32분 통렬한 왼발슛으로 세계 최고의 골키퍼라는 페트르 체흐가 지키고 있던 골문을 갈랐다. 당시 맨유는 첼시에게 한 골을 더 내주고 패할 경우 준결승 진출에 실패하는 상황이었다.

박지성은 앞선 두 시즌에 이어 또다시 16강 이후의 녹아웃 토너먼트 2차 경기에서 중요한 골을 터뜨렸다. 특히 그 골들은 아스널, AC 밀란, 첼시와 같은 유럽 최고의 팀을 상대로 나왔다. 유럽 진출 후 박지성이 한 시즌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것은 PSV 에인트호벤(이하 PSV) 소속이던 2004·2005시즌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을 정도로 득점력이 탁월한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강팀과 맞붙는 중요한 순간에는 늘 득점포가 터진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 역시 첼시전이 끝난 뒤 “역시 빅매치에 강한 선수이다”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대표팀을 자진 은퇴하고 소속팀 맨유에 집중하고 있는 박지성의 남은 목표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챔피언스리그는 박지성을 프리미어리그로 이끈 기회의 무대이자 환희와 좌절을 동시에 맛보게 해준 축구 인생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이다. 2002년 12월, 스승인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PSV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에 진입한 박지성은 다음 시즌인 2003·2004시즌부터 챔피언스리그를 경험했다.

그의 챔피언스리그 첫 번째 하이라이트는 2004·2005시즌이었다. 유럽 적응을 마치고 PSV의 주전으로 활약하던 박지성은 그 시즌 팀과 함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까지 올라갔다. 당시 PSV의 전력은 32강 조별 리그 통과도 쉽지 않았지만 히딩크 감독의 용병술과 박지성, 이영표 등 세계 각국에서 모인 젊은 선수의 조화가 파란을 일으켰다. 특히 박지성은 AC 밀란과의 준결승 2차전에서 자신의 챔피언스리그 첫 골을 터뜨리며 PSV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1차전에서 0-2로 패한 PSV는 원정 다득점 원칙에서 밀려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박지성의 이름은 전 유럽에 알려졌다. 특히 박지성을 스카우트 리스트에 올리고 주목하고 있던 퍼거슨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맹활약해 맨유로의 이적에 쐐기를 박을 수 있었다.

모스크바의 치욕과 로마의 눈물

맨유 입단 후 박지성은 매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왔다. 특히 그의 커리어에는 2007·2008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이 붙어 있다. 당시 맨유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첼시를 승부차기 끝에 물리치고 9년 만에우승을 맛보았다.

그러나 박지성에게 그 시간은 치욕이었다. 맨유 입단 3년차에 접어들어 완숙한 기량을 펼쳐 보인 박지성은 준결승에서 맨유가 바르셀로나를 꺾는 데 전술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유럽 언론조차 박지성의 결승전 출전을 유력하게 내다볼 정도였다. 박지성은 ‘아시아인 최초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출전’이라는 새로운 금자탑을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결승전 당일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박지성은 선발 출장은커녕, 출전 엔트리에조차 들지 못하는 치욕을 경험했다. 퍼거슨 감독은 첼시전 맞춤 전술을 위해 박지성이 아닌 오언 하그리브스와 존 오세이를 택했다. 박지성은 유니폼이 아닌 정장을 입고 관중석에서 동료들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했다. 후일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는 “대놓고 표현은 못했지만 지성이나 나나 가슴이 찢어졌다”라고 그날을 회고했다.

더 이상 조연으로 머무를 수 없다는 각오를 다진 박지성은 다음 시즌 절치부심했다. 전술과 내용 면에서만 뛰어난 선수가 아닌 골이라는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로 변신하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박지성은 아스널과의 2008·2009시즌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자신의 골로 맨유의 두 시즌 연속 결승행을 완성시켰다. 전반 8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패스를 기지 넘치는 슛으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린 것이다.

맨유의 주연으로 올라선 박지성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결승전에 당당히 선발로 출전하며 1년 전의 아픔을 씻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결과가 그를 울렸다. 맨유는 리오넬 메시를 앞세운 바르셀로나에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한 채 0-2로 패했고, 박지성은 준우승 메달을 목에 거는 데 만족해야 했다.

정상 도전, 라울과 메시를 넘어라

   
ⓒ연합뉴스

박지성과 맨유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또 한 번의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 준결승에 진출한 맨유가 만날 상대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샬케04이다. 선수 면면과 전력의 완성도에서 맨유가 한 수 앞선다는 평가이다. 다른 준결승전이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맞대결이라는 점을 보면 맨유의 대진 운을 알 수 있다. 4월27일 벨틴스 아레나에서 원정 경기로 1차전을 치르는 맨유는 5월5일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2차전을 치른다. 1차전에서 큰 점수 차로 패하지 않는다면 올 시즌 홈에서 챔피언스리그 무패를 달리고 있는 맨유의 저력이 발휘될 수 있다.

샬케를 꺾으면 맨유는 5월28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결승전 단판 승부를 치른다. 유력한 상대는 바르셀로나이다. 레알 마드리드 역시 강팀이지만 올 시즌 리그 경기에서 바르셀로나에 0-5 대패를 당했을 만큼 두 팀의 실력 차는 존재한다. 박지성과 맨유 입장에서도 2008·2009시즌의 패배를 만회할 수 있는 리턴 매치를 바란다. 2년 연속 피파-발롱도르 상을 차지한 세계 최고의 선수 메시를 비롯해 챠비, 이니에스타, 다비드 비야 등 초호화 멤버를 자랑하는 바르셀로나는 부담스러운 상대이다. 하지만 박지성에게는 2007·2008시즌 준결승전에서 활동량과 수비 가담으로 메시를 무력화시키며 맨유의 승리를 이끈 경험이 있다.


 ‘남느냐, 떠나느냐’ 박지성 고민의 끝은?

박지성은 현재 2012년 6월까지 맨유와 계약되어 있다. 통상적으로 유럽 클럽은 계약 만료 1년 전에 계약을 연장한다. 박지성은 올여름 맨유에 남을지, 떠날지를 결정할 것이다.

박지성은 맨유 입단 후 지난 6년 사이 두 차례 계약 연장에 성공했고 연봉도 입단 당시인 2005년 2백만 파운드(당시 약 40억원)에서 3백60만 파운드(약 70억원)로 상승했다. 하지만 계약 조건이 파격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퍼거슨 감독의 배려로 새로운 계약을 맺을 때마다 좋아졌지만 주급 7만 파운드는 리그 최상위권 팀에서는 중간 수준의 급여이다.

이번 계약 연장은 박지성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향후 2~3년 뒤 현역 생활을 마감할 계획인 박지성으로서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계약이기 때문이다. 

결국 고민의 축은 맨유에서의 아름다운 마무리와 새로운 도전이다. 선수로서의 능력과 아시아 시장에서의 가치가 모두 증명된 박지성은 많은 유럽 클럽이 노리는 선수이다. 실제로 바이에른 뮌헨(독일), 유벤투스·라치오(이상 이탈리아), 토트넘(잉글랜드) 등이 그를 노린다는 소문이 시즌 중에 꾸준히 흘러나왔다.

그가 지난 여섯 시즌 동안 몸담으며 수많은 역사를 일구어온 명문 구단을 떠나 새로운 팀, 새로운 리그에서 도전할지 여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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