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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학계·문화예술계 ‘전방위 인맥’

손학규의 사람들 / 1980년대 운동권 출신·서강대 제자 그룹·정책 자문 그룹 등 다양한 분야 포진

양정대│한국일보 정치부 기자 ㅣ 승인 2012.06.03(Sun) 00: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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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찬열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손학규 상임고문의 최측근 중 한 명이다. 그런데 그것 아느냐. 손고문이 경기도지사로 있을 때 경기도의원 가운데 반대파의 선봉장이 바로 이의원이었다.”

얼마 전 손고문의 한 측근이 들려준 말이다. 물론 그가 기자에게 이 얘기를 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손고문이 경기지사를 할 때는 이미 대선 후보 반열에 오른 거물 정치인이었다. 그런데 지역 토박이에 이름도 별로 알려지지 않은 도의원이 사사건건 딴지를 걸었으니 보통 사람들 같으면 육두문자가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손고문은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이의원이 지적한 문제를 꼼꼼히 들여다보더라. 어떤 때는 직접 ‘의원님, 의원님’ 하면서 전화도 하고 집무실로 초대해 추가 설명을 하기도 했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부터 해외 첨단 기업 유치를 위한 외유길에 동행하기 시작하더라.”

이찬열 의원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손고문이 한나라당을 탈당할 때 그의 곁에 있던 수많은 국회의원·도의원 가운데 기꺼이 동행했던 유일한 인사였다. 이의원은 지난해 11월 출간한 <언제나 희망은 ‘지금’이다>에서 손고문과의 만남에 대해 ‘도의원 생활 중 내 인생을 바꿀 큰 운명이 나타났다’라고 적었다. 손고문의 한 측근은 “정치인 손학규의 매력은 ‘사람 냄새’ 속에 올곧은 신념이 드러난다는 점이다”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신학용 의원이 중심축

손학규 고문의 인생 역정은 누구보다 폭넓다. 청년기에는 수배와 투옥·고문을 마다하지 않고 혁명을 부르짖었던 투사였고, 영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할 때는 진보적 소장 학자의 대표 격이었다.

김영삼 정부 시절 새누리당의 전신인 민자당에서 정치를 시작해 3선 의원과 보건복지부장관을 거쳐 경기도지사까지 지냈다. 그는 보수 정당 내 개혁파의 기수로 각광받았지만 대권을 꿈꾸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판단해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2007년 민주당에 새 둥지를 틀었다.

‘손학규 사람들’이 크게 의원 및 원외지역위원장 그룹, 1980년대 운동권 출신, 서강대 제자 그룹, 정책 자문 그룹, 문화예술·종교계 인사 등으로 다양한 것은 이 때문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현재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잠룡’들 가운데 최고의 ‘스펙’을 가지고 있고, 매번 자신이 처한 상황과 조건에서 최적의 인맥을 만들어왔던 셈이다.

당내에서는 손고문의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던 신학용 의원이 지지 그룹의 중심축으로 꼽힌다. 신의원은 정치권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마당발이다. 또 그와 10분만 얘기를 나누면 너무 웃어서 배가 아플 지경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친화력이 대단하다. 4·11 총선에서 3선 반열에 오르면서 ‘손학규 맨’으로서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졌다.

이찬열·양승조·김동철·이춘석·조정식·최원식 의원 등도 손고문의 든든한 동반자이다. 양승조 의원은 충청권 중원 싸움의 선봉에 섰고, 김동철·이춘석 의원은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손고문이 뿌리를 내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전북 익산 출신인 이춘석 의원은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때 지역 맹주인 정동영 상임고문 대신 손고문을 지지하는 강단을 보인 뒤 ‘손고문의 입’으로 활약해왔다.

원외 인사로는 손고문의 오랜 정치적 동지이자 당내 중도 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정장선 전 의원이 단연 첫 순위에 꼽힌다. 방송인 출신인 차영 전 대변인 역시 ‘손학규 캠프’에서는 중진 의원급으로 통한다.

18대 총선 당시 ‘손학규 대표 몫’으로 비례대표 금배지를 달았던 송민순·서종표·이성남·전혜숙 전 의원 등은 여전히 통일·외교안보·국방·금융·보건복지 분야의 자문역을 맡고 있다.

전·현직 지자체장 중에서는 대표적인 친노 인사인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일찌감치 손고문의 편에 섰고, 송영길 인천시장과 이제학 전 서울 양천구청장, 이해식 강동구청장 등도 손고문과 가깝다.

손고문의 복심(腹心)으로 통했던 김부겸 전 의원은 지난해 통합 과정에서 손고문과 의견을 달리하면서 한때 소원해지기도 했지만, 조만간 다시 손학규 캠프의 좌장 역할을 하게 되리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핵심 실무 측근으로는 이남재 전 대표 비서실 차장과 강훈식 충남 아산 지역위원장을 우선 꼽을 수 있다. 서강대 정외과 제자인 이 전 차장은 국회의원 보좌관, 복지부장관 비서 등을 지내는 등 손고문이 정치에 입문한 뒤 줄곧 동고동락해왔다. 건국대 학생회장 출신인 강위원장은 2006년 민생대장정을 기획하는 등 손고문의 정치 철학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홍주열 전 보좌관과 조대현 전 부대변인도 서강대 제자 그룹의 핵심이고, 서양호 전 청와대 행정관과 김주한 부대변인, 송두영 경기 고양 덕양 을 지역위원장 등도 손고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다.

 

 
   
 

 

외곽 조직으로 ‘동아시아미래재단’이 떠받쳐

손고문의 외곽 조직으로는 2006년 출범한 ‘동아시아미래재단’이 있다. 사실상 손고문의 싱크탱크이다. 김성수 전 성공회대 총장과 송태호 전 문화체육부장관 등이 주도하는 이 재단은 손고문이 당 대표 시절 경제 민주화와 보편적 복지를 전면에 내세우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장달중 서울대 교수, 김태승 인하대 교수, 손광현 청주대 교수 등도 재단을 매개로 손고문과 비전·노선을 공유하고 있다.

자문 그룹의 면면도 화려하다. 손고문이 가장 의지하는 자문역은 2010년 8월 춘천 칩거를 깨고 여의도에 복귀할 때 던진 정계 복귀의 변을 감수한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이다. 진보 학계를 대표하는 최교수는 손고문이 학계에 있을 때부터 각별하게 교우해온 사이이다. 민주정책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박순성 동국대 교수, 청와대 참여혁신수석비서관을 지낸 박주현 변호사, 대표적인 중도·진보 성향의 소장학자인 김호기 연세대 교수 등도 오랫동안 정책 자문을 해왔다. 지난 4월 유럽의 복지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나선 5개국 방문길에는 김진방 인하대 교수와 홍승권 서울대 교수, 이정식 한국노총 사무총장 등이 동행했다.

손고문측은 양극화·일자리·복지·중소기업·노동 환경 등 5대 핵심 이슈에 대한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60~70명 규모의 자문 교수단을 꾸렸고 상반기 내에 이를 2백여 명 규모까지 늘릴 계획이다. 

문화예술·종교계에도 손고문을 돕는 이들이 많다. 황석영 작가와 김지하 시인은 민주화운동을 같이한 동지로 지금도 수시로 만날 만큼 긴밀한 사이이다. 황석영 작가는 특히 2007년 손고문이 한나라당을 탈당할 때 결정적인 조언을 했던 이들 중 한 명이다.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영남대 교수, CBS 사장을 역임한 권호경 목사 등도 손고문의 든든한 후원자이다.

기독교 사회운동의 대부인 박형규 목사와의 인연은 각별하다. 1970년대 빈민운동에 뛰어든 것도 박형규 목사와의 인연에서 시작되었고, 1980년 민주화의 봄 당시 홀연히 영국 유학을 떠난 것도 박형규 목사의 조언 때문이었다. 부인 이윤영씨와 백년가약을 맺을 때도 박형규 목사가 주례를 맡았다. 손고문에게는 ‘정신적 스승’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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