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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대 사건] 국민 분노하게 만든 '나쁜 인간들'

각종 엽기·강력 사건으로 얼룩

정락인 기자 ㅣ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2.12.24(Mon) 16: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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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는 우리 사회를 뒤흔드는 사건이 유난히 많았다. 학교 폭력, 승부 조작, 불법 사찰, 아동 성범죄, 검사 비리 등이 연이어 터져나왔다. 국민들은 때론 분노했고, 때론 눈물을 훔쳤다. 분출된 민심은 정부와 정치권을 질타했다. ‘모바일 민심’인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도 들썩였다. <시사저널>은 많고 많았던 사건들 중 올해 가장 주목받았던 ‘10대 사건’을 선정했다.


대구 학생 연쇄 자살 (1월~10월)

지난해 12월 대구에서는 학교 폭력에 시달리던 권승민군(당시 14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권군은 유서에 친구들에게 당한 폭력과 가혹 행위 등을 자세하게 적었다. 유서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학교 폭력’이 이슈로 떠올랐다.

   
ⓒ 시사저널 임준선
그런데 권군의 자살은 시작에 불과했다. 권군에 이어 고등학교 1학년인 이 아무개양이 우울증을 비관해 자살했다. 해를 넘겨서도 자살은 계속되었다. 올해 1월(2명), 2월(1명), 3월(1명), 4월(3명) 등 10월까지 대구에서만 11명의 학생이 연쇄적으로 자살했다. 잇따른 학생 자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은 모방 자살, 베르테르 신드롬의 확산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대구의 교육 환경과 과열된 입시 교육 등도 원인으로 지적되었다.

 

프로 야구·배구 승부 조작 (2월)

지난해 국내 프로축구계는 ‘K리그’ 승부 조작 사건으로 들끓었다. 프로야구와 프로배구 등의 종목에서도 승부 조작이 암암리에 진행되고 있었다. 급기야 지난 2월 대구지검 강력부는, 프로배구 KEPCO에서 뛴 전직 선수 염순호와 브로커 강 아무개씨를 승부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이후 전·현직 선수 16명과 브로커 5명이 작당해 승부를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 연합뉴스
프로야구에서는 LG 트윈스 소속 투수 박현준과 김성현 역시 ‘검은돈’을 받고 승부 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밝혀져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영구 실격 처분을 받았다. 김성현은 검찰에 의해 구속되었다. 프로야구선수협회는 경기 조작 의혹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수원 20대 여성 토막 살해 사건 (4월)

중국 국적의 조선족인 오원춘(42)은 회사에서 나와 퇴근길에 집으로 가던 곽 아무개씨를 자신의 집으로 납치해 목 졸라 살해했다. 그는 피해자의 시신을 무려 3백 조각이 넘게 토막 냈다.  피해자는 오씨에게 살해당하기 전에 경찰에 신고를 하고 도움을 요청했으나 경찰의 늑장 대응으로 끝내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책임을 회피하려고 통화 시간 등을 거짓으로 밝혔다가 나중에 들통이 났다. 

   
ⓒ 시사저널 박은숙
그런데 오씨의 살해 방법, 사체 훼손, 국내에 입국한 후 동선 등을 보면 여죄 가능성이 의심되었다. 하지만 경찰과 검찰은 오원춘의 여죄를 밝혀내지 못하고,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오씨에게 ‘사형’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다.

 


조계종 승려 도박 사건 (5월)

4월23일 전남 장성군 백양사 인근의 백양관광호텔에 조계종 소속 스님들이 모여들었다. 당시 조계사 주지인 토진 스님 등은 다음 날 새벽까지 속칭 ‘세븐오디 포커’라는 도박판을 벌였다. 호텔방에서 도박하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촬영되어 유포되었다.

전 금당사 주지인 성호 스님은 5월8일 현장에 있던 스님 8명을 사행성 도박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를 계기로 조계종 총무원 부·실장 등 집행부가 일괄 사퇴했고,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사건 이후 ‘목사 성추행’ 등이 불거지면서 종교계의 ‘도덕적 타락’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조희팔 사망 미스터리 (5월)

조희팔씨(55)는 희대의 다단계 사기꾼이다. 그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다단계 업체를 운영하며 투자자 3만여 명으로부터 4조원을 가로챘다. 조씨는 2008년 말 서해를 통해 중국으로 밀항했다. 중국에서는 가명을 쓰고 조선족으로 신분을 위조한 채 숨어 살았다.

경찰은 5월21일 조씨가 “2011년 12월 중국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라고 발표했다. 조씨는 서류상으로는 완벽하게 죽었다.

피해자들은 조씨의 사망이 ‘자작극’이라고 주장했지만, 조씨가 살아 있다는 구체적인 물증이 없어 여전히 서류상으로는 사망한 상태이다.

 


   
ⓒ 연합뉴스
통영 어린이 납치 살해 사건 (7월)

7월16일 오전 7시쯤 경남 통영시 산양읍 신전 마을에 사는 한 아무개양(10)이 등굣길에 실종되었다. 경찰은 한양의 집 근처에서 고물 수집을 하던 김점덕씨(44)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그를 검거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성폭행하려다 반항해서 살해했다”라고 진술했다.

그런데 김점덕은 한양이 살던 마을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살던 동네 아저씨였다. 김씨는 성범죄를 포함해 전과가 무려 12범이었다. 한양을 살해할 당시 김씨에게는 부인과 세 살 된 딸도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 성범죄자 관리’와 형량이 도마에 올랐다.

 

   
ⓒ 시사저널 최준필
구미 불산 가스 누출 (9월)

9월27일 오후 경북 구미의 화학제품 제조업체인 휴브글로벌 공장에서 불산 가스가 누출되었다. 공기 중으로 새어나간 불산은 약 20t에 달한다.

사고가 일어난 곳에는 각종 공장들이 밀집해 있다. 공장 인근에는 또 산동면 봉산리 3백14가구 5백35명, 임천리 2백52가구 6백42명이 거주하고 있다. 공기 중으로 퍼진 유독 가스는 인근 공장과 마을로 퍼져나갔고, 주변을 초토화시켰다.

나무는 물론 각종 농작물이 말라 죽었다. 가축들도 불산에 누출되어 살처분되는 등 엄청난 재산상의 손실을 입었다. 인명 피해도 속출해 사망 5명, 부상 11명이나 되었다.

 

   
ⓒ 시사저널 박은숙
여수 공무원 80억 횡령 사건 (10월)

여수시청 회계과에 근무하던 김석대씨(46)는 2009년부터 올해 9월까지 3년여 간 80억원이 넘는 공금을 횡령했다. 김씨는 관련 공문서를 위조하거나 허위로 작성하는 등의 수법을 사용했다. 김씨가 횡령한 돈은 그의 아내가 11개의 차명 계좌를 개설해 관리했다. 김씨 부부는 검찰 수사에서 횡령한 돈 80억원 중 48억원으로는 사채업자에게 진 빚을 갚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빼돌린 돈을 숨겼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그러나 검찰은 추가 여죄를 밝혀내지 못한 채 김씨 부부와 사채업자 등을 구속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 연합뉴스
북한 병사 노크 귀순 (10월)

10월2일 오후 10시30분쯤 북한군 병사가 철책을 넘어 귀순했다. 이 병사는 GOP 철책을 넘고 인접 초소 막사로 이동한 후 유리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표시했다. 소대장 등 우리 장병은 오후 11시19분쯤 북한군 병사의 신병을 확보했다.

당초 우리 군은 북한군 병사 발견에 대해 ‘CCTV 확인’으로 보고했으나 10월8일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귀순자가 문을 두드려 발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나중에 최초 보고 과정에서 ‘노크 귀순’을 ‘CCTV 발견’으로 허위 보고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합참 작전본부장 등 11명이 징계위에 회부되었다. 

 


   
ⓒ 시사저널 박은숙
김광준 검사 비리 사건 (11월)

검찰이 생긴 이래 최대의 개인 비리 사건이다. 김광준 서울고검 부장검사(51)의 비리 의혹이 제기되자 검찰은 곧바로 특임검사팀을 구성했다. 수사 결과 김검사는 수사 관련자 등으로부터 10억3백67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수수했다.  

김검사는 서울, 부산, 대구, 포항, 경기도 의정부·고양 등 근무지를 옮길 때마다 돈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검사는 비리 검사의 역사도 새로 썼다. 지금까지 발생한 검사 비리 중 최대 뇌물 수뢰액으로 기록되었다. 또, 2000년대 들어 현직 검사가 구속되는 최초의 일이기도 하다. 역대 최대의 특임검사팀(검사 13명)이 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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