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4월에 군부 대숙청 한다”
  • 김지영 기자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3.02.1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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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소식통 “군대 식량 방출…군부 힘 빼기” 단독 증언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으로 한반도가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건과 천안함 사태 등으로 이명박 정부와 긴 냉각기를 이어왔다. 그런데 새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와의 관계도 그리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북한은 그동안 ‘정치인 박근혜’에 대해 비교적 호의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부터 현재의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 체제까지 박근혜 당선인을 향해서는 비난의 포문을 열지 않았다. 박당선인 역시 김정일·김정은 체제에 대해 대놓고 비난하지 않았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는 김정은과의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북한이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광명성 3호’를 발사한 데 이어, 이번에 핵실험까지 강행하면서 ‘박근혜-김정은’ 두 정부의 관계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되고 있다.

ⓒ 연합뉴스
“대선 직전 광명성 발사, 박근혜 도와준 것”

이런 와중에, 올해 북한 군부에 대대적인 인사 태풍이 몰아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관심을 끈다. 최근 기자와 만난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오는 4월 북한 군부에 대대적인 인사이동이 있을 예정이다. 그때 ‘반(反)김정은 군부 세력’에 대해 대대적인 숙청 작업이 벌어질 것이다”라고 증언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고위층인 이른바 ‘로열패밀리’의 동향에 대해서도 비교적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김정일 사망 이후 김정은 제1비서가 북한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아직 불안정하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분석이다. 때문에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북한 내부를 단속하고 정리하는 데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후인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김정은은 북한 군대에 비축되어 있는 비상식량을 조금씩 방출해 인민들에게 분배하고 있다. 현재는 비상식량 창고가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비상식량을 방출해 인민에게 분배하는 것은 김정은이 자신에게 맞서는 군부의 힘을 빼기 위한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도 김정은의 ‘군부 장악 시나리오’는 지난해부터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일부가 지난 2월1일 발표한 ‘북한 권력 기구도’에 따르면, 김정일 시대에 군림했던 군부 실세들이 밀려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 때 운구차를 호위했던 ‘군부 4인방’ 가운데 리영호 당시 총참모장과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이 밀려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과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 역시 권력 핵심에서 멀어졌다.

이에 대해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김정은 제1비서의 지시로 군대의 식량을 인민들에게 배급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된다. 우선 김정은이 인민을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는 메시지이다. 그러기 위해서 향후 경제 문제에 더 신경을 쓸 것이다. 또한 군부를 길들이기 위한 전략으로도 보인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식량난은 올해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부족한 식량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대북 사업가는 “현재의 북한 경제 사정으로 볼 때, 북한은 제3국에 지원을 요청할 것이다. 경제 협력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특히 올해부터 외교에도 상당히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내다보았다. 북한이 안으로는 인민을 안정시키고 군부를 재정비하면서, 밖으로는 경제 협력과 외교에 치중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앞서 언급한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은 할아버지(김일성)와 아버지(김정일)처럼 군부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는 프랑스와 스위스 등 유럽에서 유학한 적이 있기 때문에 개방적인 성향을 띠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북한의 기득권 세력’인 군부를 우선적으로 장악한 다음 서방 세계를 향해 유화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장성택 불신…24시간 저격병 붙여”

김정은 체제에서는 박근혜 당선인에 대해 아직 비난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기자에게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 고위층에 대한 소식도 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2월12일) 광명성 3호가 발사된 직후 북·중 접경 지역에서 북한 고위 인사와 접촉했다. (12월19일) 대통령 선거 전이었다. 당시 북한 인사는 나에게 ‘우리(북한)가 (광명성 3호를 발사함으로써) 박근혜 후보를 도와주었습네다’라고 말하며 웃더라. 북한 정권이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의 전언이 사실이라면, 북한의 광명성 발사에는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정치적 포석이 깔려 있었던 셈이다. 이른바 ‘북풍(北風)’을 조장하려 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제1비서가 그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고모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불신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언급한,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는 “김정은은 장성택도 믿지 못해 24시간 장성택을 미행하고 감시하는 저격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통일부는 ‘북한 권력 기구도’에서 장성택을 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 중에서도 김 제1비서의 고모인 김경희보다 앞서 제일 먼저 내세웠고, 당 중앙군사위 위원에서도 1순위로 표기했다. 지난해 김경희와 김정각 등이 각각 정치국 위원과 당 중앙군사위원의 맨 앞머리에 표기되었던 것에 비하면, 장성택의 위상은 김정은 시대에 더 승승장구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김정은 제1비서, 장성택 부위원장 등과 함께 군부에 맞서고 있는 김기남·최대복 당비서도 건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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