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장기를 팔고 있나
  • 정락인 기자·유호 인턴기자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3.03.0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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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이 자신의 장기를 팔고 있을까. 인터넷에는 자신의 장기를 팔겠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네이버 지식검색에 ‘장기 매매…돈’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한 남자는 “내 여자친구가 이제 19세인데, 2년 전에 부모가 돌아가시면서 사채 빚 1억을 남겼다. 그 대가로 2천만~3천만원을 술집에서 빌렸다. 돈이 필요해서 장기 매매를 생각했다”라며 브로커와 접촉을 원하고 있었다.

해외 알선 장기 매매 카페에도 자신의 장기를 팔겠다는 사람들이 ‘장기 매매 희망’ 등의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이들의 공통점은 ‘돈’이었다. 25세의 여성은 자신의 혈액형, 키와 몸무게 등을 자세히 언급하며 “신장, 눈, 간을 이식해드린다”라고 적었다.

올해 33세인 한 남성은 “부모님이 나에게 엄청난 빚을 남기고 잠적했다. 작년 11월에 결혼했는데, 회사에서는 3개월째 월급이 나오지 않고 있다. 카드랑 대출 이자를 못 내서 16평짜리 아파트를 압류당했다”라며 신장이나 간의 이식을 희망한다고 했다.

49세인 한 남성은 “사정이 너무 급해서 그렇다. 이해해달라”라며 자신의 전화번호를 남겨 놓았다. 기자가 전화했더니 “신장을 매매할 생각이다. 돈은 많이 받으면 좋겠지만 그냥 통용되는 가격이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아주 담담했다. 나머지 사람들도 비슷한 이유로 자신의 장기를 팔려고 했다. 질병 유무나 신체 조건 등도 자세히 언급했다.

지금도 인터넷에는 경제적인 이유로 장기를 팔겠다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이들은 매도자를 빨리 찾기 위해 자신의 신체 조건, 혈액형, 병력, 이메일, 전화번호 등도 서슴없이 올려놓고 있다. 그만큼 돈이 급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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