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차세대 리더’ 문학 분야에서는 소설가 김영하가 24%의 지목률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위였던 김연수 작가는 13%의 지목률을 받아 그 뒤를 이었다. 올해 초 큰 문학상을 두 개나 받아 화제가 된 김애란 작가는 10%의 지목률로 3위를 차지했다. 김애란 작가는 지난 몇 년간 공지영·신경숙 작가가 문학 분야 상위권을 지키다가 50세를 넘겨 선정 대상에서 빠진 후 차세대 여성 작가의 자리를 대신할 유망 주자로 떠올라 눈길을 끌었다.
박민규·김중혁·김경욱·정유정·편혜영 소설가가 그 뒤를 이었다. 문학 분야에서는 콘텐츠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대를 반영하는 듯 소설가들이 상위권을 독식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문태준 시인이 상위권을 지켜왔는데, 올해는 소설가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김영하 작가의 소설집 중에 <오빠가 돌아왔다>가 있다. 같은 제목으로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제목은 그가 화제의 인물이 될 때마다 따라붙는다. 잊힐 만하면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한 것이다. 그는 영화계에서도 때가 되면 ‘돌아오는 오빠’로 유명하다. 그는 영화감독들이 눈독을 들이는 원작자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그의 소설 네 편이 단편영화로 만들어져 소개되기도 했다. 최근 펴낸 <살인자의 기억법>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도 들린다.
김영하 작가는 10월부터 미국의 대표 일간지인 <뉴욕타임스> 국제판의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기회도 얻었다. 그는 이 사실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알리기도 했다.
“음, 약간 만우절 농담 같은 소식입니다만, 제가 <뉴욕타임스> 국제판의 고정 칼럼니스트로 매달 한 번씩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관찰자적인 입장에서 소설가만이 쓸 수 있는 문학적 칼럼을 원한다는 신문사 측의 말에 덜컥 일을 맡게 되었는데요. 작가로서 외도이기는 하지만 모쪼록 많이들 응원해주시길.”
<뉴욕타임스>는 김 작가를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검은 꽃> <빛의 제국> 등을 쓴 한국 작가라고 소개했다. 김 작가는 지난 2월 한국인 최초로 TED 메인 강연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다양한 비유를 통해 청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예술의 필요성을 역설한 김 작가의 강연 제목은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이었다.
우리말로 강연하고 영어 자막으로 소개된 강연인데도 메인 등록 3일(2013년 2월18일 현재) 만에 조회 수 15만 뷰를 기록했다.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남매 감독은 올해 초 한 국내 방송을 통해 ‘좋아하는 한국 작가’로 김영하 작가를 꼽으며 작품까지 언급했다. 올해 김 작가를 보는 해외의 시선이 뜨겁다.
김 작가는 TED 강연에서 “예술가가 될 수 없는 수백 가지 이유가 아니라, 예술가가 될 수 있는 단 한 가지 이유가 예술가를 만든다”며 일반인들도 각자의 직업을 가지고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아가기를 바랐다. 그는 “자신만의 예술을 시작할 때 많은 악마가 나타난다. ‘그거 해서 뭐하려고?’ 물으면 ‘즐거워서 하는 거야!’라고 말하라.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미래는 다중의 정체성을 갖는 것이다. 이 정체성 중에 하나가 예술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위에 오른 김연수 작가는 지난해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으로 사랑을 받았는데, 후속작이 없는 탓인지 지목률이 다소 떨어졌다. 3위로 약진한 김애란 작가는 <두근두근 내 인생> <비행운>으로 인기를 끌었는데, 올해 초 한무숙문학상(<비행운>)과 이상문학상(<침묵의 미래>)을 잇달아 수상하면서 주목받았다.
지난해 가장 만나고 싶은 인물로 꼽혔던 고 박경리 작가는 올해도 포함됐다. 사회의식이 강한 여성 작가로서 대하소설 <토지>를 펴낸 그는, 한국 근·현대사 속 여러 계층의 인간을 주인공으로 삼아 운명과 역사의 상관성을 깊이 있게 다뤘다.
그다음으로는 <소나기>로 유명한 고 황순원 작가가 꼽혔다. 경기 양평에는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이 있는데, 지난해 이곳 유료 관람객이 10만명에 달했다. 올해 예상 관람객은 13만명이다. 연 6만~8만명이 다녀간다는 강원도 봉평의 이효석문학관이 제자리를 잡기까지 10여 년이 걸렸다는데, 소나기마을은 문을 연 지 4년 만에 이러한 성과를 거뒀다. 소나기가 아니라 장마 같은 인기다.
이밖에 문학 분야 사람들이 읽고 싶어 하는 매체로 <월간 문학> <월간 문학사상>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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