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 100] 김영하 ‘오빠가 돌아왔다’
  • 조철 기자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13.10.2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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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에서 눈독 들이는 작가…김연수·김애란·박민규 약진

올해 ‘차세대 리더’ 문학 분야에서는 소설가 김영하가 24%의 지목률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위였던 김연수 작가는 13%의 지목률을 받아 그 뒤를 이었다. 올해 초 큰 문학상을 두 개나 받아 화제가 된 김애란 작가는 10%의 지목률로 3위를 차지했다. 김애란 작가는 지난 몇 년간 공지영·신경숙 작가가 문학 분야 상위권을 지키다가 50세를 넘겨 선정 대상에서 빠진 후 차세대 여성 작가의 자리를 대신할 유망 주자로 떠올라 눈길을 끌었다.

박민규·김중혁·김경욱·정유정·편혜영 소설가가 그 뒤를 이었다. 문학 분야에서는 콘텐츠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대를 반영하는 듯 소설가들이 상위권을 독식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문태준 시인이 상위권을 지켜왔는데, 올해는 소설가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김영하 작가의 소설집 중에 <오빠가 돌아왔다>가 있다. 같은 제목으로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제목은 그가 화제의 인물이 될 때마다 따라붙는다. 잊힐 만하면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한 것이다. 그는 영화계에서도 때가 되면 ‘돌아오는 오빠’로 유명하다. 그는 영화감독들이 눈독을 들이는 원작자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그의 소설 네 편이 단편영화로 만들어져 소개되기도 했다. 최근 펴낸 <살인자의 기억법>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도 들린다.

김영하 작가는 10월부터 미국의 대표 일간지인 <뉴욕타임스> 국제판의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기회도 얻었다. 그는 이 사실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알리기도 했다.

“음, 약간 만우절 농담 같은 소식입니다만, 제가 <뉴욕타임스> 국제판의 고정 칼럼니스트로 매달 한 번씩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관찰자적인 입장에서 소설가만이 쓸 수 있는 문학적 칼럼을 원한다는 신문사 측의 말에 덜컥 일을 맡게 되었는데요. 작가로서 외도이기는 하지만 모쪼록 많이들 응원해주시길.”

ⓒ 뉴스뱅크 이미지
<뉴욕타임스> 국제판 고정 칼럼니스트 활동

<뉴욕타임스>는 김 작가를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검은 꽃> <빛의 제국> 등을 쓴 한국 작가라고 소개했다. 김 작가는 지난 2월 한국인 최초로 TED 메인 강연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다양한 비유를 통해 청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예술의 필요성을 역설한 김 작가의 강연 제목은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이었다.

우리말로 강연하고 영어 자막으로 소개된 강연인데도 메인 등록 3일(2013년 2월18일 현재) 만에 조회 수 15만 뷰를 기록했다.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남매 감독은 올해 초 한 국내 방송을 통해 ‘좋아하는 한국 작가’로 김영하 작가를 꼽으며 작품까지 언급했다. 올해 김 작가를 보는 해외의 시선이 뜨겁다.

김 작가는 TED 강연에서 “예술가가 될 수 없는 수백 가지 이유가 아니라, 예술가가 될 수 있는 단 한 가지 이유가 예술가를 만든다”며 일반인들도 각자의 직업을 가지고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아가기를 바랐다. 그는 “자신만의 예술을 시작할 때 많은 악마가 나타난다. ‘그거 해서 뭐하려고?’ 물으면 ‘즐거워서 하는 거야!’라고 말하라.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미래는 다중의 정체성을 갖는 것이다. 이 정체성 중에 하나가 예술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위에 오른 김연수 작가는 지난해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으로 사랑을 받았는데, 후속작이 없는 탓인지 지목률이 다소 떨어졌다. 3위로 약진한 김애란 작가는 <두근두근 내 인생> <비행운>으로 인기를 끌었는데, 올해 초 한무숙문학상(<비행운>)과 이상문학상(<침묵의 미래>)을 잇달아 수상하면서 주목받았다. 



문학 분야에서 가장 만나고 싶은 인물은 고(故) 김동리 작가(사진)였다. 지난해에는 지목받지 못했던 김동리 작가가 새삼 조명받은 것은, 고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문학 전집 출간과 뮤지컬 <무녀도> 공연, 소설그림전 등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렸기 때문인 듯하다. 소설 <등신불>로 유명한 김동리 작가는 순수문학과 신인간주의 문학 사상으로 일관해왔다. 고유의 토속성과 외래 사상과의 대립을 통해 인간성의 문제를 다뤘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인간과 이념의 갈등에 천착했다.

지난해 가장 만나고 싶은 인물로 꼽혔던 고 박경리 작가는 올해도 포함됐다. 사회의식이 강한 여성 작가로서 대하소설 <토지>를 펴낸 그는, 한국 근·현대사 속 여러 계층의 인간을 주인공으로 삼아 운명과 역사의 상관성을 깊이 있게 다뤘다.

그다음으로는 <소나기>로 유명한 고 황순원 작가가 꼽혔다. 경기 양평에는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이 있는데, 지난해 이곳 유료 관람객이 10만명에 달했다. 올해 예상 관람객은 13만명이다. 연 6만~8만명이 다녀간다는 강원도 봉평의 이효석문학관이 제자리를 잡기까지 10여 년이 걸렸다는데, 소나기마을은 문을 연 지 4년 만에 이러한 성과를 거뒀다. 소나기가 아니라 장마 같은 인기다.


 

<창작과 비평>이 지난해에 이어 정상을 지켰다. <창작과 비평>은 1966년 1월 창간된 계간 문예 및 사회 비평 전문 잡지다. 창간호부터 가로쓰기로 신선함을 주었고, 한자 줄이기와 순한글 찾아 쓰기를 시도해 주목받았다. 좌담 사진 말고는 화보를 싣지 않는 게 특징이다. 창간 직후 방영웅의 <분례기>부터 황석영의 <객지> <한씨연대기>, 이문구의 <관촌수필> 등을 실어 화제를 모았다. 거기에 작품이 한 번만 실려도 문인으로 인정받는 막강한 영향력을 지녔다. 1980년 여름 통권 제56호를 끝으로 강제 폐간되는 등 수난도 많았다. 1987년 6월 민주화 바람에 힘입어 <창비 1987>을 간행했다. 1988년 계간 <창작과 비평>을 다시 등록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밖에 문학 분야 사람들이 읽고 싶어 하는 매체로 <월간 문학> <월간 문학사상>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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